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운동가들, 북미 정상회담 열린 싱가포르서 집회

이대웅 기자 입력 : 2018.06.14 17:56

북한 억류자 송환, 납북자 생사확인 및 유해송환 촉구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북한인권
▲참석자들이 북한인권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선민네트워크 제공
북한인권 운동가들이 지난 6월 12일 북미(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서 북한 김정은에게 납북자 송환 및 생사확인, 유해송환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정상회담 전날인 11일 북한억류자석방촉구시민단체협의회 대표 김규호 목사(선민네트워크 상임대표)와 김기용 회장(6·25납북결정자가족회), 최종표 공동대표(김동식목사유해송환운동본부), 서영애 대표(대한민국사랑여성회) 등 북한인권단체 대표단 4명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이들은 12일 오전 9시 회담장인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 앞에 도착해 현장에서 현수막을 펼치고 시위를 시도했으나, 호텔 입구에 무장 경찰들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어 접근이 어려웠다. 길 건너편에 전 세계에서 온 언론 기자들이 취재하고 있었고, 많은 시민들은 현장 상황을 구경할 뿐 피켓을 들거나 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시위 상황을 설명한 김규호 목사는 "이에 기자들에게 방문 목적을 말하고 현장 상황을 물었더니, '경찰이 현장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여기고 있어 기자들조차 연행될 수 있어 매우 조심하는 상황'이라며 시위를 만류했다"며 "이와 함께 인터뷰 형식의 기자회견을 하면 저희의 뜻을 상세히 보도하겠다고 요청, 기자들 앞에서 '북한 억류자 석방, 6·25 납북자, 국군포로, 김동식 목사 등 전후 납북자들의 생사 확인과 유해 송환을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촉구하려 왔다'고 설명하고 1인 시위용 현수막을 펼쳤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인터뷰가 끝날 즈음 이를 지켜보던 경찰이 다가와 여권을 요구하면서 '회담장 앞 시위는 일체 불허됐기에, 만일 계속 1인 시위용 현수막을 들고 인터뷰를 하면 불법시위로 간주하고 강제 연행하겠다'고 밝혔다"며 "회담과 관련된 모든 집회와 시위는 싱가포르 중심 공식집회 허용 장소인 '스피커 코너'에서만 가능하다며 즉각 이동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수막이 문제가 된다면 현수막을 펼치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을 마치고 나올 때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북한 억류자를 석방하고 납북자·국군포로의 생사확인과 유해송환을 큰 소리로 외치기만 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아무것도 허용할 수 없다며 즉각 이동을 명령했다"며 "이에 부득이하게 스피커 코너로 이동해 현장에서 정식으로 집회 신고를 하고 경찰 입회 아래 '제9차 북한억류자 석방 및 6·25 납북자, 김동식 목사 등 납북자 생사확인과 유해송환 촉구집회'를 실시했다"고 과정을 보고했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북한인권
▲시위가 허용된 ‘스피커 코너’에서 집회를 개최한 북한인권 운동가들. ⓒ선민네트워크 제공
이후 시작된 집회에서 인사말을 전한 김규호 목사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환영한다. 그러나 비핵화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북한인권 문제"라며 "그 중에서도 현재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민 6인의 석방 및 납북자 생사확인과 유해송환 문제는 평화를 논의하는 이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반드시 처리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남북 화해를 말하면서 한국계 미국인 3명은 석방했지만 대한민국 국민 6명을 석방하지 않는다면 이는 매우 잘못된 일이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을 신뢰하지 못할 사람으로 여길 것"이라며 "북한인권 문제가 외면당하고 얻어지는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 거짓되고 비겁한 평화"라고 성토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6·25 납북자와 국군포로, 김동식 목사를 비롯한 전후 납북자들의 생사확인과 유해송환을 해야 한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인권 문제를 절대로 소홀히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기용 회장(6·25납북결정자가족회)은 "현재 종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종전 전 전쟁포로와 민간인 납치자들을 상호 송환하도록 돼 있다"며 "따라서 북한은 국군포로와 6·25 납북자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돌아가셨다면 유해라도 반드시 송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 말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하려고 멀리 싱가포르까지 달려왔다. 부모를 잃은 납북자 가족들은 오랜 세월 고통의 시간을 보내왔다"며 "이번 북미 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고 이제라도 꿈에 그리던 아버지의 소식을 들었으면 한다. 유해라도 고이 모셔 못다한 효도를 하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최종표 공동대표(김동식 목사 유해송환운동본부)도 "김동식 목사님은 2000년 중국 연길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됐고, 이듬해 김일성 주체사상으로의 전향을 거부하다 북한 감옥에서 순교했다"며 "6·25 전쟁 이후부터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김 목사처럼 납북돼 생사를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최 공동대표는 "이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라도 북한은 과거의 잘못을 시인하고, 김동식 목사를 비롯한 납북자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유해를 송환해야 한다"며 "과거에 대한 올바른 정리가 되지 않고 진행되는 회담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은 분노를 가질 수밖에 없다. 북미 양 정상이 북한인권 문제도 함께 뜻을 합쳐 잘 해결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서영애 대표가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통일부가 위치한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와 청와대 앞에서 계속 집회를 갖고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성명서 내용.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북한인권
▲김규호 목사가 싱가포르의 상징 마리나 베이 앞에서 현수막을 펼친 모습. ⓒ선민네트워크 제공
진정 종전하려면, 제네바 협약에 따라 북한억류자 6명을 즉각 석방하고
6·25납북자, 국군포로의 생사확인과 유해송환을 즉각 시행하라! .

지난달 9일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전격 석방되었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억류자들과 함께 북한을 떠났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는 미국 시간 새벽 3시에 앤드루스 공군기지으로 직접 마중을 나가 억류자들을 환영하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국민 보호를 위해 애쓰는 미국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이래서 미국 시민권을 얻으려고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는구나'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이는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다음 차례는 김정욱 선교사를 비롯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 6명의 무사 귀환이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억류자 6명의 송환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요청했었다고 한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소식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억류자 송환 노력에 감사를 표하며, 향후 억류자들이 가족들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다 더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기를 희망한다.

북한 비핵화와 평화구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북한인권 문제들이다.  특히 대한민국 국민과 관련된 북한억류자들의 송환과 6·25 납북자, 국군포로, 납북어부, KAL기 납북자, 김동식 목사를 비롯한 모든 납북자들의 생사확인과 유해송환, 이산가족 자유상봉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이다.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종전을 할 경우 포로와 억류된 민간인을 석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종전 논의와 함께 국군포로와 6·25 납북자를 비롯한 모든 민간인들의 석방과 생사확인 및 유해송환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나아가 진정으로 평화를 이루려면 탈북난민 강제북송, 탈북여성 인신매매, 정치범수용소, 종교탄압, 공개처형, 고문, 구타 등의 북한주민에 대한 인권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

북한인권 문제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우리 민족문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북한인권을 외면하고 얻어지는 평화는 거짓 평화이다. 북한 동포들이야 죽든 말든 우리만 편하자는 평화는 이기주의의 극치이며 부끄러운 평화인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탈북한 북한식당 여종업원을 강제 북송시켜 죽음으로 내모는 대가로 북한억류자들이 풀려나는 맞교환 방식의 석방을 반대한다고 수차레 밝혔다. 이는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 옳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북한 억류자들에게 자유가 필요하듯, 북한 여종업원들에게 자유가 필요하다. 북한 억류자와 북한 종업원들은 별개의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이에 우리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핵폐기 못지 않게 북한인권 문제도 비중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인권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북한억류자 송환과 6·25 납북자를 비롯한 국군포로와 전후 납북자 생사확인과 유해송환을 통해 남북평화 정착에 대한 의지를 실제적으로 보여주길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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