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딸 졸업식 하루 앞두고 강제로 끌려가…”

이대웅 기자 입력 : 2018.06.22 15:39

경찰청 앞에서 필리핀 백영모 선교사 석방 위한 기자회견

백영모 기자회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해외선교위원장 이형로 목사, 백 선교사 아내 배 선교사, 총회장 윤성원 목사, 총무 김진호 목사. ⓒ이대웅 기자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윤성원 목사, 이하 기성)가 총회 차원에서 필리핀 백영모 선교사의 구명 운동에 나섰다.

기성 총회와 해외선교위원회, '백영모 선교사 억울한 구금석방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등은 22일 서울 통일로 경찰청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영모 선교사 석방을 위한 탄원서를 경찰청에 전달했다.

백 선교사는 불법무기 소지 혐의 등으로 지난달 30일 필리핀 마닐라 안티폴로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됐다. 윤 총회장과 대책위는 이날 탄원서에서 "백 선교사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구금된 '셋업(Setup) 범죄'가 확실한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와 국민이 백 선교사 석방을 위해 마음과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기성 총회 해외선교위원장 이형로 목사의 투옥 경과 보고, 윤성원 총회장의 대국민 호소문 발표, 사모 배 선교사의 탄원 및 국민청원 동참 호소, 질의응답, 탄원서 제출 순으로 진행됐다.

기자회견에는 이 외에도 총회 부총회장 홍재오 장로, 김진호 총무 등 총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윤창용 한우리선교법인 이사장, 이용대 서울신대 89동기회장 등도 자리했다.

◈“무고한 국민이 납득 못할 혐의로 체포돼 23일째 갇혀”

총회장 윤성원 목사는 호소문에서 "무고한 대한민국 국민이 필리핀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혐의로 체포돼 현재 현지 유치장에 갇혀 있다. 오늘로 벌써 23일째"라며 "백영모 선교사를 필리핀으로 파송한 교단의 대표로서 정부와 경찰, 외국당국,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호소한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필리핀 유치장에 갇힌 백영모 선교사의 석방을 위해 국민적인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윤 목사는 "백영모 선교사는 18년째 필리핀에서 가난한 이웃을 돕고 봉사하며 살아온 성직자로 오직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 평화를 전파하는 일에만 전심전력했고, 그 누구보다 성실하고, 진실한 분"이라며 "이런 백 선교사가 총기류와 관계된 범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것은 저희들로서는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 선교사를 비롯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 어떤 한 사람이라도 우리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해외에서 이렇게 억울한 구금을 당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여러분 앞에 섰다"고 했다.

윤성원 목사는 이후 정부를 향해  "백 선교사 사건 해결을 위해 적극 임해 주신 현지 대사관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현재 백 선교사는 어려운 상황 가운데 감옥에 갇혀 있다"며 "억울하게 투옥된 우리 선교사가 하루빨리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필리핀 정부와 사법 당국에는 "자국민을 위해 봉사해온 대한민국 선교사를 하루 속히 가족의 품으로 보내주시길 바란다"며 "백 선교사는 필리핀인들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필리핀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법질서를 존중하고 지금까지 잘 지켜왔다. 그는 절대 필리핀에 해악을 끼치는 범법 행위를 할 사람이 아니다. 필리핀과 국민들을 위해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헌신한 그의 삶이 증거"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 선교사의 억울한 구금 사건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필리핀 사회와 이웃을 위해 지금도 봉사하고 하고 있는 필리핀 내 600여 명의 한인 선교사 모두의 문제"라며 "그렇기에 이번 선교사 구금 사건을 사법당국이 보다 면밀히 살펴서 법과 절차, 증거에 따라 사건을 신중하게 처리해 달라"고 전했다.

백영모 기자회견
▲윤성원 총회장(오른쪽)이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백 선교사의 아내 배 선교사. ⓒ이대웅 기자
국민들에게는 "백 선교사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더 많은 국민들의 성원과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그의 가족들은 하루하루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 유치장에 갇힌 백 선교사도 더운 날씨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윤 목사는 "우리 국민들의 응원과 기도가 백 선교사와 가족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 그의 석방을 위한 국민 청원운동에 동참해 주시고, 하루 빨리 사랑하는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와 응원을 보내 달라"며 "우리는 결코 선교사 개인의 석방을 위해 이러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가족도 얼마든지 이런 피해를 당할 수 있으므로, 종교를 떠나 억울하게 갇힌 선교사를 위해 전 국민들이 마음과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언론들에게는 "지금 필리핀에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현지 구치소에 갇힌 피해자가 적지 않다. 이번 선교사 구금 사태를 계기로, 다시는 무고한 국민이 희생되지 않도록 이번 사태를 적극 보도해주시기 바란다"며 "백 선교사뿐 아니라 다른 한국인들도 이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언론이 사건의 진실 규명에 힘써 주시고, 국민들이 석방될 수 있도록 적극 도와 달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50만 성도들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백영모 선교사의 석방을 믿고 소망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과 정부, 필리핀 정부 당국도 이러한 믿음과 희망이 꼭 이루어지도록 협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딸 아이, 너무 큰 충격 받아… 부푼 꿈 하루아침에 짓밟혀"

백영모 선교사의 아내인 배 선교사도 호소문을 낭독했다. 그는 "제발 아무 죄 없는 우리 남편을 우리 가족에게 돌려 보내 달라"며 "제 남편은 2001년 1월 18일부터 필리핀에서 선교사로 활동해 왔는데, 5월 30일 마닐라에 있는 딸의 학교 근처에서 잠복 중이던 사복 경찰에게 체포됐다"고 전했다.

배 선교사는 "딸이 보는 앞에서 남편이 필리핀 경찰에게 끌려간 날부터, 우리 가족은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아무리 기다려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딸 아이는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그것도 학교 내에서 아빠가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부푼 꿈은 하루아침에 무참히 짓밟혔고, 두려움과 분노 등으로 엄청난 혼란과 고통 속에 빠져 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저 또한 철창 안에 갇힌 남편을 볼 때마다 '이러다 감옥에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지는 않을까' 밤에도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다"며 "남편이 보지도 못한 총기와 수류탄, 총탄을 소지했다고 거짓 서명을 한 경찰관 9명이 있는 안티폴로경찰서 유치장에 남편이 있다는 게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매일같이 유치장 앞을 지키고 있고, 이 자리에 나오기 직전까지 '남편을 이대로 두고는 한국으로 못 가겠다'고 몇 번이나 계획을 바꾸고 망설였는지 모른다. 그래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않으려 했다. 그 정도로 남편의 신변이 걱정됐다"며 "그렇지만 주변 분들의 위로와 진심어린 응원에 용기를 냈다. 저는 남편의 생명을 담보로 잡고 이 자리에 섰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곳에 나왔다"고 했다.  

이후 "존경하는 대통령님, 그리고 경찰청장님! 그리고 국민 여러분! 제발 우리 남편을 살려 달라. 그 무섭고 참혹한 감옥에서 남편을 구해 달라.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 언론을 믿는다"며 "남편을 석방하기 위해 기도하고 청원운동을 벌이는 분들을 믿고 버티면서 여기까지 왔다. 다시 한번 제 남편 백영모 선교사와 남편과 같은 처지에 있는 우리 국민을 구원해 주시기를 눈물로 청원드린다. 국민들께서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서명으로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다.

배 선교사는 "우리 정부와 경찰청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교적, 정치적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하루 속히 남편이 석방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후 배 선교사는 경찰청을 방문해 총무 김진호 목사 등과 탄원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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