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종노릇하지 않고 주님 섬기는 기업인 되길”

LA=강태광 편집위원 기자 입력 : 2018.06.11 13:22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7)-김필현 안수집사

길필현
▲김필현 안수집사(오른쪽)와 아내 김연신 집사 ⓒ미주 기독일보
어느 시인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울었을 것이라고 노래한다. 그는 천둥과 번개도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라고 말한다. 우리 인생의 꽃이 피기 위해 밤도, 겨울도 필요하다. 그래서 인생의 지혜를 아는 사람은 인생의 겨울을 보내며 고통 받는 사람들을 멸시나 조롱치 않는다. 모든 인생은 개화를 준비하고 있다.

혹독한 인생의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은 김필현 안수집사(아름다운교회)를 만났다. 그의 인생의 겨울, 인생의 봄맞이, 그리고 봄을 넘어 가을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면의 한계를 아쉬워하며 김필현 집사의 인생 계절을 주장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이 지면에 담는다.

승승장구하던 젊은 날의 방황

젊은 날 청년 김필현에게 신앙생활은 딴 세상일이었다. 군대에서 간부로 근무할 때도, 전역 후 젊음을 쏟으며 사업을 할 때도 자신의 성공과 인생의 즐거움이 최대 관심사였다. 신앙은 감히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하나님과 상관없는 삶을 사는데도 승승장구하는 것이 문제였다. 전역 후 시작한 부동산 개발 사업은 88올림픽을 전후한 특수호황 그리고 이어진 국가 경제성장에 발맞춰 크게 성공했다. 거침이 없었다. 요즈음 젊은이들의 표현으로 너무 잘 나갔다. 잘 나가는 청년 사업가는 만날 사람도 접대할 사람들도 많았다. 청년 사업가 김필현은 매일 화려한(?) 밤을 보냈다. 삶은 엉망진창이었지만 잘 나가는 삶은 그러려니 했다.

깜깜한 밤중을 보내며

잘 나가던 김필현의 인생에 위기가 찾아 왔다. 무리한 사업 확장이 문제였다.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겼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기는 걷잡을 수 없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고 했던가?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한다. 부도였다. 1994년 4월에 최종 부도처리를 하고 미국으로 도피를 한다. 엄청난 상황 앞에서 감당해야 할 일들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도피한 미국의 삶은 더 막막했다. 아무 대책이 없었다. 오갈 곳도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친구 동생네 거실에서 기거했다. 친구도 아닌, 친구 동생의 집에서 더부살이! 기가 막혔다. 면목 없고 답답하고 캄캄하고.... 그 상황을 설명할 마땅한 말이 없다. 깜깜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야간에 건물 청소를 시작했다. 막다른 골목에서의 몸부림이었다. 밤낮이 뒤바뀐 삶, 난생 처음 해 보는 일, 더럽고 추한 것을 닦아야 하는 일 등등 쉽지 않은 일들의 연속이었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 화장실 청소였다. 비위가 아주 약한 그에게 변기청소는 너무 너무 힘든 일이었다.

교회로 발걸음을 옮기고

생존을 위해서 부부가 일했다. 아내는 식당 일을 했다. 아내는 그리스도인 집안에서 잘 자란 신앙인이었다. 그러나 식당일을 하면서 성수주일은 언감생심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식당일을 나가는 아내가 한 가지 부탁이 있다고 했다. 주일에 아들(케빈)을 데리고 교회에 나가 달라는 것이었다. 감히 아내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꽃가마를 태우지는 못할망정 이런 생고생을 시키는 죄인 남편은 아내에게 순종(?)해야 했다.

아내의 명령(?)을 따라 아들을 데리고 나간 교회가 김필현 집사의 생애 첫 교회인 시온성중앙교회였다. 당시 담임목사님이었던 강태원 목사님은 한국에서 군종 목사로 근무했고, 유학생활도 한 후 이민 목회를 하던 엘리트 목사님이셨다. 인자하고 인심좋은 참 좋은 목사님이셨다. 목사님은 김필현 집사의 삶을 안타깝게 여기고 이런 저런 도움을 주려 하셨지만 믿음이 전혀 없던 김필현 집사는 목사님의 사랑을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지금 돌아보면 강태원 목사님과 함께 했던 시절에 은혜가 있었다. 그 시절 강 목사님과 함께 기도하며 블라인드 사업을 착상했고 블라인드 관련 사업을 지금까지 하고 있으니 첫 교회인 시온성중앙교회와 강태원 목사님을 잊을 수 없다.

아름다운교회와 함께한 아름다운 신앙생활

1999년 여름 이사와 함께 아름다운교회(고승희 목사)를 만났다. 고승희 목사님이 성경공부에 참석하기를 권면하는데 별 감동이 없었다. 그래서 차일피일 성경공부 참석을 미루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아내가 한국 방문 중에 식사 초대를 받았다. 목사님과 사모님의 사랑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면서 목사님은 목사님댁 거실의 벤치를 가져가라고 권하셨다.

강권하시니 갖고 오긴 했지만 마음이 복잡했다. 우선 죄송했다. 목사님 댁 거실도 휑하니 비어 있는데 굳이 주시는 그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왜 목사님은 끊임없이 주시려고 하실까? 전혀 다른 고민과 관심을 갖고 살아가는 목사님과 믿음의 사람들이 부럽기 시작했다.

이 사건이 김필현 집사에게는 큰 전환점이 된다. 하나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목사님과 선배 신앙인들이 만난 그 예수님을 만나고 싶은 열망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목사님의 성경공부 초청에 응할 수가 있었다. 드디어 성경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새신자 성경공부였다. 성경공부를 할수록 더 많은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다시 참석했고, 또 참석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은혜를 받는다. 참석할수록 은혜가 넘치는 것이 놀랍다. 아직까지도 참석한다. 죄와 죽음 그리고 구원의 도리를 수십회 듣고 또 듣는다. 듣고, 듣고, 또 들어도 좋으니 복음이다. 복음의 능력이 온전히 지배하는 삶을 사모하며 듣고 또 듣는다.

하나님이 주시는 회복의 증거들

하나님을 섬기며 행복한 김 집사 마음에 짐이 있었다. 오래 전 한국에서 부도를 내고 도피한 후 제대로 정리를 못한 일들이다. 2008년 귀국해서 재판을 받았다. 이 피말리는 시간에 형제들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며 복음을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법정에서 정리가 되었다. 홀가분하지만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평생 지고 가야할 짐이요 아픔이다.

또 다른 짐은 아들이었다. 분주한 이민생활에서 아들을 챙기지 못했다. 아들은 한동안 방황의 세월을 보냈다. 아들의 방황은 말할 수 없는 아픔이었다. 칠흑같이 어둡고 참혹한 밤들을 밝히며 읽고 또 읽어 암송한 말씀이 벧전 2장19절 "부당하게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이다.

거짓말처럼 아들이 돌아왔다. 아들과 함께 가정예배를 드리고 함께 사업을 한다. 기적 같은 일이다. 그 눈물겨운 기다림의 시간은 준비 기간이었다. 재정의 준비, 영적인 준비 그리고 사업의 비전의 준비가 완벽히 된 때에 응답을 주신 것이다. 하나님은 참으로 멋지신 하나님이시다.

비전과 기도의 제목

김필현 집사는 몇 가지 꿈꾸며 기도하는 일들이 있다. 우선 더 성숙한 신앙인으로 훈련되기를 기도한다. 말씀 훈련에 매진하는 이유다. 말씀에 훈련되어 말씀을 나누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한다. 김필현 집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고 하나님의 은혜를 전하는 도구가 되기를 사모한다.

비즈니스맨 김필현 집사는 사업에 종노릇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젊은 날 김필현 집사는 사업에 종노릇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에 종노릇 한다. 그는 하나님을 주인 삼는 기업인이 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주재권을 인정하는 모범적 경영으로 선한 영향력을 후배들에게 줄 수 있기를 사모한다.

김필현 집사는 아들과 함께 비즈니스를 한다. 김 집사는 아들에게 유산을 물려주고 있다. 기술, 지혜, 인맥, 그리고 더 중요한 신앙적 경영을 물려준다. 긴 방황을 끝내고 돌아와 신실한 기업인으로 세워져 가는 아들을 보면 감사가 넘친다. 돌아온 아들을 향한 돌아온 아버지의 감사! 아들도, 아내도, 사업도, 교회도 감사하다.

인터뷰 후 돌아오는 기자의 입가에 싯귀가 흐른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

오늘도 우리 인생의 마당에 바람 불고 비가 오겠지만 국화를 소망하며 믿음으로 참고 기다리기를 기도한다. 우리네 삶에 피워질 국화가 흐드러진 아름다운 날들을 기대하며 기자의 마음에도 노래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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