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그림 1)
생명현상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1953년에 Nature 지(그림 1)에 제임스 왓슨과 프란시스 크릭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생명의 유전정보라고 알려진 DNA의 3차원 구조가 이중나선형(double helix)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밝히며, 이 DNA가 자신의 이중나선형을 풀면서 자기복제(replication)의 메커니즘이 일어날 것을 예측했다(그림 1). 특히, 이 논문의 중요성은 생명분자인 DNA가 기존의 다른 생체고분자들인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질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구조인 이중나선형으로 이루어졌음을 최초로 밝힌 데 있다. 보통의 생체고분자들은 한 사슬의 긴 구조로 이루어진 것이 일반적인데, DNA는 처음부터 이중 나선형의 긴 사슬구조로 존재하며, 이러한 이중나선형은 부분적으로 풀리면서 다른 단일사슬을 만들기도 하고, 다시 자신과 같은 이중나선형의 DNA를 복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DNA가 결국에는 생체의 주요한 생물학적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들을 생산하는 원천물질인 유전정보물질이라는 것이다.

이 획기적인 논문의 발표 이후 모든 생명과학연구는 그러면 '어떻게 DNA가 그 유전정보를 복제하고 전달되면서, 생물체에 필요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의 생체내의 모든 물질들을 생산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질문이 되었다. 따라서, 이후에 수십 년 간의 동시다발적인 세계적인 연구그룹들은 DNA가 자기복제를 통해서 증폭되며, 또한 DNA는 RNA 라고 불리는 단일사슬로 DNA의 염기배열의 순서대로 전사(transcribe)되고, 이 RNA 가 그 염기배열에 따라 특정한 구조의 단백질을 생산 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히게 되었다. 즉 세포내에서 어떻게 DNA라고 하는 유전정보물질이 전달되고 발현 되어서 생체기능을 나타내는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지의 원리를 밝혀낸 것이다.  그 이후 인간유전자들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를 위해서 1990년도부터 13년간 3조원의 연구비를 투자하여 인간 유전체(genome 게놈, 개체안에 있는 모든 유전자들(genes)의 집합) 전체의 염기배열정보를 밝혀낸 휴먼게놈프로젝트의 연구결과가 2003년도에 Nature 지에 발표되었다. 인간유전체의 모든 DNA의 염기배열의 순서를 결정하고 이들이 30억쌍의 염기배열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었다. 업적도 대단하였지만, 그 연구결과가 매우 의외여서 당시 과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는데, 그것은 인간유전체에서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유전자의 염기배열을 연구한 결과 전체 DNA에서 단지 2~3%만이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유전자 DNA염기배열이고, 나머지 97~98%의 DNA 염기배열들은 단백질로 발현되지 않고, 아무런 기능성이 없는 DNA 염기배열로 존재한다는 것을 발표한 것이었다. 인간의 유전자가 단지 2-3% 만 쓸모 있고 97~98%의 거의 대부분의 모든 정보가 단백질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무의미한 정보 덩어리인 것으로 발표된 셈이다. 이것은 인간 유전자의 엄청난 복합적 기능을 예측하였던 당시의 학계의 분위기에선 분명히 충격파였다. DNA의 염기배열의 순서가 정보라는 면에서 당시의 발견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약 DNA의 염기배열의 정보가 단어적 의미를 내포한 문장적 정보로 가정해서, 위와 같은 발견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만약 'Junk DNA 는 없다. 정말로!' 란 문자적 정보가 인간 유전자의 정보라면, 2003년 인간유전체 프로젝트 결과는 의미 있는 위에 문장정보가 단지 2-3%의 부분에만 존재하고, 나머지는 전부 의미 없는 문자쓰레기로만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그림 2). 마치 다음과 같은 정보가 적혀 있는 책이 있다면, 이 책은 의미 없는 쓰레기 정보로만 가득 찬 책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단지 15개의 정보를 담는데 다음과 같은 식으로 되었다면, 정말 그 책의 정보들은 이해할 수 없는 문자들로 가득 찬 쓰레기(JUNK)책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DNA
▲(그림 2)
그래서 당시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 연구를 주관하였던 NIH의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는 이와 같이 단백질로 발현되지 않는, 그래서 당시엔 해석이 불가능하게 보였던 DNA 염기들을 Junk DNA 라고 명명하였다, 당시에 이 결론은 인간 유전체의 유전정보가 거의 대부분은 쓰레기(Junk) 염기배열로 가득 차 있고, 이것은 진화의 결과 남은 잔존물이라는 주장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정말로 인간이 우주적 지성에 의해, 신의 의해서 설계되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러한 Junk DNA는 자연선택과 돌연변이의 결과로서 진화된 유전자를 만들기 위해 형성된 쓰레기 DNA 염기배열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당시 이러한 Junk DNA 가설은 DNA 는 진화에 근거한 우연의 산물로서 형성되었음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그 이후, 현재까지도 'Junk DNA = 진화의 증거 & 설계의 부재' 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정말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DNA 염기배열이 이렇게 쓰레기 정보로만 가득 차 있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은 수많은 학자들에게 도전을 주기도 하였다. "Junk DNA 는 정말로 JUNK 일까?" 의 질문에 대해서 다양한 반론적 연구결과가 나오는 과정에서, 2003년부터 새로운 초대형 연구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인간유전체의 모든 염기배열의 순서를 다 알고 있으니, 이제는 그 DNA 염기배열의 생물학적 기능과 의미를 본격적으로 찾아보자는 연구가 시작된 것이다. 이것은 인간유전체의 기능을 찾는 초대형 연구 과제로서, ENCODE(ENCyclopedia Of DNA Elements) 프로젝트로 명명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코드(code)화 되어있는 인간 DNA 염기배열의 모든 숨어있는 기능을 풀어보겠다는 목적으로, 'EN-CODE' 란 중의적 제목으로 시작되어, 전 세계 32곳의 저명한 연구기관의 컨소시움의 형태로서 450명의 연구자들이 연구에 참여하여 진행하면서, 2007년도에 1차 연구결과를 그리고 2012년에 2차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특히 2012년 9월에 발표한 2차 연구결과는 세계최고의 학술지인 Nature지에만 6편의 논문을 통해 연구결과를 발표하였고, 총 30여편의 세계적인 연구저널에 그 연구결과를 동시에 발표하였다. 2012년 9월7일자 Science 논문(Science, vol 337, 1159, 2012) 에서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이 ENCODE 프로젝트의 핵심 연구성과들을 그림 3에서와 같이 소개하고 있기도 하였다.

DNA
▲(그림 3)
그럼, 결론은? Junk DNA는 쓰레기가 아니며, 인간 유전체의 2-3%만 기능성을 보이는 것이 아니고, 80%가 확실한 기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도 인간세포 147종의 세포유형에서만 조사를 한 결과였다, 실제로 존재하는 2000여종의 세포유형에 걸쳐 조사했다면 거의 100%의 DNA 의 염기배열이 그 의미와 기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었다. 사실 1차원 문자적 정보에 근거한 유전자-단백질의 발현에 의한 단순한 설명이 아니고, 다변적이고 복합적인 다차원적 정보에 근거한 유전자 및 단백질 합성의 복합적이며 경이적인 조절기능이 DNA의 염기배열에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해석할 수 없었던 DNA 염기배열이 무의미한 쓰레기 더미가 아니라, 확실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마치 슈퍼컴퓨터의 on-off 스위치들을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알려진 2-3%의 유전자 정보라고 가정 한다면. 97-98%의 그 외에 다른 모든 DNA 염기배열은 그 on-off 스위치가 효과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그 기능을 조절하고 다차원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꼭 필요한 하드웨어 세트(hardware sets)들이라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스위치만 달려있는 수퍼컴퓨터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 수퍼컴퓨터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작동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놀라운 기능들이 전체 DNA 염기배열 안에 내재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과학계에서도 더 이상 Junk 란 말을 쓰지 않는다, 대신 단백질을 코딩(coding)하지 않고 있는 DNA라는 면에서 넌코딩 DNA(non-coding DNA) 라는 말을 쓰고 있다. 이들은 특정한 넌코딩 DNA 염기배열 자체 만을 이용하여 염색체의 3차원 입체구조 자체의 공간 배치구조의 변화를 유도함으로 유전자 발현 기능성을 조절하거나, 염색체를 구성하는 성분단백질(히스톤)의 변형, DNA의 염기구조변형(methylation)을 통한 유전자 기능기의 조절, 단백질의 직접적인 합성이 목적이 아닌 다양한 RNA군들(sncRNA, lncRNA 등)의 전사를 이용해서 DNA의 유전정보 발현에 깊이 있고, 놀라울 정도로 의미 있게 관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2015년부터는 미국의 NIH(국립보건원)가 주관이 되어서 4차원 뉴클레옴(4D Nucleome)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유전체(genome)의 물리적인 3차원 구조의 변화가 어떻게 유전자의 발현과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같이 연구하고 있다. 이제는 후성유전학(epigenetic)과 유전자치료(gene therapy)에 근거한 불치병 치료 및 줄기세포기술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예전에 Junk DNA 라고 알려진 넌코딩 DNA 염기배열에 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셈 이다.

DNA
▲(그림 4)
정선호
▲정선호 교수
이러한 점에서 Junk DNA 의 실제 정체는 'Marvel DNA'(놀라운 DNA)라고 볼 수 있다. 창조주 하나님의 설계를 믿는 이들은 처음부터 Junk DNA 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반 과학자들에겐 단지 놀라운 자연의 설계라고 하면서, 자연만을 찬양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 것 같다(자연숭배). 하지만, 지성을 보유하지 못한 자연은 설계를 하지 못한다. 최근의 유전체 연구결과들은 명백하게 놀라운 창조주 하나님의 설계를 증거한다. 정말로 기이한(Marvelous) 설계이다,.. Junk DNA 의 실체는 사실 'Marvel DNA' 로 밝혀진 셈이다. "Junk DNA 는 없다. 정말로!"

정선호(건국대 시스템생명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