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한복현 5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이정익 목사)가 11일 아침 서울 한국중앙교회(담임 임석순 목사)에서 '저출산과 가정해체 문제를 한국교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임석순 목사의 설교에 이은 강태신 박사(안산제일교회 가정사역부 담당)와 송길원 박사(하이패밀리사랑의가정연구소 대표)의 발표 순서로 진행됐다.

"예수님은 어린아이를 통해 천국 보셨다"

먼저 '천국을 세우는 가정'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임석순 목사는 "요즘 주변에서 아이들을 보기가 쉽지 않다. 미래학자들은 '2075년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40%가 줄어들고 2095년에는 절반이 줄며, 이 현상이 그대로 이어지면 200~300년쯤 후에는 이 나라에 한국인이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임 목사는 "그렇다면 어린아이가 없는 것, 어린아이를 보지 못하는 것이 왜 비극일까? 이 문제는 곧 현재 한국사회 가정과 교회가 가진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실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날 이 땅에서 실제로 어린아이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도 문제지만, 어린아이를 통해 천국을 볼 수 없는 우리의 시각도 문제"라며 "우리 자신이 어린아이가 아닌 어른이 되어 버려서 자기 기준대로 보기 때문에 어린아이를 보지 못하고 어린아이를 통해 천국을 볼 수도 없다. 그러나 예수님은 어린아이를 통해 천국을 보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 나라의 질서와 권위를 주님이 어린아이로 오셔서 십자가의 사랑과 희생으로 세우셨다면, 우리 가정의 질서와 권위도 우리가 먼저 서로 어린아이가 되어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고백할 때, 그런 나를 하나님이 사용하심으로 비로소 하나님의 나라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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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 후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윤희 교수(사회, 한복협 부회장, FWIA 대표), 강태신·송길원 박사 ⓒ김진영 기자
저출산·고령화... "교회, 공공보육에 참여해야"

첫 발표자로 나선 강태신 박사는 '가정해체 문제 어느 정도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강 박사는 "출산율이 1.3명 미만일 때 초저출산현상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나라는 2001년도에 이미 진입을 했고 2015년에는 1.08로 최저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지난해 오히려 1.05명으로 더 줄었다"며 "이 변화는 1970년에 4.53명, 1983년 2.06명, 2001년 1.3명의 급격한 변화의 추이와 같이 하고 있어서 그 심각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고령화에 대해서는 "노인 인구가 2015년에 662만 명에서 2030년에는 1천269만 명으로 2배에 이르고, 2050년에는 1천8백만 명으로 3배에 이르게 된다. 너무 빠른 인구 구성의 변화를 우리는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 박사는 이 같은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 가정 해체의 배경으로 과거에 비해 결혼을 필수로 여기지 않는 이들의 증가와 평균 초혼연령의 증가, 황혼 이혼의 증가 등을 꼽았다.

송길원 박사는 '저출산에 대한 가정사역자의 한 시각'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송 박사는 특히 '프레임의 전환'을 제안했다. 그는 "저출산이라는 말은 피곤하고 지겹다. 고령화 역시 따분하다. 사람들은 고개부터 흔든다. 이미 기피용어다. 심리적으로 피하고 싶은 것"이라며 "저출산 대신 다출산이라고 하면 번성과 풍요가 떠오른다. 함께하고 싶다. 고령화보다 장수건강사회로 바꿔보면 어떨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여기서 새 부대란 다름 아닌 새로운 프레임"이라고 했다.

송 박사는 또 교회가 '공공보육'에 참여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문제는 출산이 아닌 보육"이라며 "저학년 자녀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엄마들이 1만5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방과 후 돌봄' 제도가 젊은 엄마들을 '경단녀'(경력단절여성)로 내몰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송 박사는 "교회는 주일 외엔 많은 시설이 유휴공간으로 남는다. 공공재로서 교회시설을 사회봉사의 터전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교회는 단순한 공간 제공을 넘어 인력수급과 사회 신경망 구실까지 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이제 정부주도형의 출산장려운동이 아닌 종교계가 나서 국가의 짐을 덜어줄 수는 없을까?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고 보낸 한국교회가 세금 문제를 넘어서 세상을 감동시키는 일을 찾아내려면 단연 이 일을 꼽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