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독교, ‘총체적 기독교 역사 안목’에 공헌”

입력 : 2018.07.06 12:08

[세계 기독교 내다보기 (8)] 박형진 교수 편

'세계 기독교 내다보기'의 스페셜 에디션으로 진행되는 '나는 어떻게 세계기독교인이 되었는가?'는 세계 기독교와 관련된 인물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와 나눈 대화를 통해 세계 기독교를 좀 더 편안하고, 실제적인 방식으로 소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본 프로젝트는 마크 놀이 세계기독교에 관심을 갖게 된 여정을 자전적인 글로 풀어낸 책인 『나는 왜 세계 기독교인이 되었는가』 (복있는 사람, 2016)』에서 착안하였습니다.)

박형진 세계 기독교
▲박형진 교수.
-인터뷰이(interviewee) 소개

박형진 교수는 1988년 고려대 졸업 후 도미하여 일리노이주 소재 휘튼 대학원에서 신학 일반(M.A.)을 공부하고,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에서 목회학(M.Div.) 과정을 마쳤다. 이후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교회사(Th.M.)를 전공한 그는 동 대학원에서 선교 역사 및 지구촌 기독교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2010년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 대학교 선교학 교수로 부임한 그는 지난 2,000년간 흘러온 복음의 역사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영성 운동과 선교, 지구촌 기독교의 역사 및 비서구세계에서 일어나는 선교운동 등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소개 中)

-인터뷰어(interviewer) 소개

서동준 강도사는 총신대학교 신학과(B.A.)와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했다. '세계기독교학'을 깊이 공부하기 위해 영국 유학을 앞두고 있으며, '신학생, 신학 공부, 세계 기독교, 역사, 선교'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본지에 연재되고 있는 '세계 기독교 내다보기'의 원본은 그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post.naver.com/seodj59).

동준(이하 DJ) - 인터뷰어
형진(이하 HJ) - 인터뷰이
[ ] - 부연설명

2018년 6월 12일,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하는 해질녘 즈음. 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대학교 한 연구실에서 박형진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DJ: 교수님! 그간 안녕하셨죠? :) 요새 어떻게 지내고 계셔요?

HJ: 하하,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여러 맡은 일들이 있어서 그 일들 감당하면서 지내고 있구요. '아시아 교회사'와 '선교와 세계 기독교의 역사'를 비롯한 총 3개의 수업을 맡아 강의하고 있습니다.

DJ: 와, 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대학교에는 '아시아 교회사'가 과목으로 개설되어 있군요.

HJ: 네. 저희 학교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전통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목회학 석사(M.Div.)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필수과목으로 '아시아 교회사'를 듣도록 하고 있어요(아시아 교회사 혹은 한국교회사 중 택1).

기존의 교회사가 어떤 면에서는 서구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일종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아시아 교회사'를 통해 그러한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학교에 부임하기 전부터 본교에 '아시아 교회사'가 필수과목으로 개설돼 있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ㅎㅎ

DJ: 와 그렇군요. 저도 '아시아 교회사'가 필수과목으로 개설되어 있는 국내 신학교는 많이 보진 못했는데,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ㅎㅎ 아무튼 교수님 강의와 학교 업무로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HJ: 저야말로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세계 기독교와의 첫 만남

DJ: 첫 번째 질문은 교수님의 개인적 경험과 관련된 질문인데요. 교수님께서는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혹은 '어떠한 경로로' 세계 기독교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요? 세계 기독교와 첫 만남을 이루시기까지 교수님의 여정이 궁금합니다!

[용어 설명: 세계 기독교와 지구촌 기독교

박형진 교수는 'World Christianity'라는 용어를 '세계 기독교'가 아니라 '지구촌 기독교'라 표현하자고 주장하는 학자다. 왜냐하면 '세계'라는 표현이 본래 World Christianity가 담고 있는 개념(글로벌(global)한 시각과 로컬(local)한 시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 두 개념을 함게 지닌 '지구(글로벌)+촌(로컬)'이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 하지만 본 시리즈에서는 다수의 학자들이 채택하고 있는 '세계 기독교'라는 표현을 사용해왔기에 혼란 방지를 위해 박형진 교수의 '지구촌 기독교'라는 표현은 '세계 기독교'라는 표현으로 수정하여 작성하였다.]

HJ: 네, 조금 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가장 먼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세계 기독교에 대한 제 여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성경이라는 겁니다.

중학교 때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했지만 성경과 거리가 멀었던 저는, 어느 순간부터 '성경을 읽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면 안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일을 계기로 특히 군대 복무 기간에 성경을 열심히 읽게 되었죠.

그렇게 성경을 열심히 읽으면서 성경이 그려내는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거대한, 하나의 이야기'에 매료됐습니다. 너무 재밌었거든요.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제가 기존에 전공하고 있던 자연과학과 과학자라는 꿈을 내려놓고, 신학을 공부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 정도였죠. 그렇게 저는 신학 공부를 하게 되었구요, 미국 휘튼 대학원에서 M.A. 과정으로 신학공부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구원 역사라는 관점으로 성경을 읽어가다 보니, 성경 각 권마다 '시대적 간격(gap)'에서는 어떻게 하나님의 구원이 이루어졌으며, 더 나아가 사도행전 시기부터 요한계시록이 그리는 마지막 때까지 약 2,000년에 해당하는 기독교 역사 가운데 하나님의 구원은 어떻게 이루어져 갔는지 무척 궁금해지게 됐어요.

그러던 중 휘튼 대학원에서 듣게 된 교회사 수업을 통해 하나님의 거대한 구속 이야기가 지금에까지 이어져 오고 있음을 확실히 깨닫게 됐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히 기독교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렇다면 기독교 역사에 대한 다양한 관심의 갈래 가운데서도 제가 어떻게 '선교의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를 말씀드릴께요. 크게 두 가지 통로를 통해 저는 선교의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첫째는 개인적 질문을 통해서이고 두 번째는 좋은 멘토와의 만남을 통해서입니다.

개인적 질문이란, 제 신앙의 계보를 추적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것입니다. 4대째 신앙 가문에서 제가 어떻게 복음을 듣게 됐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머니가 제게', '할머님이 어머니에게' 같은 방식으로 쭉 계보를 타고 올라가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결국은 그 계보가 '선교의 역사'로 직결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 '예수님 이후에 복음이 교회의 역사를 통해 누구를 통해, 어떻게 전파되고, 그것이 나에게까지 오게 됐는가'를 생각하다 보니 자연히 기독교 역사 중에서도 '선교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입니다.

이에 지금까지의 기독교에 대한 혹은 기독교 역사에 대한 이해 자체가 서구적으로 편중돼 있고,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글로벌한 접근이란, 서구가 아닌 지역들에 대한 연구와 관점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었구요.

두 번째로 좋은 멘토와의 만남은 제가 선교의 역사라는 학문적 주제에 더욱 관심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바로 앤드류 월스(Andrew Walls, 1928-) 박사님과의 만남이죠. 앞서 말씀드린 과정처럼, 저는 종국에는 '선교 역사'라는 방향을 갖고 교회사를 연구할 생각을 갖고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Th.M.)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는 제가 거쳐 온 두 학교(휘튼 대학원과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대학원)와는 달리 '아시아 교회사', '아프리카 교회사', '라틴아메리카 교회사' 등의 과목들이 개설돼 있었고, 그걸 가르치는 분이 계셨어요, 그 분이 바로 앤드류 월스 박사님이셨죠. 선교 역사라는 방향성을 갖고 있던 제게는 정말 뜻밖에 좋은 멘토님을 만나게 된 것이죠.

운명과 같은 월스 교수님의 만남(?)을 시작으로 그 분의 강의를 거의 대부분 들어가면서, 일종의 지평 확장이 일어났어요. 즉 지금까지의 기독교 혹은 기독교 역사에 대한 이해 자체가 서구적으로 편중됐으므로,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글로벌한 접근이란, 비서구 지역들에 대한 연구와 관점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었구요. 그 때부터 세계기독교라는 인식이 형성됐고, 복음을 바라보는 제 이해의 지경도 넓혀졌습니다.

◈"라투렛에 대해 쓰지 말고, 라투렛에서부터 써 봐라."

DJ: 어찌보면 월스 교수님을 만나게 되면서 세계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결정적으로' 형성되셨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월스 교수님께 상당한 영향을 받으신 만큼,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월스 교수님과의 추억이 있으실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이야기 해주시겠어요?

HJ: 네, 사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추억은 월스 교수님과의 첫 만남이네요. 사실 저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기 전까지만 해도 월스 교수님을 잘 알지 못했어요. 제가 관심있어 하는 주제를 이렇게 심도 깊게 연구하신 분이 계실 것이라 생각도 못했던 때였죠.

그러던 중 프린스턴 신학대학원 신학석사 과정에 입학하게 됐는데요. 어느 날 우연히 청강을 하러 간 박사 과정 세미나에서 월스 교수님을 처음 뵙게 됐습니다. 저는 박사과정 세미나에서 연로하신 교수님께서 기독교 역사를 쭉 훑으시면서 하나의 관점으로 꿰어내시는 그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

저는 월스 교수님의 탁월한 학자적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세미나를 들으며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거였는데!'라고 환호했고, 이후부터 월스 교수님이 하시는 수업이라면 다 듣게 되었습니다(ㅎㅎ).

박형진 세계 기독교
▲앤드류 월스 박사와 박형진 교수. ⓒ박 교수 제공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월스 교수님과의 추억은 제 논문의 방향을 잡을 때의 일이에요. 당시 저는 선교 역사를 연구하고자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었는데요. 언젠가 케네스 스콧 라투렛(Kenneth Scott Latourette, 1884-1968, 선교 역사의 관점에서 세계 기독교 역사를 탐구한 학자)이 쓰신 「A History of the Expansion of Christianity」이라는 7권짜리 방대한 저술을 발견하고 바로 이 분을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박사 과정을 지원할 때 제출했던 프로포절(proposal)도 '라투렛에 관한 연구'를 냈었죠. 하지만 월스 박사님께서 상담을 한 번 해주셨는데, 그 때 박사님께서는 이미 라투렛에 관한 논문이 서너 편 나와 있으니, 당시의 학문적 공헌도로 봤을 때 그 주제로 박사 논문을 작성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거라고 반려하셨어요.

그리곤 제게 '라투렛에 대해 쓰지 말고, 라투렛에서부터 써 봐라'고 말씀해 주셨죠. 사실 이 작업이 기독교 역사 기술 추이의 상당한 분량을 정리해야 하는 방대한 작업이기에 주저했지만 교수님께서 크게 격려해 주셔서 힘을 얻었고, 그 결과 월스 교수님이 주신 방향대로 논문을 작성하기 시작했어요.

[비록 월스 교수는 박형진 교수가 박사과정 2년차가 되었을 때 프린스턴을 떠나 그의 논문을 지도해 주진 못했지만, 그의 조언은 박형진 교수가 그의 논문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그렇게 완성한 박형진 교수의 박사논문 'Journey of the Gospel: A Study in the Emergence of World Christianity and the Shift of Christian Historiography in the Last Half of the Twentieth Century'은  20세기 후반의 기독교 역사기술의 변화를 파악하기에 매우 유용한 자료로 후학들에게 큰 유익을 주고 있다.]

◈세계 기독교와 역사 서술

DJ: 다음에 드리고 픈 질문은 교수님의 박사논문 주제인 '기독교 역사기술학(Historiography)'에 대한 질문인데요. 교수님께서는 '세계 기독교'의 관점에서 기독교의 역사를 기술한다는 것을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세계 기독교' 관점에서 기독교 역사기술이 지니는 강점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HJ: 음, 가장 먼저 이 질문을 다루기 위해선 역사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그 역사를 이해하는 관점을 수반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즉,우리가 어떤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역사에 대한 이해가 달라진다는 것이죠.

이러한 점에서 역사란 사실과 해석이 만나는 것, 객관과 주관이 만나는 것, 역사적 사건과 역사를 인식하는 역사가의 해석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기독교 역사도 동일합니다.

기독교 역사라는 굉장히 큰 카테고리를 우리가 전부 다룰 수도 없기에, 우리는 어떠한 관점을 취하고 그 관점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것이죠. 선교 역사로 예를 들어볼까요? 많은 경우 선교의 역사를 '선교사들의 이야기'로 이해하죠. 예를 들면 백낙준 박사님께서 선교사적인 역사 이해를 갖고 한국 기독교사를 살펴보셨던 것처럼요.

하지만 이 역시도 선교 역사를 이해하는 하나의 갈래(혹은 관점)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선교의 역사에는 복음을 전한 선교사들뿐 아니라 복음을 들은 수용자들의 입장도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지금까지의 선교 역사는 상대적으로 선교 사업을 주도해온 서구 선교사들의 관점에서 기술됐다고 할 수 있어요. 역사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선, 전파자나 수용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바로 이 부분이 세계 기독교 관점에서 기독교 역사를 기술하는 것의 강점이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즉 세계 기독교 관점에서의 기독교 역사 서술은 '서구 중심성을 탈피한 관점', 다시 말하면 '한쪽 이야기에 대한 과몰입에서 벗어나 역사를 총체적인 시각에서 다뤄보겠다는 시도'인 것이죠.

서구인뿐 아니라 비서구인들의 관점도 함께 다루겠다는 것이고, 선교사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함께 살펴보겠다는 것이죠. 즉 북미의 대표적인 기독교 역사학자인 마크 놀이 '선교 역사가들의 가장 큰 공헌은 서구 기독교를 상대화시켰다는 것, 곧 서구 신학과 역사 서술을 절대화하려는 시도에 도전을 가한 것'이라고 평하는 것처럼, 세계 기독교의 관점 역시 그러한 공헌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세계 기독교 관점에서 역사를 서술하는 것은 복음과 문화와의 만남 속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을 면밀하게 포착하는 강점을 지닙니다. 즉 누군가에 의해 전해진 복음과 그 복음을 들은 문화권에서 그 복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포괄적인 역사 서술을 한다는 것이죠.

결국, 저는 세계 기독교 관점의 기독교 역사서술은 복음이 함의하고 있는 중요한 속성인 '기독교의 다양성'을 품어내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그 동안 너무 쉽게 무시되지만 사실은 중요한 요소들을 발견하고, 포착하고, 추적하여, 한쪽으로 치우친 역사서술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DJ: 그렇군요. 어찌보면 세계 기독교가 기독교 역사 기술에서 독창적으로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면, 기독교 역사 이해의 '총체성에 대한 안목'이 아닐까 하네요.

◈세계기독교 관련 책 추천

DJ: 교수님께서 세계 기독교를 공부해 오시면서 많은 책들을 접하셨을 것 같아요. 그 가운데 특별히 '기독교 역사 기술학'이나 '비서구 세계에서 일어나는 선교운동 혹은 기독교'라는 주제에 좋은 인사이트나 도전을 던지는 책들이 있으셨다면.

HJ: 네, '기독교 역사기술학'[의 측면에서 추천드릴 수 있는 책은 윌버트 쉥크(Wilbert R. Shenk) 가 편집한 「ENLARGING THE STORY: Perspectives on Writing World Christian history」를 추천드릴 수 있는데요. 앤드류 월스나 라민 산네(Lamin Sanneh) 같은 학자들의 글들을 모아놓은 이 책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역사 기술이 그 범위에 있어 확장(Enlarge)되고, 다루는 자료의 측면이 더 풍성해져야 하며(Enrich),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향상돼야 한다(Enhance)는 점을 잘 강조하는 책이기에, 영어 자료를 다루실 수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nlarging the story
▲책 「Enlarging the story」.
비서구 세계에서 일어나는 선교운동 혹은 기독교에 대한 책으로는 필립 젠킨스(Philip Jenkins)가 저술한 책 「The Lost History of Christianity: The Thousand-Year Golden Age of the Church in the Middle East, Africa, and Asia -and  How It Died」를 추천드리고 싶네요. 학술적 내용들을 쉽게 대중적 언어로 풀어쓰는 데 유명한 필립 젠킨스는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주목받지 못해 온 기독교의 역사', 특히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 기독교 역사에 주목하는데요. 이 책을 통해 비서구권 기독교에 대한 역사뿐 아니라 이러한 역사가 기독교 전체의 역사에 왜, 어떻게 중요한지 안목을 기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The lost history of Christianity
▲책 「The lost history of Christianity“.
그리고 한글로 번역된 책들 중에서는, 사무엘 마펫(Sameul Hugh Moffett) 선교사가 저술한 「아시아기독교회사(A History of Christianity in Asia)」가 비록 상당한 분량이지만 아시아권 내의 기독교의 역사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아시아 기독교회사는 1권은 절판, 2권만 장로회신학대학교 출판부에서 번역·판매 중이다.]

아시아 기독교회사
▲책 <아시아 기독교회사>.
아시아 기독교회사
▲책 「A History of Christianity in Asia」.
◈타문화 경험이 주는 가장 큰 혜택, 자기 이해

DJ:  어느덧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겠네요.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는 한국교회가 '세계 기독교'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교수님의 의견을 나눠주셔요~!

HJ: 네, 한국교회가 세계 기독교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세계 기독교가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하나의 방편'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 에피소드를 들어 간단히 설명드려 볼께요. 제가 1988년 미국으로 가서 1990년 결혼을 위해 잠시 한국에 들어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저는 당시 출석했던 교회에 앉아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담임목사님이나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이나 예배의 분위기나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는데, 예배를 드리는 내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어요.

'과연 이게 뭘까' 이유를 고민하다, 뇌리를 스친 하나의 깨달음이 있었어요. 그것은 발코니에서 내려보는 회중의 머리카락 색깔이 하나같이 다 까맣다는 사실이었어요. '아니, 한국 사람이니까 뭐 당연하고, 새삼스러울 것 없는 사실이잖아?'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2년만에 한국에 돌아온 제게 '한국인은 머리카락이 까맣다'는 사실이 새삼 더 크게 와닿았어요.

그리곤 생각했죠. '아, 내가 한국을 떠났었구나. 내가 미국 사람들의 머리카락 색깔을 2년 동안 보다가, 한국에 들어와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리카락 색깔이 까맣다는 걸 더욱 분명히 느끼고 있는 거구나' 하고 말이죠.

세계 기독교도 이와 유사한 경험을 우리에게 주는 것 같아요. 즉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고, 새삼스러울 것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던 것을, '외부의 시각'에서 낯설고 새로운 것으로 보게 함으로써 결국은 우리 스스로를 더욱 분명히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죠.

왜냐하면 타문화 경험이 주는 가장 큰 혜택은 타문화 경험 자체보다, 자기 이해이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점에서 한국교회가 세계 기독교를 통해 더욱 자기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왜냐하면 타문화 경험이 주는 가장 큰 혜택은 타문화 경험 그 자체라기보다, 자기 이해이기 때문이에요."

DJ: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

HJ: 저도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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