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그리스도교의 사회사
초기 그리스도교의 사회사

에케하르트 슈테게만, 볼프강 슈테게만 | 손성현, 김판임 역 | 동연 | 790쪽 | 32,000원

에케하르트 슈테게만(Ekkehard W. Stegemann)과 볼프강 슈테게만(Wolfgang Stegemann)의 <초기 그리스도교의 사회사: 고대 지중해 세계의 유대교와 그리스도교(Urchristliche Sozialgeschichte)>는 초기 그리스도교가 처한 사회적 상황과 맥락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들은 1세기 지중해 세계의 경제와 사회적 맥락을 먼저 살핀다. 다음으로 이스라엘 땅으로 그 범위를 제한하여, 로마 지배 체제 하에 있는 이스라엘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을 세부적으로 아우른다.

그들은 유대교에서의 '예수 따름 운동'과 그리스도교의 '그리스도 고백 공동체 운동'을 구분하고 있다. 둘 사이에는 공통점도 있지만, 명백한 차별성도 있다. 이러한 차이를 더욱 분명하게 밝혀내기 위해 저자들은 남성과 여성의 생활 영역 구분 및 계층 소속성과 결부된 여성의 삶의 기회를 주로 살핀다. 또한 지중해 세계와 초기 그리스도교 내에서의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상황을 밝힌다.

저자들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1세기의 사회적 환경을 그려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1차 자료를 제시하면서,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최근의 사회학적 연구방법을 도입하여 1세기의 환경을 적절하게 해석하려 한다.

이들의 연구는 신약성경의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매우 유용하다. 단순히 배경지식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넓게 1세기 지중해 연안의 경제와 사회적 맥락을 안다면, 신약성경의 배경을 더욱 다채롭고 풍성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이스라엘에서 유대교의 사회사와 예수 따름 운동을 소개하는 2부 내용도 신약성경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 특히 7장부터 그들은 신약성경의 구체적 본문을 제시하면서, 그 텍스트의 이면을 파악하기 위해 애쓴다.

이스라엘의 예수 따름 운동을 분석하면서, 세례 요한과 예수를 직접 관련짓는다. 이스라엘에서의 예수 운동이 세례 요한의 종말론적 회개 운동과 관련돼 있다고 그들은 밝힌다.

그들은 복음서 자료를 적극 활용한다. 요한복음 3, 4장, 누가복음 7장과 마태복음 11장, 마가복음 1장과 마태복음 4장 등 신약성경 자료를 가감 없이 제시한다. 특히 예수 운동을 소개하면서 구약 성경 문맥까지도 소개하며, 복음서의 일부분이 아닌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신약성경과 당시의 배경을 적절하게 연결짓는다.

또 메시아적 공동체를 소개하는 8장 이후에서는 복음서뿐 아니라, 사도행전과 바울서신 등을 광범위하게 활용하며 적용한다. 더불어 바울서신 외에도 그리스도인의 차별이나 당시 그리스도인들이 처한 상황 등을 분석하면서,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의 서신 등을 활용한다. 이러한 직접적인 신약성경의 사용으로, 신약성경의 배경을 더욱 다채롭고 풍성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사회학적 분석에 치중하다 보니, 성경 본래의 의도와 장치 등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다양한 신학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만, 해석학적 오류도 종종 보이고 있다.

특히 사도행전과 바울서신에서의 바울을 대치시키면서, 사도행전은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픽션이라고 정의하는 아쉬움도 있다.

자료를 최대한 비판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려는 그들의 본래 의도는 존중돼야 한다. 그럼에도 신약성경의 저자들이 어떠한 목적과 방향, 의도로 그 성경을 기록했는지에 대한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또 1995년 출판되었기에 최신의 신학적 결과물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들은 충분하게 숙지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최신의 성서신학적 결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 책의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습득한다면, 훌륭한 성경의 동반자가 될 것 같다.

이들의 광범위하고 객관적인 사회학적 결과물은 신약성경 배경 이해에 있어 매우 탁월한 보조자료로 보인다.

모중현 크리스찬북뉴스 명예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