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국민대회
▲청와대 앞 국민대회 참석자들. ⓒ반대연합 제공
'탈북 여종업원 12명 강제북송 반대 국민대회'가 24일 오후 서울 효자동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개최됐다.

이날 국민대회는 탈북민강제북송반대전국연합 주최로 최근 jtbc 보도로 시작돼 북한의 북송 요구로까지 이어진 탈북 여종업원 12명의 '기획 탈북'설에 반대하고 이들의 북송 반대를 촉구하기 위해 개최됐다.

국민대회 참석자들은 광화문까지 행진하면서 국민들에게 사안의 시급성을 전했다.

먼저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회장 김태훈 변호사는 "여종업원들이 진심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면, 지난 2년 넘는 기간 또는 적어도 문 대통령 취임 후 1년간 한국 같은 자유 사회에서 별말 없이 그냥 지냈을지 의문"이라며 "2016년 4월 이들의 입국 당시 통일부는 '해외에서 한국 실상과 북한 체제의 허구성을 알게 돼 집단 탈북을 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김정욱 선교사 등 자국민 6명의 송환 문제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별도 인권사항임에도, 정부가 이를 구실로 2년만에 입장을 바꾸어 목숨 걸고 넘어온 탈북 종업원들의 경위를 새삼 조사하고 북송으로까지 나아간다면, 이는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민들 또는 그들의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사지(死地)로 내모는 심각한 인권침해이자 자국민 보호의무 위반"이라며 "이는 대통령의 헌법상 책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으로, 헌법 제10조와 65조, 69조에 의한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탈북민 출신 김태희 대표(자유와인권을위한탈북민연대)는 "저도 20년 전 북한 주민이었고, 10년 전 나라 없는 설움을 안고 중국에서 유랑하며 살던 탈북민이었다. 북한에서 가족 모두를 잃고 살려고 몸부림치다 중국까지 가게 됐다"며 "중국에서 며칠간 먹고 입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인간이 사는 것이 먹고 입는 것이 다가 아님을 알게 됐다. 제가 행복하던 그 순간들은 단 며칠에 불과했고, 중국 공안과 북한의 합동 검거 색출에 쫓겨다녔다"고 전했다.

또 "아이를 낳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지만, 세 번의 강제북송 끝에 북한이라는 실체를 더더욱 알게 됐다. 그래서 목숨 걸고 이 땅을 찾아왔고, 받아준 대한민국이 감사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가 찾아온 자유의 땅이 더 이상 우리의 그 감사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지금 거론되는 12명도 저희가 중국에서 북송될까 두려움에 떨고 있던 그 상황에 마주놓인 것"이라고 개탄했다.

김 대표는 "자유를 찾아 여기까지 와서 이제 감사하며 마음놓고 살아도 되는가 싶었는데, 매일 매일이 지옥같은 삶을 살게 됐다.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찾아오고 모르는 사람들이 전화해서 '부모님 보고 싶냐'고 물으면, 우리 자식 같은 그 아이들이 어떤 대답을 할까"라며 "그런데 언론과 민변을 비롯해 정부까지 납북자들과 교환을 검토한다는 소리를 하는데, 교환이 아니라 사지로 밀어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탈북 국민대회
▲광화문까지 행진한 이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반대연합 제공
김태희 대표는 "전국 탈북민들은 정부가 12명의 탈북 종업원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그들을 보낸다는 것은 이 나라 헌법을 뜯어고치기 전에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저들의 북송은 우리 3만 탈북민들에 대한 위협이고 실행 가능한 일이기에, 이 문제만큼은 목숨 걸고 지켜낼 것이다. 중국에서 북송될까 두려워 떨던 우리가, 여기까지 와서 북송의 공포로 산다는 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분노했다.

김 대표는 "'설마 너희들을 보내기야 하겠냐'시는 분들도 있는데, 설마가 사람 잡더라. 그 설마에 속아서 대한민국은 북한에 수없이 퍼주고도 돈만 벌어다 주는 고급 노예 취급이나 받고, 항상 무슨 협정, 협정 번지르르하게 말만 하다 불리하면 프라이팬 뒤집듯 하는 북한에 속아 수 차례 평화조약, 노예조약을 맺었다"며 "그러니 우리 목숨을 가지고 장난질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더 이상 대한민국 현 정부를 믿을 수 없다. 아니, 안 믿겠다. 대신 여러분들, 대한민국 국민들을 믿겠으니, 제가 잘못되면 구출해 달라"고 호소했다.

탈북군인단체 북한인민해방전선(자유수호연합) 최정훈 대표는 "민변 장모 씨는 탈북 여종업원 13명을 일일이 재조사해 자유의사로 왔는지, 김정은 정권 주장대로 납치됐는지 밝혀야 한다고 망발을 했다"며 "이들은 지금 탈북 여종업원들을 사지로 내몰려 한다. 이들이 자유의사로 왔음을 밝히는 순간,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은 모두 처형당한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이를 모를 리 없는 자들이 소위 인권 변호를 한답시고 탈북민들을 이용해 사회에 혼란을 조성하고, 탈북민들을 불안 속에 살게 하고 있다"며 "이들 13명 중 북한에 돌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더구나 이들은 북한과 대화를 위한 이용물이 아니며 타협의 대상도 아니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탈북한 대한민국 국민이며, 3만 탈북민들과 똑같이 자유를 찾아 온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훈 대표는 "김정은이 현대 사회 어느 지도자보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폭군이며 독재자임은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다. 고모부를 처형하고 이복형까지 독살한 김정은 정권이 민변이나 일부 방송사 말대로 '자유의사로 왔다'고 한 탈북 여종업원들의 가족들을 살려 주겠는가"라며 "더구나 북한 당국은 반인권적 폭압정권으로서 그 자체가 거대한 감옥인데, 이들을 김정은의 손에 넘길 것을 검토한다는 자체가 3만 탈북민들에 대한 모독이며 씻을 수 없는 범죄이자 인권침해"라고 성토했다.

탈북 국민대회
▲청와대 인근에서 광화문으로 행진하고 있다. ⓒ반대연합 제공
김은구 대표(서울대트루스포럼)는 '민변은 민주화를 빙자한 북한의 변호인단입니까?'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남침은 소련 비밀문서의 해제로 명백해졌는데도 남한의 북침을 주장하던 사람들은 어떤 반성이나 사과도 없이 또다른 궤변을 만들어내고 있다. 민변은 여종업원 집단 탈북이 '국정원 기획'이라는 고발장을 제출했는데, 북한은 사건 초기부터 본 사안이 국정원에 의한 기획임을 주장했다"며 "이 정도라면 민변이 북한의 변호인이라는 주장도 맞는 말 아닌가? 왜 민변은 북한의 변호인 노릇을 하고 있는가"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인권 변호사가 자신을 치장하는 장식인가? 이게 바로 '강남좌파, 패션좌파'의 전형이 아닌가"라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3조는 무시하고, 선별적·형식적 법 적용으로 북한의 참상엔 눈을 감아버리는 외눈박이 법조인 집단이다"고 비판했다.

또 "북한이 정상국가인 양 애써 공들여 미화하고 변호하는 언론과 민변이 정상인지 의심스러울 뿐"이라며 "북한 주민들의 신음 소리를 끝내 외면하시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외에도 이성구 대표(탈북민북송반대전국연합), 탈북민 김성민 대표(자유북한방송), 이용희 교수(바른교육교수연합 대표), 강철호 목사(탈북, 새터교회) 등이 발언했다.

탈북 국민대회
▲강철호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반대연합 제공
'탈북 여종업원 북송반대·민변의 북송 음모규탄 기자회견 성명서'는 탈북민인 김자은 대표(전국청년대학생연대)가 낭독했다. 다음은 전문.

우리는 자유를 찾아 3만리 대륙과 대양을 돌고 돌아 목숨 걸고 탈북한 탈북청년대학생들이다. 그렇기에 누구보다도 자유와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잘 알고 있다. 지금도 북송이라는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을 12명의 여종원들의 심정 또한 잘 알고 있다. 아울러 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쓰고, 온갖 반역과 죄악을 일삼는 민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지난 5월 14일 민변은 "'북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해결을 위한 대책회의"을 열고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대응 TF"을 했다. 이에 탈북청년대학생들은 탈북 여종업원들을 북송하기 위해 갖은 음모와 악행을 다하고 있는 민변의 죄악에 대해 더는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목숨 걸고 이 자리에 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지금 자유대한민국에서 목도되고 있는 '탈북민 북송'이라는 괴변의 근원지임을 명백히 밝힌다. 우리 탈북청년대학생들은 지옥의 땅 북한으로 탈북 여종업원들을 북송하고자 하는 민변의 죄행을 천하에 고발하면서 다음과 같이 규탄한다.

첫째, 민변은 탈북 여종업원 북송을 위한 음모를 당장 중단하라!

둘째, 기획 북송 불지피는 평양 역적들의 부역자 민변은 자수하라!

셋째, 탈북민들은 자유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보내려면 민변 너희들이 북한에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