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예수님께서는 육신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로부터 성령으로 나셔서, 가장 낮은 곳인 마구간에서 탄생하셨습니다. 예수님은 30년간 어머니와 아버지를 위해 효도를 다하신 후, 하나님의 명령이신 복음을 전하기 위해 공생애를 시작하셨습니다.

수많은 병자들, 고아와 과부들과 삶에 지치고 힘들어하는 백성들을 위해 몸소 찾아가셔서 긍휼을 베풀어주시고, 참 평안과 행복을 맛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여 사랑을 다 쏟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섭리하신 목적을 따라, 하나님의 아들을 인정하지 않는 무리들로부터 갖은 수모와 고난을 당하시면서, 결국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극심한 핍박의 와중에, 십자가에 달리시며 하신 '가상칠언' 중에 잘 아시듯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하시고 또 그 제자에게 이르되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대 그 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 집에 모시니라(요 19:26-27)."

특히 기독교는 효도를 중요시하는 종교입니다. 열 가지 계율의 십계명만 봐도, 제1계명에서 4계명까지는 사람과 하나님의 사이에 지켜야 할 계명입니다. 그리고 제5계명에서 10계명까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계명인데, 그 중 가장 먼저 나오는 제5계명이 "네 부모를 공경하라"입니다. 인간들이 지켜야 할 첫 번째 계명인 것입니다. 그만큼 하나님께서는 어미와 아비에게 철저히 순종하고 공경할 것을 명령하십니다.

특히 출애굽기를 보면 사형에 해당하는 죄가 있는데, '반드시 죽일 지니라' 하고 말씀하시는 아주 단호한 법이 있습니다. '반드시 죽일지니라'
라고 하시는 사형에 해당되는 죄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사람을 고의로 죽이거나 무당들, 짐승과 교합하는 자들, 간음하는 자들 정도가 사형에 해당됐는데, 그 중에 '부모를 치는 자는 반드시 죽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출애굽기 21장 17절에도 '아비나 어미를 저주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욕을 하거나 치는 자들은 반드시 사형에 처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로 엄격하게 법으로 정해놓은 것입니다.

요한의 증언에 의하면, 십자가의 주님 곁에 최후까지 남아있던 사람은 몇 되지 않았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어머니 마리아였습니다. "예수의 십자가 곁에는 그 어머니와 이모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가 섰는지라(요 19:25)".

그런데 왜, 예수님은 어머니를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고 "여자여" 라고 했을까요? 어머니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어머니가 아들의 십자가의 고난을 지켜보면서 슬픔이 너무 큰 것을 알고 계셨고, 마음의 상처와 고통을 이미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시 부모로서 자녀가 사형에 해당하는 십자가에 달려 고통당하고 있는 것을 바라본다면, 부모로서 그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나는 당신의 아들이 아닌, 인간 예수가 아닌 메시아,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로, 구원자로 고난을 당하고 있다'고 위로하시는 말씀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너무 아파하지 말라는 애절한 심정이었던 것입니다.

'내가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너무 힘들어 하지 마십시오' 라고 하는, 순전히 어머니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그렇게 부르셨던 것입니다.

또 제자 요한에게는 왜 "보라 네 어머니라"고 했을까요? 주님께서는 당신이 이 세상에 더 있지 않으니, 요한에게 부양의 책임을 주기 위해 그랬을까요? 그건 아닐 것입니다. 부양할 사람이 없어서 그랬다면, 어머니인 마리아가  얼마나 초라해 보였을까요?

어머니 마리아에게는 예수님 외에도 동생들인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있었고, 마리아를 부양할 동생들과 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무슨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에서의 새로운 가족 관계를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라(마 12:50)"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새로운 가족관계가 된 요한에게 "이제부터 네 어머니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천국의 가족인 것입니다. 가족은 실수하고 실패하더라도, 비난하거나 정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위로하고 격려하는 관계입니다.

가족끼리는 상처를 드러내고, 부끄러운 모습도 드러냅니다. 아픔도 실패도 함께 나눕니다. 상처에 약을 발라주고 싸매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혀 허물이 되질 않습니다. 가족 간에는 특히 부모와 자식 간에는 말입니다,

예수님의 사랑 안에도 실패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실패했어도, 다시 십자가로 돌아오면 되는 것입니다. 십자가로 돌아오면, 반드시 회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예수님께서 효도를 다하신 것처럼, 우리 신앙인들도 마지막까지 효도를 다하신 주님의 부모에 대한 사랑을 배우고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부모에게 맛있는 음식과 선물을 드리는 것도 좋지만, 부모의 마음을 고단하게 하지 않는 자녀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라면, 자녀들 앞에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부모에게 효를 다하는 부모가 되어, 자녀들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되는 부모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처참한 십자가 나무에 달리시면서까지 어머니에게 효를 다하셨던 주님의 모습을 우리는 늘 감동으로 담고, 신앙인으로서 효도의 향기를 내뿜는 사랑의 5월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이효준 은퇴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