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김충렬 박사가 강의하고 있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의 말도, 교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 막무가내 유형의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은 부모나 교사에게 모두 골칫거리로 간주된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동은 부모가 통제하기 어려운 막무가내형이다. 기분에 맞지 않으면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크게 울음을 터트린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불편한 상황을 알리고, 그에 상응하는 보응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동은 고집이 세고, 정서 교류에 장애를 보이며, 행동 제압에 문제를 보인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들의 심리적 주 원인 3가지를 생각해 보자.

1. 기본 인격 형성의 문제

아이의 인격은 아동기에 기초를 형성한다. 아동기는 건물로 말하면 기초공사를 하는 기간이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동은 인격의 기초공사에서 문제를 노출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들은 아동들이 갖는 순수함보다는 자기 고집을 위주로 인격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들은 기질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기질(氣質, temperament)이란 타고난 기품과 성질이다. 아동이 천부적으로 타고난 바탕이나 근본적 성질이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동이 그런 기질을 타고난 것이라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런 경우 어려서부터 고집 센 아이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인데, 반대의 경우는 후천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물론 형제자매 없는 외동은 그들 틈에서 서로 다투고 양보하는 경험을 갖지 못하는 편이다. 형제자매 없는 외동아이가 늘고 있는 지금, 아이에게 친구는 더욱 소중한 의미로 다가온다. 내 아이가 친구들을 때리고 뺏고 혼자 놀려 한다면, 엄마는 속상하다. 사회성은 원만한 인간관계 형성의 바로미터이므로, 부모는 아이에게 친구와 잘 어울리는 협동심을 길러줘야 한다.

2. 심리적 결핍의 문제

우리는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에게서 심리적 결핍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자기중심적 경향이 강한 아동은 일종의 자아방어적인 경향이 있다. 실제로 심리적 결핍이 많은 아동은 본능적으로 자기중심적이며 자기를 방어하려는 태도를 취한다.

특히 그들에게서 욕구불만의 문제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욕구불만은 후일 아동에게 심리적 결핍을 초래하는 원인이다. 아동은 나름의 욕구를 갖고 있다. 이런 욕구는 부모들에게 합당하게 생각되는 것도,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그러나 아동의 욕구가 어떤 것이든 욕구 충족은 아동의 마음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아동의 욕구는 내면의 깊은 동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3. 사회성의 문제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동은 이미 사회성에 문제를 보인 것이다. 자기중심적 성향 강화나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는 사회성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그들에게 드러나는 사회성 문제는 배려와 협동심 등을 중요시함으로써 해결해야 한다. 이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관심이 없거나, 이를 인식하지도 못해 생떼를 부린다.

이런 아동은 때로 가정에서 방자함이 통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특히 부모 중 보다 권력이 있는 쪽에서 사랑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방자함을 부추기는 사회적 환경도 연관이 있다. 완력이 강해 또래 사이에 두목이 돼 있거나, 부모가 자모회 임원인 경우도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가정에서 방해자처럼 취급되는 경우,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너무 완고해 항상 숨죽여 지내는 경우도 있다. 아동은 가정생활에서 이를 발산하기 위해 유달리 제멋대로 행동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부모는 원인을 잘 확인해야 한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하여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의 가능성이 보이는 법이다.

김충렬 박사(전 한일장신대 교수, 한국상담치료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