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기념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김윤태 박사)는 '교회를 위한 참된 신학'이라는 주제로 지난 12일 과천소망교회(담임 장현승 목사)에서 제35차 정기 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번 논문 발표회에서는 특히 현재 한국교회를 혼란시키고 있는 '이단'들에 대한 논의와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이경직 교수(백석대)는 '교회 일치와 분열의 기준'에 대해 발표했다. 좌장은 권문상 교수(웨신대), 논평은 김재윤 교수(아신대)와 신문철 교수(한세대)가 맡았다.

이경직 교수는 "교회의 중요한 속성인 하나됨과 관련, 한국교회는 교회 안의 수많은 분열과 갈등, 그리고 많은 이단들의 활동 등 두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에 직면해 우리가 다뤄야 할 물음들이 있다. '교회의 분열이 정당화되지 않는 지점과 근거는 무엇인가?'와 '이단을 구분하는 기준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으로, 교회 분열이 어떤 지점에서 정당화되고 정당화될 수 없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칼빈은 일부 교리에서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본질적 교리가 일치하는 경우 교회 분열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며 "이 입장을 따르는 경우, 본질적 교리와 관련해 올바른 가르침에서 벗어난 교회는 더 이상 참된 교회가 아니라 거짓 교회, 즉 이단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교회의 본질적·근본적 교리가 왜곡 또는 잘못됐을 때, 그 교회로부터 분리되는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분열된 교단이 연합을 이루고자 할 때, 교리적 일치를 먼저 이뤄야 한다.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이 공통된 신앙고백서 작성을 통해 개신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추구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그런데 교회의 외적 일치의 폭을 넓히려면 본질적 교리의 범위를 좁히는 방향이 선호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직 교수는 "WCC가 1961년 뉴델리 제3차 총회에 와서야 비로소 헌장에 그리스도에 대한 칼케돈 고백 외에 삼위일체론을 본질적 교리로 추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WCC처럼 본질적 교리의 범위를 매우 제한하면 다양한 교리를 지닌 교회들을 하나로 묶을 가능성은 높아진다"며 "그러나 이는 매우 중요해 보이는 교리들을 각 교회의 결정에 맡김으로써, 그 중요성을 약화시킬 위험을 지닌다. 삼위일체와 복음을 인정하면서도, 비성경적 주장을 하는 이상한 모임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신앙의 근본 조항을 무엇으로 삼느냐에 대한 의견이 서로 다를 때,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교회의 가시적 연합이 불가능해져도, 연합될 수 없는 교회가 무조건 이단이나 거짓 교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의 가시적 일치와 영적 일치의 토대가 되는 본질적 교리가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때 전자와 후자의 교리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기준점과 근거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개교회가 신앙을 버렸거나 교인들에게 죄악된 친교의 교제에 순응하라고 요구할 때, 성도는 그 교회로부터 분리될 수 있으며 분리돼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한국교회가 일부 부족한 점을 확대해 분열의 명분으로 삼은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며 "칼빈도 교회가 거룩성을 일부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교회로부터 분리되는 것은 정당화되지 못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가시적 일치와 연합을 이룰 때 동일한 신앙고백서를 채택하고 고백한다 해도, 구성원들이 고백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 가시적 일치와 연합은 정당하지 못한가 하는 물음도 있을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신앙고백서에 대한 해설을 자세히 하고, 그 해설에 동의하는지 여부를 교회의 가시적 일치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논의를 정리하면서 이경직 교수는 "'교회와 전통'이 근본 조항인 로마 가톨릭, '7대 고대 에큐메니칼 공의회 결정사항'을 기반으로 하는 동방 정교회와 달리, 개신교의 교회 일치는 '다양성 속에서의 일치'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런데 이 '다양성 속에서의 일치'는 본질적·비본질적 교리 사이의 구분을 통해 가능하다"며 "본질적 교리의 핵심에는 복음 선포와 성례 시행이 있다. 하지만 종교개혁 교회는 본질적·비본질적 교리를 정확히 구분하는 경계선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 중심을 이루는 장로교는 본질적 교리뿐 아니라 비본질적 교리도 거의 차이점을 보이지 않지만, 연합과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점은 회개하고 극복해야 할 사안"이라며 "또 유례가 드물 정도로 많은 교회가 이단으로 규정받는 실정에서, 본질적 교리의 범위 설정도 큰 과제"라고 제시했다.

그는 "종교개혁 교회들의 본질적 교리는 사도신경과 신앙고백서가 근간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본질적 교리로 고백할 수 있는 '한국의 신앙고백서'를 만들어야 할 과제가 한국교회와 신학자들에게 있다"며 "100% 엄밀하게는 아니라도, 경계선을 설정함으로써 비본질적 교리 때문에 분열된 경우 상호 설득을 통해 교회의 가시적 일치를 이뤄야 하고, 본질적 교리 때문에 분열해 이단이 된 경우 배교의 죄를 뉘우치고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외에도 탁지일 박사(부산장신대)와 김영한 원장(기독교학술원)이 '터툴리안, 한국 이단을 만나다', '개혁신학적 영적 분별'을 주제로 각각 기조강연을 전했다. 탁 박사는 한국 이단의 특징을 ①누구든지 미혹될 수 있고 ②평범한 사람들이 빠져들며 ③파괴 본능을 갖고 있다는 3가지로 정리했다. 김영한 원장은 "이단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올바른 신학적 기준을 세우고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독론적이고 삼위일체적인 신학의 원리와 윤리적 기준들을 바르게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정선 박사(성서대)가 '거짓 가르침에 대한 교회의 반응'을 주제발표했고, 김성호 박사(서울신대)가 '디트리히 본회퍼의 그리스도 이해', 박성철 박사(총신대)가 '헬무트 골비처의 정치신학에 관한 연구', 안인규 박사(백석대)가 '하나님 말씀의 삼중적 형태에 대한 바르트의 견해: 말씀 선포를 중심으로'를 각각 발표했다. 총평과 폐회기도는 안명준 교수(평택대)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