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예장, 총회장 손덕 목사)가 3일 "한기총에서 일방적으로 대표자 변경을 당했다"고 밝혔다.

예장 총회장 손덕 목사와 총무 정창모 목사는 지난 3일 "지난 1년 반 동안 한기총에서 교단 회원권 문제를 겪으면서 일부 직원의 사문서 변조와 심각한 권한 남용, 의도적 공문 누락 등 심각한 불법을 겪었다"며 "해당 직원의 사과와 재발방지, 한기총의 진정한 개혁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손 목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1월 교단 내 일부 세력이 총회 직인을 불법 도용해 한기총에 교단 대표자를 김모 목사로 명의변경을 신청했다고 한다. 당시 총회장 손 목사를 비롯한 임원진은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임원들은 뒤늦게 소식을 접한 뒤 한기총에 '이의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들은 한기총에서 대표자 명의변경 신청서를 교단 확인절차 없이 그대로 접수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손 목사는 "9월 총회를 통해 대표자를 변경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시 대표자 변경 서류가 접수됐다면, 당연히 합리적으로 의심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허술한 시스템이라면 누구나 직인을 도용해서 한기총에 자신이 교단 대표자라고 등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대표자 변경 서류에 문제가 있음이 발견되자, 이를 다른 문서로 몰래 바꾼 의혹도 제기했다.

손 목사는 "애초 이탈측이 접수한 대표자 변경 신청에 오른 이름 중 부회계 양모 목사의 서명이 있는데, 확인 결과 양 목사는 회의에 참여하거나 서명한 적이 없었다. 양 목사는 이에 대한 사실확인서까지 작성했다"며 "이후 한기총에 대표자 변경서류를 다시 떼어보니 양 목사의 서명이 사라진 문서가 있었다"고 말했다.

손 목사는 대표자 변경 신청서의 원본과 교체본, 양 목사의 사실확인서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한기총 사무국이 자의적으로 예장 총회 측을 '행정보류'로 통보했으며, 서류 발급도 거부하고 총회 소집도 통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손 목사는 "2017년 초 서류 발급을 위해 한기총 방문했을 때, 사무국장 A씨로부터 '예장 측은 행정보류되어 서류발급을 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그래서 4월 7일 한기총 임시총회 때도 아무런 소집 통보를 받지 못해 참석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한기총 임시총회 소식을 알았지만, 행정보류 상태라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총회 당일 배포한 회의록을 보니 회원교단 명단에 우리 교단이 정상적으로 표기돼 있었다"면서 "사무국장 A씨가 임원회나 실행위에 언급도 되지 않은 우리 교단의 행정보류를 임의로 통보한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 교단은 연합활동의 가장 중요한 대의원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예장 총회는 한기총에 총대 2인을 파송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8월 24일 임시총회에 무려 4명이나 이름이 올라간 것.

손 목사는 "알고 보니 한기총이 우리교단에 기존 2인에 더해 이탈 측 2인을 총대로 추가한 것이었다. 우리뿐 아니라 이탈 측에게도 회원분담금을 받아 총대권을 부여한 것"이라며 "당시 이탈 측은 한기총 회원으로 인정받지도 못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손 목사는 "한기총 내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불법적 문제를 바로잡고자 수 차례의 공문과 이의신청서, 증명서를 발송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한 차례도 받지 못했다"며 "알고 보니 공문은 대표자에게 전달되기는커녕, 국장 선에서 정리됐더라. 지난해 보냈던 공문을 확인해 보니 총무와 대표회장 결재가 없었고, 아예 전달조차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기총 A국장은 행정보류 통보 등에 대해 "상관인 사무총장 지시에 따랐을 뿐, 자신이 임의로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우리 업무 체계는 사무총장 지시를 받고 따르는 것이다. 내가 아니라고 해도 행정보류를 시키라고 하면 그대로 할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또 "한기총 행정 특성상 서류가 접수되면 그대로 받아줄 뿐, 추가 확인은 거치지 않는다"며 "당시 교단 분쟁이 있는지도 몰랐고, 무엇보다 우리는 교단 내부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저 직인이 맞는가만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공문을 누락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무총장에 보고했지만, 결재 승인이 나지 않았다"며 "공문을 사무총장에게 보여줘도 그냥 두라고 하면 그냥 두는 수 밖에 없다. 그러면 결재를 못 올린다. 그때는 사무총장에게 먼저 보여주고 결재 여부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대표회장과 예장 측의 자리를 마련하고 교단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다했다. 이 교단을 잘못되게 하려고 했다면 왜 이런 일을 했겠는가"라며 "손 목사님이 좋아지고 교단이 나아지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사과할 수 있지만, 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사과하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