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정일웅 박사
현재 한국교회는 공동체성과 공공성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자는 지나친 개 교회주의와 개교파주의의 만연으로 서로의 돌봄과 협력을 망각하고 경쟁적인 모습만 보여 주기 때문이며, 후자는 신앙고백만 강조할 뿐, 신앙실천이 따르지 않아 사회적 공신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위기를 느끼게 되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그 때문에 필자는 한국교회의 공동체성과 공공성 회복을 위한 두 가지 실천방안을 긴급히 제언해 본다.

첫째, 개교회주의적이며 개교파주의적 사고를 뛰어넘어 연합하는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연합은 우리 주님이 원하신 일이기 때문이다(요17: 21-23). 성경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요, 성도들은 그 몸에 지체의 관계로 형성된 신앙공동체로서 언제나 분열을 극복하고, 하나로 연합하여 그리스도의 일을 감당하기를 분명히 권고하고 있다(고전1:10-13,12:12-36;엡4:3).  

최근 국내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교단의 총신대학교 문제가 불거지면서, 교파 분리를 꾀한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이런 일이야 말로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서로 힘을 합해도 이 시대에 있어 주의 일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까 의문인데, 또 하나의 교파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인간의 경쟁과 소유욕의 첨단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 2005년 교파통합의 모범을 보인 교단이, 또 분열이라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으며, 필자의 오해와 기우이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1980년대 이래로 분열된 "대한예수교장로회"란 이름의 군소교파들(200여 개 이상)도 명분 없이 분열된 그들의 역사를 반성하고, 지금이라도 한국장로교회로 연합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교회 미래는 자멸의 길이 분명하다. 우리는 지금 "...성령을 믿사오며,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을 믿는다는 신앙을 매 예배마다 고백한다. 하지만 이러한 신앙고백과 신앙실천은 여전히 이원적인 모습이다. 물론 연합을 단순히 말하기에는 수많은 한국교회 내의 이단들 때문에 더 염려되기도 한다. 그러나 참된 연합운동은 사이비 이단이 누구인지를 밝히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둘째, 한국교회는 약 80%에 달하는 미자립교회들에 대해 자립교회(20%)들이 책임지는 협력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사회의 빈부격차는 정부의 책임이지만, 교회의 빈부격차를 줄이는 일은 전적으로 자립교회들의 책임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이 문제를 시급히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복음의 동역자들에 대해 개교회와 개교파를 뛰어넘어 돕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구를 먼저 섬기며 봉사해야 한단 말인가!. 지금부터라도 개인의 돈이나, 은행에서 빚을 내어 교회를 개척하는 일은 중단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이러한 모습으로 교회를 개척하느라, 얼마나 많은 목회자들이 고전분투 했던가? 인간사회는 어쩔 수 없이 경쟁하며 살아야 하지만, 그리스도의 교회는 그 반대이어야 한다.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을 받고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경험하게 해야 하며, 모든 것이 주님의 것임을 인정하는 신앙고백과 주님의 은혜로 산다는 감사와 찬양의 예배가 거기서 성립되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제부터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주변에 산재한 미자립교회를 돕는다면, 한국교회의 공동체성과 심각하게 흔들렸던 복음의 동역자 의식도 거기서 회복될 것이다. 이러한 도움으로 미자립교회가 힘을 얻고, 그리스도 안에서의 일체감을 확인하며, 우리 사회도 한국교회의 하나 됨의 모습에 감동되어, 그간 불신하던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성과 공공성을 회복하고, 우리 국민들이 스스로 그리스도의 교회를 찾는 복음전도의 새로운 역사가 거기서 가능해 질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가 새로워지는 성령의 역사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

정일웅 목사(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