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폭력과 난잡을 파괴할 수 있는 르네 지라르의 지성

입력 : 2018.06.03 17:20

[크리스찬북뉴스 추천도서] 니체와 지라르

우상의 황혼과 그리스도
우상의 황혼과 그리스도

정일권 | 새물결플러스 | 368쪽 | 16,000원

르네 지라르(Rene Girard, 1923-2015)에 탐닉한 기독교 학자가 정일권 박사다. 정 박사는 지라르를 두 번이나 만나서 직접 학문적 교분을 갖기도 했다. 지라르는 철학계에서 주로 연구했으며, 국내에도 다양한 번역물이 출판됐다.

정일권 박사는 르네 지라르 사상 연구를 통해 현대 신학, 특히 니체의 신학을 전복시키는 일을 진행한다. <우상의 황혼과 그리스도>는 니체 사상을 철저하게 부정하는 지라르의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정일권은 <십자가의 인류학>에서 르네 지라르의 '미메미스(Mimesis, 모방) 원리'로 문화 원류와 십자가를 비교하면서 진술했다. 지라르는 대속적 죽음을 희생양(Scapegoat) 구도로 제시했다. 그리고 폭력을 성스럽게 만드는 구도(La Violence et Le Sacre)가 문화 원형적 체계로 제시했다.

<우상의 황혼과 그리스도>는 문화 원형을 더욱 드러낸 인물로 니체와 하이데거로 제시했다. 그리고 그 폭력성이 유대-기독교를 향한 것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니체에 대해 더욱 더 과격하게 신들을 죽일 것을 합의한 것으로 주장했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것은, 인류가 신을 죽여야 함을 말했다는 것이다. 폭력을 성스럽게 만드는 메커니즘을 반복하는 것이다. 지라르는 1세기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심으로 '초석적' 죽음 메카니즘을 파괴하고, 성숙한 인류 사회를 구현했다고 제시했다. 그런데 다시 초석적 죽음의 원시적 폭력을 성스럽게 여기는 메카니즘으로 복귀하는 것이 시대정신이 되었다.

그는 이를 디오니소스적 사고(그리스-로마)로 제시했다. 고대 신화에서부터 폭력과 잔인함의 메카니즘을 갖고 있다. 이것은 불교(법화경)에서도 소신공양, 불신공양의 모습으로 갖고 있다. 이것을 '초석적 살해'로 제시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돼지 머리는 인간머리를 대신한 폭력적 제의의 모습이라고 제시한다.

정일권 르네 지라르
▲르네 지라르에 대해 학술대회에서 발표중인 정일권 박사(오른쪽).
정일권은 지라르를 현대 정신의 표상인 니체, 프로이트, 하이데거를 역전시킨 인물로 제시한다. 디오니시스적 매니아(mania)를 숭앙하는 현대 모습은 폭력을 성스럽게 여기는 반복이다. 니체는 신을 죽였다는 선언을 통해, 신화의 세계로 복귀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우상의 황혼과 그리스도>는 니체의 전집을 읽지 않고서도 니체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매우 유익한 도서이다.

정일권 박사는 니체와 하이데거의 정신이 프랑스의 68혁명에서 실현되었다고 제시했다. 68운동은 혼음(0rgia), 통음 난무를 일상화시킨 것으로 제시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서울시청 광장에서 펼쳐지는 퀴어축제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성(性) 행위를 묘사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우리 시대의 한 모습이다. 야수성(animalitas)를 드러내는 것을 인간의 모습으로 보는, 원시적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니체적 사고라고 제시하는 것이다.

<우상의 황혼과 그리스도>는 매우 정선된 글로 진행된다. 그래서 잔잔한 감동과 묵직하게 미는 힘을 받는다. 저자는 니체로 말미암아 원시적 폭력성으로 회귀하려는 한국 교회와 사회에, 그 저항선으로 르네 지라르의 역할을 소개한다. 니체를 거부하려는 학도에게는 매우 긴요한 저술이고, 현대 문화를 이해하려는 학도에게 매우 유익한 도서이다.

고경태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광주 주님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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