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칼럼] 당신은 하나님을 가졌습니까?

입력 : 2018.05.18 17:21

이경섭
▲이경섭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우리가 하나님의 소유일 뿐더러, 하나님 역시 우리의 소유입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단지 창조주와 피조물 관계로만 보는 입장에서는 허용 불가한 개념입니다.

하나님 주권 사상에 충일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자기의 주인이라는 말에만 익숙해 있으며, 그들은 자신이 하나님의 소유로 구별됐다(be sanctified)는 자체로 흥감합니다. 감히 하나님이 인간의 소유가 된다는 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치부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런 표현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너는 내 것이다"라고 하셨지만 동시에 "나 또한 네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즐겨 쓰는 관용구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출 4:5, 눅 20:37)'은, 하나님은 오직 '택자의 하나님'이시라는 뜻을 넘어, "하나님은 택자의 소유"라는 속격(Genitive Case, 屬格)의 의미도 함의합니다. 우리의 창조주, 구속주, 소유주이신 하나님이(사 43:1, 고전 6:19-20) 망극하게도 우리의 소유가 되셨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산업(inheritance)과 나의 잔의 소득이시니 나의 분깃(몫- portion)을 지키시나이다(시 16:5)", "주는 나의 피난처시요 생존 세계에서 나의 분깃(몫- portion)이시라 하였나이다(시 142:5)." 여기서 "하나님은 나의 산업 나의 분깃"이라는 말은,  "하나님은 나의 소유"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대속물이 되시므로 우리의 소유물이 되심

그리스도가 우리의 대속물이 되셨다는 말과, 우리의 소유물이 되셨다는 말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성경도 어떤 곳에서는 그리스도가 "자신을 하나님께 대속물로 바쳤다(마 20:28)"고 했다가, 어떤 곳에서는 "자신을 우리에게 주셨다(요 3:16, 롬 8:32)" 고 했습니다.

"자신을 대속물로 바쳤다" 함은 우리 죄값을 치루기 위해 그의 목숨을 하나님께 바쳤다는 뜻이고, "자신을 우리에게 주셨다" 함은 우리를 구원하려고 우리의 희생물(소유물)이 됐다는 뜻입니다.

세계 역사를 보면 종이 주인 대신 벌을 받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는 "종이 주인과 동일시 된 소유물"로 여겨진 데서 나온 것입니다. 곧, 주인의 소유물인 종이 주인을 대신하여 벌을 받으면 주인이 받는 것과 동일시 된다는 뜻입니다.

영화 <마지막 황제, 부의>에서, 어린 황제 부의(溥儀, 1906-1967)가 잘못하면 내시나 다른 사람이 대신 벌을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의 대속물인 그리스도는 우리의 소유물처럼 되셨습니다.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바 되었는데(사 9:6)",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어주신 이(롬 8:32)."

이 그리스도를 은혜언약 믿음을 통해 우리가 취하도록 하나님이 경륜하셨습니다. 성경은 이를 좀 더 실감나게 표현하여, '우리의 믿음을 통해 그가 우리에게 먹혀지셨다'고 했습니다.

"나는 하늘로서 내려온 산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나의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로라 하시니라.... 내가 아버지로 인하여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인하여 살리라(요 6:51, 57)."

애굽의 유월절 밤, 이스라엘 집 식구들이 양(羊)고기를 먹은 것이나(출 12:8), 오늘 성찬식에서 우리가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떡과 포도주를 먹는 것은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취하는 상징적인 행위입니다. "축사하시고 떼어 가라사대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고전 11:24-25)".

◈사랑이 소유를 가능하게 하다

하나님이 우리의 소유일 수 있음은, 하나님과 우리가 사랑의 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다만 하나님의 피조물이기만 하다면, 하나님의 소유됨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에 있기에 우리가 하나님께 귀속(belonging)되기도 하고 우리가 하나님을 소유(ownership)하기도 합니다.

사랑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 일방적으로 귀속되거나 소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속성상 대상에게 '귀속'되기를 갈망하는 동시에 대상을 '소유'하길 원합니다.

사실 사랑하는 부부는 서로가 서로에게 '귀속물'인 동시에 '소유자'입니다. 부부가 자기 몸을 자기가 주장하지 못하고 상대방에 의해 주장된다는 것도(고전 7:4), 그들이 서로에게 귀속돼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 된 교회와 남편 된 그리스도 역시 "서로에게 귀속되고 서로를 소유하는" 피동적 소유관계입니다. 그리스도가 교회를 위해 먼저 자신을 내어주고(엡 5:25), 그리스도의 대속적 사랑을 받은 교회는 기꺼이 자신을 그리스도께 드립니다(엡 5:24).

그리고 이 소유는 이미 언급해 온 대로, 주인이 노예를 소유하듯이 강압적이 아닌 상대방이 내게 귀속해오는 것을 수납하는 피동적 소유(passive ownership)입니다. 곧, 자원하여 내가 상대방에게 귀속되어주고 상대방이 기꺼이 내게 귀속해 주는 소유 방식입니다.

술람미 여인과 솔로몬이 주고받았던 소유 방식입니다.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에게 속하였구나(아 2:16)."

하나님은 먼저 자신을 우리에게 내어주시고, 우리는 그 사랑에 강권받아 그에게 우리를 귀속시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 저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산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저희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저희를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사신 자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니라(고후 5:14-15)". 자발적 종(從)인 구약의 "귀 뚫린 종(출 21:6)"과 신약의 "자원하는 종(고전 7:22; 9:19)" 개념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 피동적 소유(passive ownership) 방식은 죄로 무능해진 인간들을 하나님이 소유하시는 부득이한 방식입니다. 인간이 무죄했을 때는, 하나님이 창조주로서 우리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셨고, 인간 역시 그 하나님의 요구에 기꺼이 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범죄 후 무능해진 인간은 자신을 하나님의 것으로 귀속시킬 줄을 몰랐고, 하나님 역시 그것을 요구하시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먼저 자신을 우리에게 내어주어 우리를 살려낸 후, 우리로 하여금 자원하여 하나님께 우리 자신을 드리도록 했습니다.

인간의 죄인 된 연유가 하나님으로 하여금 우리를 소유하도록 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그를 소유하도록 했습니다.   

◈연합으로 말미암는 소유

'그리스도와 우리의 연합'은 한 개체가 다른 한 개체에 흡수 병합되거나, 아니면 연합과정에서 둘의 개체성이 소멸되고 전혀 다른 한 개체로 변생(變生)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귀속(belonging), 소유(ownership)하는 관계입니다.

이는 3위 일체 하나님의 연합에서 발견되는 곧, 3위의 각 인격이 각존(各存)하면서 서로에게 귀속되는 것과 같은 연합 방식입니다.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음을 깨달아 알리라(요 10:30, 38)." 성자와 성부는 일체로 연합 되었으며, 각 위(位)가 서로 간의 '내재(abiding in)'를 통해 '귀속(belonging)'과 '소유(ownership)'를 서로 공유한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와 우리의 연합' 원리를 말하는 성경 구절 역시 유사합니다.  '누구든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시인하면 하나님이 저 안에 거하시고 저도 하나님 안에 거하느니라(요일 4:15)' 입니다.

은혜 언약 곧,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시인하는 믿음을 통해 내가 하나님과 연합을 이루면, 내가 하나님의 소유가 되고(하나님이 저 안에 거하시고), 내가 하나님을 소유하게 된다(저도 하나님 안에 거하느니라)는 뜻입니다.

이에 대해 이해력을 북돋는 말씀이,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 안에 거하나니(요 6:56)"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연합하면(내게 먹히면), 그리스도가 내 안에 거하여 나를 그의 소유삼아 주시고, 내가 그 안에 거하므로 내가 그를 소유한다는 뜻입니다.

위의 내용들은 전능하신 하나님은 우리를 소유하실 뿐더러 우리에게 소유당하기를 기뻐하시는 분이라는 것과, 나아가 우리가 받은 최고의 복과 선물이 바로 하나님 자신임을 가르칩니다. 여러분은 지금 하나님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하나님으로 만족하십니까? 할렐루야!

이경섭 목사(인천반석교회, 개혁신학포럼 대표, byterian@hanmail.net)
저·역서: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CLC)>, <현대 칭의론 논쟁(CLC, 공저)>, <개혁주의 교육학(CLC)>, <신학의 역사(CLC)>, <개혁주의 영성체험(도서출판 예루살렘)>,  <쉽게 풀어 쓴 이신칭의(CLC), 근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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