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포럼
▲세계적 기독 지성운동 베리타스 포럼이 고려대학교에서 진행중이다. ⓒ김신의 기자
베리타스 포럼
▲오스 기니스 박사(Dr. Os Guinness). ⓒ김신의 기자
1992년 하버드대학에서 시작된 이래 북미와 유럽의 200여 개의 대학에서 2천번 이상 진행된 세계적 기독 지성운동 베리타스 포럼이 23일 밤 고려대학교에서 처음 개최됐다.

23일 고려대 과학도서관 5층에서 진행된 베리타스 포럼은 조영현 베리타스포럼 고려대 대표와 신진 고려대기독학생연합 대표의 사회 아래 <포스트진리 시대에서의 진리>를 주제로 오스 기니스 박사(Dr. Os Guinness)가 강연자로 나섰다.

오스 기니스 박사는 기독교 변증가이자 작가, 또 사회비평가로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1년 중국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부모 아래 태어났다. 1951년엔 유럽으로 돌아와 영국에서 교육을 받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사회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브루킹스 연구소의 객원 연구원, 트리니티포럼 선임연구원을 역임했다. 한국에서는 30여권의 저서 가운데 <고통 앞에 서다>, <인생: 삶의 참된 의미를 찾아서>, <저항: 신앙의 변절을 요구하는 시대를 살다>, <소명>, <진리, 베리타스>, <선지자적 반시대성> 등 10여권의 책이 번역, 출간됐다.

이날 강연에서 오스 기니스 박사는 ‘한 마디의 진리가 세상의 모든 것보다 중요하다(One word of truth outweighs the whole world)’고 했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옛 소련의 대표적인 반체제 소설가 알렉산더 솔제니친(Alexandre Solj´enitsyne)의 말과 ‘진리는 진리 안의 사람들로 하여금 승리하게 한다(Truth prevails for those who live in truth)’는 체코의 평화적 혁명 ‘벨벳 레볼루션’의 모토가 된 말을 언급하며 소련붕괴 때 진리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어 오스 기니스 박사는 진리에 대해 도전하는 사상에 대해 철학, 사회학, 과학기술 세 가지 관점에서 언급했다.

철학에서는 진리가 여럿이라는 니체의 ‘관점주의(perspectivism)’와 진리가 없다면 힘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려는 급진적인 견해를, 사회학에서는 생물학적인 것을 무시하고 느끼는 것에 따라 변하는 성소수자를 비롯해 주어진 것도 없고 법도 없고 한계도 없는(no givens no rules no limit) ‘현실의 사회적 구성(The Social construction of reality)’을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가 사는 요즘 사회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혹과 의심을 가지게 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이것이 계속되진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인간은 회의주의적 삶이 아니라 신실함과 신뢰성에서 살아가야 한단 것이다. 신뢰가 없인 과학도 제대로 되지 못한다. 관계를 돌아보면 신뢰와 진리가 베이스 된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또 “믿는 사람이 이걸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며 “기독교는 당당히 진리에 의거한 종교다. 진리라면 많은 사람이 믿든 믿지 않든 사실이고 진리이며, 진리가 아닌 것은 많은 사람이 믿어도 진리가 아니”라며 ‘진리’의 존재 여부에 따른 결과를 살폈다.

베리타스 포럼
▲오스 기니스 박사(Dr. Os Guinness). ⓒ김신의 기자
오스 기니스 박사는 “파블로 피카소는 천재 화가였지만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강제로 성추행을 하는 등 그 스스로도 자신을 사람으로서는 괴물이었다고 했다”며 “진리가 없다면, 또 우리 세상이 진리를 너무 쉽게 거절한다면 세상은 힘센 사람의 능력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고 그 다음부터는 서로를 조작하고 사용하는 세대로 들어가고, 정말 보기 싫은 흉측한 세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다른 동물과 같은 동물인가? 아니면 성경이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형상을 통해 지음 받은 귀한 존재인가?”라고 물으며 “참 진리 없인 다 조작될 뿐이고 또 온전한 자유도 없다”고 했다.

반면 “진리는 자유를 필요로 하고, 진리를 알면 자유할 수 있다. 또 우리로 하여금 도덕적인 삶을 사는지 도전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진리에 의거해서 우리가 살아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점점 자유를 경험하게 된다”며 “여러분은 진리의 사람인가? 아니면 여러분이 원하는 걸 생각하며 옳고 그름 상관 없이 진리를 거부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당면하는 문젠 하나님께 기도하고 구하며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라. 미국의 크리스천은 고난 받는 희생자라고 생각하는 자세가 있는데 그건 좋지 않은 자세”라며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기독교가 진리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좋은 답을 주는 크리스천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한편 강연 후에는 질의응답시간과 리셉션 및 소그룹 토론이 진행됐다. 베리타스 포럼은 인생의 곤혹스러운 질문들을 던지고 토론하는 장으로, 물질만능주의에 종속되어가는 대학 사회에 대학의 본질을 묻고 진리(Veritas), 삶의 근본적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돕는데 목적을 둔다.

24일 준비된 베리타스 포럼은 <존재하는 것들: 과학자와 철학자의 기독교적 사유>를 주제로 강연안 교수(칼빈 신학교), 우종학 교수(서울대)가 강사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