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지난 4월 27일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논평을 1일 발표했다.

샬롬나비는 이 논평에서 "한반도 문제의 핵심인 비핵화 문제가 원론적으로 거론되어 기본적으로 북미 대화에서 이뤄져야 할 비핵화를 선언문에 명시한 것은 성과"라며 "하지만 핵폐기의 핵심을 건드리지 못했다. 김정은의 입에서 '비핵화'에 대한 육성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북핵 폐기'라는 정확한 표현은 실종되었다"고 했다.

이들은 "비핵화는 형식적 선언일 뿐 핵 폐기의 구체적인 로드맵은 명시되지 않았다"면서 "비핵화를 명문화했으나 구체적 이행 방안·시기 빠져 있다. 김정은이 비핵화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본인 입으로 분명한 의사를 밝혀야 했다. 한국민과 국제사회를 향해 '비핵화하겠다'는 선언적인 내용을 육성으로 한마디 남겨야 했다. 이것이 빠져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언에는 북한의 핵무기, 핵시설, 핵사찰 등에 대한 초보적 언급도 없다. 선의로 해석한다면 트럼프와 회담에서 진전된 입장 표명을 위해 뒤로 미뤘을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반도 정전체제를 끝내고 군축 실현 등 평화정착의 큰 첫발을 내디뎠다"면서 "판문점 선언은 10·4 선언과 달리 종전 선언 시기를 못 박고, 참여 국가도 명시했다. 이번에 남북 간 합의나 선언에서 '군축'이 공식 언급된 건 1992년 2월 체결된 남북 기본합의서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또 "판문점 선언에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은 들어갔다. 김정은이 여기 서명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 표현을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로 가는 전 단계로 본다면 이 표현은 진전으로 볼 수는 있다. 북한 인민의 기본권 문제는 거론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데 이는 북미 정상 회담에서 거론되기 바란다"고 했다.

샬롬나비는 "이제 핵 폐기는 절차와 시기가 확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핵 폐기 이행 후 북미 수교로 이어져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야 말로 25년간의 협상은 종직부를 찍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판문점 선언은 북미회담의 결과를 지켜보고 북한의 핵폐기 약속이 완전히 실현되는 것을 보고 난 후에 국회에서 비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선언은 정권 차원을 너머서서 국가적 대북정책의 가이드 라인으로 실천되도록 해야 한다. 대북 경제 지원은 비핵화 이행 다음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아래는 논평 전문.

복음주의조직신학회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크리스천투데이 DB
"완전한 비핵화"합의는 성과이나,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핵 폐기"정확한 표현은 실종되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핵 폐기 절차와 시한 명시로 이어져 북미 수교로 결실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4월 27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 공동 발표했다. 이 선언문엔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 완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로드맵이 담겼다. 평화체제 구축 항목 3항엔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 판문점 선언에서 두 정상은 정기적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한 수시 논의를 하는 데도 합의했다. 가을에 평양 답방, 8·15 이산상봉 추진, 개성에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서해 NLL 평화수역 조성, 동해선·경의선 철도 우선 연결 등에 합의했다. 판문점 정상회담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분쟁의 상징이었던 판문점과 최후 냉전지역인 한반도에 올 화해와 평화의 희망을 보도록 했다. 샬롬나비는 판문점 선언이 미북회담에서 구체적인 결실을 거두기를 기대하면서 다음같이 평가한다.

1. "완전한 비핵화" 합의는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핵 폐기"라는 정확한 표현은 실종되었다.

한반도 문제의 핵심인 비핵화 문제가 원론적으로 거론되어 기본적으로 북미 대화에서 이뤄져야할 비핵화를 선언문에 명시한 것은 성과이다. 하지만 핵폐기의 핵심을 건드리지 못했다. 김정은의 입에서 "비핵화"에 대한 육성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북핵 폐기'라는 정확한 표현은 실종되었다.

2. 한반도 정전체제를 끝내고 군축 실현 등 평화정착의 큰 첫발을 내디뎠다.

'판문점 선언'에는 "더 이상 전쟁 없다"라는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전환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추진 시점도 정전협정 65년인 올해로 못박았다.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내용도 있다. 판문점 선언은 10·4 선언과 달리 종전 선언 시기를 못 박고, 참여 국가도 명시했다. 북한에 대한 포괄적 지원 약속은 노무현-김정일 간 10·4 선언을 계승했다. 특히  '판문점 선언'에서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軍縮·군비 축소)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남북 간 합의나 선언에서 '군축'이 공식 언급된 건 1992년 2월 체결된 남북 기본합의서 이후 처음이다. 당시 남북은 기본합의서에서 "(남과 북은) 군사적 신뢰 조성과 군축을 실현하기 위한 문제를 협의·추진한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판문점 선언에서 '군축을 실현해 나간다'고 명시한 점은 1992년 기본합의서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3. 비핵화는 형식적 선언일 뿐 핵 폐기의 구체적인 로드맵은 명시되지 않았다.

'완전한 비핵화' 합의는 형식적이고 추상적이다. 진보성향의 뉴욕타임스(NYT)는 "시간표도 없이 종전 추진... 대북 제재·군사옵션 카드 날렸다." 보수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文, 김정은 말만 보증해줘"고 "비핵화 진전된 논의 없어"고 비판한 것은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야 한다. 비핵화를 명문화했으나 구체적 이행 방안·시기 빠져 있다. '비핵화 핵심 의제'라 해놓고 그 내용은 선언문 맨 뒤에 3문장으로 두루뭉술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번 선언은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명기한 9·19 성명보다 후퇴했다. 김정은이 비핵화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왜 본인 입으로 분명한 의사를 밝혀야 했다. 한국민과 국제사회를 향해 '비핵화하겠다'는 선언적인 내용을 육성으로 한마디 남겨야 했다. 자신이 도장 찍은 합의문에 나온 핵 관련 표현이라도 그대로 읽었어야 했다. 이것이 빠져 아쉬운 점이 있다. 그래서 "북한에 대한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명기했던 2005년의 9·19 공동성명보다 후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천 전 수석은 "1991년 채택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비교해도 나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초보적 핵개발을 시작하던 27년 전 만들어진 이 선언에도 '핵무기의 제조, 보유, 사용 등을 하지 않는다' '우라늄 농축 시설을 보유하지 않는다' '(핵)사찰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번 선언에는 북한의 핵무기, 핵시설, 핵사찰 등에 대한 초보적 언급도 없다. 선의로 해석한다면 트럼프와 회담에서 진전된 입장 표명을 위해 뒤로 미뤘을 가능성은 있다.

4.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길라잡이(핵 무기 제거 절차와 시한 및 주민의 인권)가 되었다.

판문점 선언에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은 들어갔다. 김정은이 여기 서명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표현을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로 가는 전 단계로 본다면 이 표현은 진전으로 볼 수는 있다. 북한 인민의 기본권 문제는 거론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데 이는 북미 정상 회담에서 거론되기 바란다.

5. 여태까지 남북 정상 선언은 구체적인 이행과는 달랐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00년 김대중과 김정일의 회담의 6·15 공동선언, 2007년 노무현과 김정일의 회담의 10·4 공동선언도 두 정상이 합의해 발표한 선언문이지만 상당 부분의 내용이 이행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판문점 선언의 이행 여부를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이번 선언문에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표현하여 '완전한 비핵화'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그러나 이것조차 2005년 합의한 9·19 공동성명보다 후퇴한 내용이다. 9·19 공동성명엔 '북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 포기를 공약했다'는 명확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고 검증까지 명기했었다. 하지만 북은 그 후 1년 만에 첫 핵실험으로 한반도에 핵 먹구름을 몰고 왔다. 문대통령과 실무진은 이러한 과거의 전례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세밀하게 보완해 나가야 한다.

6. 구체적인 핵폐기로 나아가고 북미 수교로 나아가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이번에 합의된 내용 상당 부분이 과거에도 합의되었던 사항들이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실질적 이행이다. 핵무기·핵시설·핵물질 처리방법, 핵무기·핵시설·핵물질의 신속한 폐기시한, 국제기구 요구에 부합하는 사찰 방식과 검증절차에 대해 구체적 실행방안 합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북핵 폐기 타결은 오는 6월 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져야 하는 만큼 이제 북핵은 우리 손을 떠나 북미 정상회담만 쳐다보아야 하게 됐다. 이제 핵 폐기는 절차와 시기가 확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핵 폐기 이행 후 북미 수교로 이어져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야 말로 25년간의 협상은 종직부를 찍어야 한다.

7. 대북 제재 국제 공조는 핵폐기까지 철저히 이행되어야 한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폐기가 합의된다 해도 실제 북의 핵시설, 핵무기 및 핵물질들을 폐기하는 과정엔 시간이 필요하다. 남북의 경협 이행도 미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로 미루어져야 한다. 북한이 과거 25년간처럼 합의 이행을 흐지부지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북핵 폐기가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 현 수준의 제재와 압박이 유지돼야 한다.

8. 국회는 이를 비준하고 정권을 너머서는 대북 정책이 펼쳐져야 한다.

여야당은 당리당략에서 보지 말고 국가 미래라는 큰 테두리에서 보아야 한다. 이번 판문점 선언은 북미회담의 결과를 지켜보고 북한의 핵폐기 약속이 완전히 실현되는 것을 보고 난 후에 국회에서 비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선언은 정권 차원을 너머서서 국가적 대북정책의 가이드 라인으로 실천되도록 해야 한다.

9. 대북 경제 지원은 비핵화 이행 다음에 이루어져야 한다.

합의문엔 '(2007년 남북 정상회담) 10·4 선언 합의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고 돼 있다. 당시 통일부가 추산한 10·4 선언 이행 필요 금액만 14조3000억원이었다. 실제로는 그 몇 배가 들어갈 것이다. 100조원 이상 들어갈 것이라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이런 엄청난 대북 지원은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하고, 그것도 북핵이 완전히 없어진 뒤에야 가능한 것이다.

2018년 5월 1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