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를 넘어 포용의 길로’ 미로슬라브 볼프는 누구인가?

입력 : 2018.05.13 16:26

제11회 언더우드 국제 심포지엄 주강사

언더우드심포지엄
새문안교회 '새문안'지 4월호에 소개된 미로슬라브 볼프의 생애와 저작, 그의 신학적 토대와 그 내용에 대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그간 언더우드 국제 심포지엄은 해외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신학자들을 초빙하여 한국교회와 성도의 삶을 위한 심도 깊은 신학강좌를 이어왔다. 올해 11번째 심포지엄에서는 인간의 진정한 번영을 위한 공공의 신학에 대한 뜻깊은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주강사인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는 『배제와 포용』, 『인간의 번영』 등 9권의 번역서로 이미 한국 신학자들과 성도들에게 그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는 신학자이다. 오는 5월 26일(토)과 27일(주일) 양일에 걸쳐 진행될 제11회 언더우드 국제 심포지엄에서, 복음의 초월성과 배타성을 유지하면서도 인간 삶의 참된 번영을 위한 신학의 길을 볼프를 통해 경청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미로슬라브 볼프 (Miroslav Volf, 1956년 9월 25일 생)

◈생애와 약력

미로슬라브 볼프는 동유럽 크로아티아 오순절 교회 목회자의 아들로 태어나 당시 가톨릭과 정교회가 주를 이루는 도시에서 자라났다. 공산주의가 주 배경이 되는 문화권에서 기독교 신앙을 지켜가면서 어린 시절부터 신앙 고백의 가치와 의미를 고민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볼프는 고국인 크로아티아에 있는 자그레브 대학교에서 고전 그리스어와 철학을 전공으로 학부학위를 마쳤으며(B.A.) 뒤이어 자그레브에 있는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석사 학위(M.A.)를 마친 후, 독일 튀빙겐대학교에서 위르겐 몰트만의 지도 아래 박사 학위(Dr.Theol.)와 교수 자격(Dr.Theo.habil.)을 취득했다.

이후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쳤으며 현재 예일 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며(헨리 B. 라이트 교수Henry B. Wright Professor), 예일 신앙과 문화 연구소(Yale Center for Faith and Culture)의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2년 루이빌 대학교에서 음악, 정치학, 교육 등 5개 영역에서 최고의 업적을 남긴 인물들에게 수여하는 그라베마이어 상(종교 분야)을 받았다.

삼위일체론, 교회론과 같은 고전적인 조직신학 주제 뿐 아니라 세계 종교와 인류 공영 문제, 지구화, 화해, 직업과 영성 문제 등과 같은 공공신학의 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저서와 글을 남겼다.

특히 『배제와 포용』은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100권의 그리스도교 서적 중 한 권으로 꼽혔으며, 크리스천 센추리(Christian Century) 또한 이 책을 지난 25년간 출간된 신학 도서 중 가장 중요한 책 중 한 권으로 선정된 바 있다.

베풂과 용서 배제와 포용
▲볼프의 저서 <베풂과 용서>, <배제와 포용>.
◈신학 및 주요 저작

그는 삶의 방식으로서의 믿음을 강조하면서 신학은 그 삶의 방식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서술이라고 정의내린다. 곧 믿음과 신학이 일상생활과 삶에서 분리할 수 없는 가르침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신앙, 신학적 관점을 가지고 그는 기독교의 고유한 가치와 진리를 수호하면서도 일상적인 삶의 자리에서 어떻게 참된 삶을 이어갈 것인지를 고민하였다.

볼프가 이러한 신학적 고민으로 삶을 살아간 데는 중요한 배경이 있다. 볼프의 고향은 동유럽 크로아티아로, '인종 청소'에 버금가는 참혹한 전쟁이 벌어진 곳이다. 그 안에서 전쟁과 폭력으로 고통받는 동족의 삶을 보면서, 한 문명 안에서 '정체성(identity)과 타자성(otherness)'의 문제를 숙고하게 되었다. 지적 탐구나 탐닉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그는 동족의 고통을 품고 십자가에 달리신 메시아를 따르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책 『배제와 포용』에 대해 설명할 때, 그 책이 지적 투쟁인 동시에 자신이 전존재로 부딪히며 고민한 영적 여정에 대한 기록이라고 밝힌다. 십자가의 메시지와 폭력의 세상 사이에서 십자가의 길을 따르는 삶과 이를 방관하거나 회피하는 길 사이에서 갈등하며 씨름하는 가운데 그는 삶의 방식으로서의 믿음과 신학을 지속해갔다.

구체적인 해법을 찾아가면서 그는 사회적 구조보다는 사회적 주체에 초점을 두었다. 즉 각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하고 또 타자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그는 자기 정체성과 타자성에 대한 규정, 그리고 이를 다루는 접근 방식의 변화가 인류의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성경적 전통에서 하나님의 속성을 발견함으로써, 배제를 넘어 포용의 길로 나갈 수 있다고 제안한다. 곧 용서하시는 하나님, 영원히 기억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적들로부터 새로운 공동체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을 증언하며 미래 지향적인 새 인류 공동체를 소개하고 있다. 이렇듯 볼프는 삶의 자리에서 고민하면서 폭력과 고통의 문제에 대한 답을 내어놓기 위한 길을 갔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저서인 『인간의 번영』에서는 지구적 인간 삶을 위한 참된 번영의 길을 모색하였다. 제11회 언더우드 국제 심포지엄에서도 이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볼프는 신학이란 인간 삶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정의내리면서, 인간은 무엇을 갈망해야 하는지, 그리고 세상 가운데 참된 삶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탐구한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과 인간 삶에 필수적 양식인 빵이 원천적으로 대립적 관계가 아님을 명시하면서, 인간이 근원되시는 하나님을 추구함으로써 하나님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누리고 즐거워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볼프는 먼저 구약과 신약을 통해 초월적인 하나님이 어떻게 인간 삶에 임하시는 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그는 구약 창세기와 출애굽기에서 세상의 창조에서부터 하나님의 언약과 인간 세상 가운데 임하시는 하나님이 드러남을 강조한다.

이후 신약 전체를 통해 계시된 인간과 세상 전체를 품으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곧 예수님의 성육신을 통해 하나님께서 인간 세상에 오셔서 만물을 새롭게 하시고 이제 온 세상을 하나님과 우리의 집으로 삼아주신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와우북 IVP
▲미로슬라브 볼프의 <인간과 번영>와 소개 메모지. ⓒ이대웅 기자
볼프는 현대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을 인식하면서도 '회심의 힘'을 신뢰한다. 그에게 있어 회심이란 인간의 목적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재확정하는 것이며, 그 목적을 향하여 우리 자신을 새롭게 세워가는 것이다.

그는 참된 회심을 통해 경제적, 정치적, 생태학적인 회복과 건강에까지 이룰 수 있다고 보았다. 곧 우리의 정체성과 목적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얻어가야 참된 인간 삶의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그는 신학함의 방법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밝힌다. 인간 방식을 규정하는 신학의 길과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신학은 하나의 도구이며, 종국엔 세상을 하나님의 집으로 동시에 우리의 집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인간의 참된 번영을 의미하는 것이다.

볼프는 번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와서 좋은 인생, 가치 있는 인생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제시한다. 그리고 참된 인간 번영은 하나님의 초월성을 우선 인정하고 그 영역을 우리 삶에 통합시켜 우리의 목적과 정체성을 바르게 세우는 길임을 명시한다. 더불어 그는 이 비전이 어느 특정 사회의 갈등을 유발하거나 개인을 억누르지 않으면서 모든 인류를 위한 길이 될 수 있도록 제안한다.

미로슬라브 볼프는 현대 사회와 인류의 문제에 대한 시의적절한 고민을 안고, 신학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인간 삶의 자리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하여 시선을 고정하고 인간 갈등과 고통의 문제를 고민하였으며, 더 나아가 참된 인류 공영의 길을 연구하였다. 하나님의 초월성이 우리 삶에 임하는 길과 방법을 연구함으로써 참된 번영의 길과 지구적 공공선을 추구해갔다.

다가오는 제11회 언더우드 국제 심포지엄에서 그의 육성을 통해 들려질 참 인간 번영의 비전을 기대해 본다. 새문안교회 성도 뿐 아니라 한국교회, 또한 교회 울라티를 넘어 한국사회 전체를 위하여 하나님의 말씀과 떡이 들리워지고 또 나누어지기를 소망하며 간단한 소개의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박세훈(새문안교회 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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