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은 우리 헌법과 얼마나 부합할까?

이대웅 기자 입력 : 2018.06.07 16:58

‘하나님의 법과 국가의 정체성 확립’ 한국교회법연구원 세미나

교회법연구원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하나님의 법과 국가의 정체성 확립'을 주제로 한국교회법연구원(원장 김영훈 박사) 주최 제14회 교회법세미나가 7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 앞서 드려진 예배에서는 김영수 장로(한국교회법연구원 재무사) 인도로 윤영성 목사(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회 공동회장) 기도 후 손인웅 목사(실천신대 이사장)가 '출애굽의 의미: 하나님의 법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신 5:1-6, 마 6:33)'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예배는 김순권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손인웅 목사는 "출애굽 사건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 땅에서 홍해를 건너 지리적으로 애굽을 탈출한 사건이 아니라, 애굽의 노예 신분으로 살던 사람들이 자유인 신분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법 없는 백성이 출애굽함으로써, 시내산에서 선포되는 하나님의 '법을 받은 백성'이 되어 자유인으로 살아가게 됐다"고 전했다.

손 목사는 "십계명은 이스라엘 민족을 비롯한 세계 모든 인류에게 최고의 도덕률로 전파됐고 그 영향력이 지대했다"며 "십계명은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복음이다. 이것을 감사함으로 받아 실천하면 복음이 되고,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된다. 그러나 이를 무거운 짐으로 생각하고 억지로 받아서 살면, 그것은 우리를 얽어매고 자유를 축소하는 율법이 된다"고 밝혔다.

세미나에서는 김영훈 박사(숭실대 전 대학원장)가 '헌법적 원리와 판문점 선언의 규범적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김영훈 박사는 "일반적으로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통치구조를 규정하는 국가의 기본법으로 이해된다"며 "헌법의 사회성이나 정치성 등 헌법의 사실적 측면을 전적으로 외면할 수는 없으나, 헌법은 국가의 통치질서와 가치질서의 기본원칙에 관한 최상위 규범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법실증주의가 아닌 자연법론 입장에서, 국가법인 헌법의 규범적 정당성의 원천은 하나님의 법(성경)에서 찾아야 한다"며 "하나님의 법의 핵심적 가치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고, 이웃 사랑의 실천적 과제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인간의 실질적 인권 보장에 있다"고 정리했다.

그는 "헌법의 기본원리 중 주요 사항은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 원리,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의 원칙 등"이라며 "여기서 볼 때 북핵 문제와 북한의 극심한 인권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 안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는 판문점 선언은 국가의 위기와 악의 확산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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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영훈 박사는 "판문점 선언의 통일 내용은 헌법 전문과 제3, 4조에 위배된다"며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라는 표현은 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임을 부인하고, 헌법상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원칙에 위배된다. 그리고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는 헌법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영토조항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헌법 제66조 2항에서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 그리고 제69조를 통해 취임하면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라고 선서한다"며 "판문점 선언 중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이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또 헌법 제72조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 헌법 제74조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군을 통수한다' 등을 언급하면서 "남북간 불가침 합의 사항이나 단계적 군축 실현,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등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에 해당되므로 국민투표에 부쳐야 함에도, 대통령 단독으로 행한 선언은 월권적 행위로 헌법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판문점 선언'에서 인류 보편의 가치인 북한 주민들의 인권 보장에 관한 내용을 선언하지 않은 것은, 헌법 제1조 및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헌법 제10-37조에 위배된다"고 했다.

김영훈 박사는 "남북한 통일은 민주국가의 보편적 원리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이어야 한다. 남북한 백성들의 인권과 행복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며 "북핵 문제와 북한 주민들 인권문제의 완전한 해결이 남북 정상회담이나 미북 정상회담의 목표와 내용이 돼야 한다"고 정리했다.

또 "북핵 문제와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에 대한 완전한 해결이 안 된 상태에서의 종전 선언이나 평화협정 체결 등은 미군의 철수를 불가피하게 하고, 북한의 적화통일을 위한 남침 가능성을 높인다"고 우려했다.

이후 김은구 대표(서울대 트루스포럼)가 '한국교회와 사회의 미래를 위한 다음 세대(청년)의 제언'을, 조수현 대표(한국인터넷선교센터)가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의 IT 기술 활용'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김은구 대표는 "지금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험은 모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주권 가운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도전"이라며 "지금 우리의 싸움은 대한민국을 말씀 가운데 새롭게 하는 싸움일 뿐 아니라, 분단 이후 김일성 전체주의 왕조라는 역사의 암흑 속에서 생존해 온 북한의 영혼들을 해방하기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를 넘어선 자유주의 신학으로 변질된 복음 때문에 무너진 유럽과 미국 교회를 회복하고, 인류 역사 가운데 언약을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거대한 뜻과 계획 가운데 부응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죽어야 우리가 살 수 있다. 하나님 말씀이 곧 법이고 우리의 살 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교회법연구원은 매년 교회법 세미나를 통해 당대 교회와 사회에 대한 이슈를 다루고 있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회와 공동 주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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