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임원회
▲지난 11일 한기총 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내에 '교단장협의회(회장 김창수 목사, 서기 김명중 목사)'라는 조직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한기총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하고,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연합기관 통합 문제에 대해, 엄 목사의 소속 교단인 기하성(여의도)의 행보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소위 교단장협의회는 "기하성 교단과 총회장 이영훈 목사는 2018년 5월 21일까지 한기총과 한교총의 통합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한기총을 탈퇴하겠다는 종전 입장을 한국교회를 더 이상 우롱하지 말고 이행하기 바란다"며 "기하성 교단과 총회장 이영훈 목사는 한기총과 한교총에 동시 소속돼 있으면서도, 한교총 입장만을 대변하며 한기총의 명예와 회원교단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를 즉각 중지하라"고 밝혔다.

또 "기하성 교단과 총회장 이영훈 목사는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를 인정하는 교단과 교류하면서 한기총 정관 제3조를 위법하며, 한기총 목적에 반하는 이적행위를 했으므로, 기하성 교단의 회원권 중지를 법률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며 "기하성 소속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는 정관 제20조 2항, 제29조 2항을 위반하고 임원회 결의 없이 법인 통합을 독자적으로 강행, 한기총의 업무를 방해했으므로 법률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한기총 개혁에 나서고자 하는 대표회장 흔들기"라는 시각이 많다. 현재 엄기호 대표회장은 회원 교단들에 대한 실사를 공언하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기총은 회원교단 분열시 양측 모두에게 별다른 조치 없이도 회원권을 인정하는 등 난맥상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회원 교단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오히려 재정은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소위 군소교단들이 세력화를 위해 교단장협의회까지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임원회에서도 대표회장이 제기한 안건에 증경회장들을 비롯해 몇몇 총대들이 사사건건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기하성과 대표회장을 몰아내고 한기총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한기총과 한교총의 통합이 실제 이뤄질 경우 이들의 대연합기관 영향력은 한기총 분열 이전처럼 지금보다 현저히 감소할 수밖에 없기에, 통합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지난 임원회에서 연합기관 통합 문제에 대해 용어를 '복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한기총은 이전부터 한기연(이전 한교연)과의 통합 논의 때부터 외부적으로는 '통합'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

그러나 연합기관 통합이 만에 하나 또 다시 실패로 돌아갈 경우, 소위 한기총 교단장협의 이러한 주장은 '좋은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한기총의 역사와 신학, 정관 규정 등을 생각할 때, 'WCC 참여교단'과의 연합기관 구성 문제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교계 관계자들은 "한기총 회원교단들은 매일 신천지가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한기총의 떨어진 위상과 한국교회 전체를 생각한다면, 대표회장에게 마음과 뜻을 모으고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기총은 역사성과 상징성, 대사회적 인지도 등이 있는 만큼, 좀 더 넓은 마음으로 한국교회 전체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규모가 작더라도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통합이 이뤄진 후에도 오히려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