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보는 데서는 잘하는 체 하지만, 안 보는 데서는 좋지 않은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는 행동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느 정도 양면성이 있다. 집에서는 자신의 주변 정리를 잘 하는 아동이 학교에서는 그렇지 않은가 하면, 집에서는 자신의 주변 정리를 잘 하지 않는 아동이 학교에서는 잘 정리하는 편이다. 여기서는 그 양면성이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특별한 행위, 즉 정도가 심한 아이들을 말하는 것이다.

양면성이 많은 아동은 내면을 감추려 하고, 행동이 극단적이며, 잠재적 우울 증상이 있다는 특징이 있다. 양면성 많은 아이들의 심리적 원인 3가지를 생각해 보자.

1. 병리적 문제

먼저 우리는 그들을 병리적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부모의 눈치를 보는 아동은 자아가 건강하지 못하다고 보아야 한다. 자아가 건강하지 못하면 자신의 의도를 당당하지 드러내지 못하고, 부모나 주변의 눈치를 보는 경향이 높아진다.

이런 현상은 아동의 심리적 허약함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모가 눈치보는 아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눈치를 보는 것은 부모가 적절한 애정을 쏟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 누군가로부터 진정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소외감이 눈치를 보게 만든다.

눈치를 볼 때는 이미 야단을 많이 맞은 것이기도 하다. 야단을 맞지 않기 위해 방어적이고 조심스런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은 부모로부터의 애정결핍이 영향이 있다. 아동은 부모의 애정을 받으면 건강하게 자라난다.

2. 수동-공격의 문제

이들의 부정적 내면은 공격성을 유발시킨다. 다만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고, 내면에서 공격적 태도를 취하는 감춰진 형태의 공격성이 수동-공격성이다. 양면성이 많은 아동은 겉으로 당당해 보이지만, 내면에 허약함을 감추고 있다. 겉으로만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내면의 허약함을 정상으로 위장하거나 포장하면서 속내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양면성이 많은 아동은 타인과의 친밀감이 깊어질수록, 상처받을 수 있는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여겨 또래 관계에서 순응적이다. 지배적으로 행동하기보다 적대적·공격적 반응을 보이며, 또래 관계에서 철수하거나 낮은 자기 개방성을 보인다.

3. 양육 방법 문제

양면성이 많은 아동에게는 양육 방법상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아동기는 부모의존도가 높은 시기여서, 부모의 양육에 따라 성장과 발달이 이루어진다. 동일한 환경이라도 부모가 어떤 방법으로 양육하는가에 따라, 발달이나 행동이 달라진다.

양면성 많은 아동은 대개 부모가 너무 엄격한 경우가 많다. 부모의 엄격함은 아이에게 높은 기준이 된다. 부모는 아이가 가진 능력 이상을 기대한다. 이런 심리적 상황에서 아동은 부모로부터 보이지 않는 억압을 경험한다. 잘 하고 싶은데, 부모의 기대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로 아동은 평소 나름의 발전을 하면서 부모의 요구에 응하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자주 한숨을 쉰다. 이를 두고 부모는 겉과 속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더 심각해지면, 인정받기 위해 친구를 모함하는 ‘요령’도 부린다. 예를 들어, 부모가 보고 있으면 친구보다 먼저 무언가를 하고 나서 “저는 했어요. 저 애는 아직이구요” 하고 고자질하는 형태이다. 감독하고 있지 않을 때는 태만하므로, 그럴 때 부모가 보면 깜짝 놀라는 것이다.

부모는 이러한 단순한 ‘교활’에 대해 못본 체하고 책망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는 얌전하지만 학교에서는 뽐내는 경우도, 주위 환경에 따라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자녀가 양면성이 많다면, 앞의 심리적 원인을 참고하여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의 가능성이 보일 것이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 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