신구약 성경은 ‘다문화’ 지지하는 기독교 교육 콘텐츠

입력 : 2018.08.07 23:00

[최윤정 월드미션 다문화 칼럼] 교사부터 길러야

다문화
다문화 감수성 발달 모델(DMIS)에 의하면, 역사적으로 단일 민족과 단일 문화 형태를 고수해온 사람이나 집단에게 나타나는 단계는 ‘고립’의 단계다.

이것은 의식 속에 문화 간의 다름을 구분할 수 있는 정신적 메커니즘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문화와 다른 문화를 구분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인 ‘분리’의 단계에서는 자신과 상대방의 문화가 다름을 인식하기는 하나, 자신의 문화와 철저히 분리하여 폐쇄된 문화권을 형성하는 것이다.

한국은 수천 년 동안 단일민족과 단일문화라는 이데올로기를 유지하며 살아왔다. 그러다 21세기에 접어들어 불과 20년 남짓한 기간 동안 세계화의 물결에 의해 엄청난 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게된 것이다.

다문화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측면은 차치하더라도, 다문화 사회로 접어드는 현상과 그 속도를 생각할 때, 사회 구성원 모두가 다문화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서로 간에 엄청난 불신과 오해 그리고 분열이 야기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다문화 역량 증진을 위한 교육은 비단 이주민과 그 자녀들을 위한 교육만으로는 안 된다. 다문화 사회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주민 집단뿐 아니라 주류 집단까지 포함한 사회 구성원 전체가 다문화 교육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실제 이루어지는 문화교육은 결혼이주 여성이 당면한 현실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사항들을 학습하는 정도이며, 자칫 문화에 대한 매우 고정적이고 정형적인 이미지만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나아가 주류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집단이 다문화 역량을 갖추지 못한다면, 그들에 의해 소수 문화 집단이 차별당하는 등 여러 부정적인 사회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다.

우선 단일 문화 이데올로기로 인해 자신과 다른 문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배제하는 자문화 중심적 메커니즘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차츰 자문화를 상대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다문화를 수용하고 다문화에 적응하는 단계까지 발전하기 위한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기독교교육이 이 일을 기꺼이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성경은 다문화 기독교 교육의 좋은 콘텐츠다. 성경에는 많은 다문화를 배경으로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구약 성서는 다문화적 상황을 다양하게 묘사한다. 창세기만 보더라도 갈대아 우르 출신인 아브라함이 가나안으로 거처를 옮겨 이주민으로 살았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의 땅을 지시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후손들은 약 400년 동안이나 이방 땅에서 객으로 살았다. 어디 이뿐이랴. 구약에는 다말, 라합, 룻과 같은 많은 이방 여인이 등장하며,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 일하시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약 성서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수님은 기꺼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다가가 복음을 전하셨고, 인종을 초월한 진정한 이웃에 관한 교훈을 제자들에게 들려주셨다. 초대교회는 거대한 다문화 공동체였고, 이 공동체를 통해 복음이 이방에 전파됐다.

이렇듯 성경은 다문화를 지지한다. 그리고 그것이 전해주는 세세한 메시지에 의해 우리는 다문화 역량에 관해 도전받는다.

다문화 역량을 증진시키기 위한 기독교 교육은 다문화 역량을 갖춘 교사에 의해 가능하다. 문화의 정의에서, 문화는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역사, 종교, 가치관, 사회구조, 언어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요소들을 내포한다.

다문화 역량은 서로 간에 지닌 이러한 요소들이 다름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인식 없이 자신의 문화적 관점에서만 교육에 접근한다면, 실패한 교육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학습자와 어떤 소통도 일어날 수 없고, 공감대마저 형성될 수 없다.

다문화 감수성 발달 모델(DMIS)을 고안한 베네트(Bennett)는 ‘다문화적 사람(Intercultural Person)’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다문화 역량을 갖춘 사람은 모든 사람들과 기본적인 화합을 이루고자 하는 지적이고 감정적인 책무를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간에 존재하는 차이점들을 받아들이고 감지한다.”

기독교 교육이 다문화 역량 증진을 위한 교육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러한 역량을 갖춘 기독교 교사를 우선 양육해야 할 것이다. 성서가 지지하는 다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기독교 세계관을 갖춘 훌륭한 기독교 교사가 많이 양성될 때, 한국교회는 다문화 시대에 부응하는 기독교교육을 선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윤정 다문화
▲최윤정 교수.
최윤정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B.A.)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풀러신학교(M.A.)를 졸업하고, 바이올라대학에서 'Intercultural Education(다문화교육)'으로 박사학위(Ph.D.)를 취득했다.

현재 월드미션대학교(World Mission University)에서 다문화사역, 기독교와 문명 등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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