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장이 또 다시 직무정지되는 사태를 맞은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이 지난 18일 제32회 총회 실행부위원회에서 직무대행에 전 동부연회 감독 이철 목사(강릉중앙교회)를 선출했다.

'감독회장 직무정지' 사태를 여러 차례 되풀이해서인지, 큰 잡음 없이 순탄하게 비교적 빨리 직무대행이 선출됐다. 물론 2차례에 걸친 투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직무정지는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 1월 법원이 선거권자 선출의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감독회장 선거를 무효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말마따나 감리회의 지난 10년 역사는 대표회장 공석 사태와 함께, 대표회장의 불법선거 등으로 인한 직무정지 사태가 반복되는 역사였다. 지난 10년간 제대로 임기를 마친 감독회장은 그나마 보궐선거로 당선된 전용재 전 감독회장뿐이다.

이철 직무대행은 당선 직후 "감리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연회 감독들과 실행위원들과 마음을 함께하겠다"며 "교리와장정대로 오는 9월 말에 (감독회장) 선거를 실시하면 감리회 정상화는 완료될 것이고, 모든 것을 실행위와 의논할 것이며, 추후 재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직무대행만 사심 없이 교리와장정을 준수해도, 감리회 정상화는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다. 그간 감리회는 불법을 저지른 감독회장을 몰아낸 다음,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임시직인 직무대행 또는 임시감독회장이 '욕심'을 드러내면서 더 깊은 혼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비판과 견제'가 없는 특유의 비상식적 본부행정도 계속되고 있다. 감리회 본부 기획홍보실은 특정 언론사 몇 곳에게 모든 일정과 정보를 '아웃소싱'하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홍보실'이라는 이름이 무색한데도, 그들은 변함없이 월급을 받으며 무위도식하고 있다. 교단 내 언론조차 감독회장을 비판하다 징계를 당하는 등 큰 내홍을 겪었다. 이 ‘메소디스트’들은 개선의 여지도 없어 보인다. 사필귀정이다.

이러한 총체적 난국 앞에서, 누구 하나 '내 탓이오' 하고 책임지는 이조차 없다. 지난 10년간 감리회는 교세와 영향력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현장의 작은교회 목회자들은 아우성을 치고 있다. 그러나 개교회, 특히 교단 내 지도급 인사들의 교회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기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형식적으로라도 '우리 모두 회개하자'는 목소리는 없고, 백가쟁명식 교리와장정 풀이와 개혁을 앞세운 상대 비난만 난무하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지만, 감리회는 위아래 할 것 없이 맑고 깨끗함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로만 칼라'를 착용하는 교단으로서, '로열티'를 보여주길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감리회 31회 입법의회
▲감리회 입법의회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