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가 된 셜록 홈즈
철학자가 된 홈즈

리브 김 | 새물결플러스 | 256쪽 | 14,000원

현재 한국은 실용주의와 물질주의의 영향으로 인문학이 돈(취업) 안 되는 학문으로 취급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실정이다. 그러한 가운데 형이상학은 일반적으로 더욱 현학적이라 하여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 책의 주제인 형이상학은 과학의 최첨단이라 할 수 있는 뇌과학과 로봇공학(AI) 등에서 핵심적 연구주제가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면 조금 복잡해진다. 하지만 이 책을 두고 말한다면,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실재(?) 혹은 그 무엇’에 관한 학문이라 생각하면 쉽다. 

심리철학

우선 철학 하면 머리 아프게 하는 학문이나 주제를 떠올리거나, 일부 그리스도인들 중 믿음을 시험에 들게 하는 학문으로 생각하는 분들, 혹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돈 안 되는’, ‘쉬운 걸 복잡하게 만드는’, 그래서 일반인들은 범접하기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만나게된다.

그렇다. 대부분의 철학에 관계된 책들이 어렵거나 복잡한 진행 과정을 거치고, 다양한 입장들과 그 지류들 때문에 초반(진입)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포기하기 십상이다.

심리철학은 보이지 않는 인간의 ‘의식, 정신, 의지, 영혼’ 등과 같은 것들이 과연 어디에 있으며, 또한 그것이 실재하는 것인지, 만약 그것이 실재한다면 언제부터 실재하는지 등 매우 심미(深微)적인 주제들이라 또 다른 진입장벽이 느껴지는 분야이다.

그런데 심리철학이 지금보다 앞으로 더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인간의 본성과 본질’, 즉 우리의 의식이나 마음, 정서, 의지 등의 기저를 살피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본서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언급되듯 인공지능, 뇌과학, 기계나 다른 장치들로 우리의 신체 일부가 대체되는 포스트휴먼 시대를 앞두고 ‘인간이 누구인가?, 무엇이 인간이게 하는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소크라테스의 근본 질문에 가장 근접해 있는 철학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자녀들의 시대에 과연 어떤 시대가 도래할지 두려움이 증폭되었다(신학적 관점은 차치하고서도).

필로-노블(철학소설)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데 매우 조심스러운 것은, 추리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기에 자칫 ‘스포일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의 내용들을 언급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다.

우선 분명한 것은 ‘재미있다’. 그래서 심리철학 주제들을 습득하는 입문서로 최적이다. 정말 저자는 필력이 좋다. 적절한 긴장과 궁금증, 그리고 복잡해질 수 있는 문제들을 단순화시켜 집중하는 것에 감복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저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니체에 관한 후속작을 계획한다고 밝혔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셜록 홈즈
▲최근 드라마로 제작돼 인기를 끈 셜록 홈즈.
현재의 심리철학

본서는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1장 도입, 2장 동일성의 조건, 3장 현재 보수적 종교의 입장, 4장 정신과 몸의 관계를 통한 정신의 정의와 위치, 5장 자기 동일성, 6장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자유의지 개념의 중요성 등이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라. 다 기억할 필요도 없고, 다 이해할 필요도 없다. 그냥 재미있게 흐름만 파악하라.

하지만, 마지막 범인의 정체인 이 책의 핵심 내용은 무시무시한 충격적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이 책은 현재 심리철학의 관점들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지, 종결된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인공지능’ 관련 정보가 조금 오래된 자료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 내가 두려운 것은 이 소설의 마지막 범인의 실체와 현재 인공로봇 공학에서 정서적 인지 반응에 부분적으로 성공한 인공지능의 실제 출현이다.

정말 ‘자아’의 문제는 우리 문 앞에 와 있다. 오늘 이 책의 서평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정말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기도(사유)의 욕구가 증폭된다.

강도헌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제자삼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