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아침묵상
▲김진홍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에게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출 3:10)".

지도자의 상상력과 비전이 비상 시국에 얼마나 중요한 지의 예를 들어보자. 구약성경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 모세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종살이한 세월은 장장 430년에 이른다. 그렇게 긴 세월 동안 백성들의 한(恨)이 하늘에 사무쳤던 때이다. 하나님께서 백성들의 사무치는 한을 보시고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모세를 보내셨다. 출애굽기 3장 10절에서 이르기를 "내 백성을 인도하라" 이르셨다.

80세에 이른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40년에 걸친 망명생활을 끝내고 여전히 종살이하고 있는 동포들에게로 갔다. 동포들에게로 간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 중의 하나였다.

첫째는 ‘바로 왕을 타도하자! 독재자를 물리치자!’고 선포하는 길이다. 운동권 내지 좌익(左翼)이 선택하는 길이다.

둘째는 ‘권력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니 바로 왕의 권력에 저항하지 말고 순종하며 조용히 살자, 하늘로부터 오는 영적 위로를 받아들이며 순종하는 삶을 살자’고 하는 길이다. 보수진영 우익(右翼)이 선호하는 길이다.

그렇다면 모세는 어느 길을 선택하였던가?

우(右)도 좌(左)도 아닌 제3의 길이었다. 바로 왕의 체제 아래 살아가는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길이었다. 바로 왕이 다스리는 기존 질서 안에 살아가는 어떤 종교인도 사상가도 정치가도 생각할 수 없는 제3의 길이었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 약속의 땅이다. 이는 대안(代案, Alternative)의 제시이다.

정치적 상상력이 있고 민족이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