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땅에서 교회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야 하는가?

입력 : 2018.04.29 19:50

[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예수는 어떤 공동체를 원했나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교회 공동체를 꿈꾸며


예수는 어떤 공동체를 원했나
예수는 어떤 공동체를 원했나

게르하르트 로핑크 | 정한교 역 | 분도출판사 | 308쪽 | 9,500원

현재 교회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 '정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일까?' 이러한 고민과 질문은 많지만, 정작 우리가 그리는 교회의 모습은 추상적이고 이상적이다.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교회의 모습이라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모습은 거의 없는 듯하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세우시기를 원하셨던 공동체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에 대한 일치된 그림이 없다.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라는 구호는 있지만, 신약시대의 교회가 실제적으로 어떤 모습이었는지에 대한 관심은 적다.

튀빙겐대학교 가톨릭 신학부에서 신약성서학 교수로 재직했던 게르하르트 로핑크 신부는 <예수는 어떤 공동체를 원했나?>에서 하나님 나라와 교회의 관계를 탁월하게 밝히고 있다.

예수님께서 세우시길 원하셨던 공동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하나님 나라와 교회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선포하셨고, 자신이 곧 하나님 나라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복음서에서 보여지는 예수님의 선포와 사역의 중심에는 '하나님 나라'가 있었다. 즉 하나님의 통치와 다스림이 자신을 통해 성취됐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강조하셨던 하나님 나라는 교회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저자는 예수님께서 세우기 원하셨던 공동체는 구약의 이스라엘과 연속선상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예수님의 말씀과 사역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된다. 특히 12제자의 구성의 '예언자적 표징행위'로 파악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이방인의 빛이 돼야 했다. 하나님 나라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야만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도리어 어둠으로 쫓겨나게 될 운명에 처했다. 예수님에게 제자들은 거룩한 남은 자들이나 이스라엘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온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존재이자 언젠가는 충만한 숫자로 모여 이루어져야 하는, 종말론적 이스라엘을 예표하는 존재였던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이스라엘)은 그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만민을 위한 '구원의 보편적 징표'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이후에 탄생한 그리스도의 공동체는 성령 하나님의 임재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선취를 맛보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는 성령 하나님을 통해 교회에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경험되게 된다. 하나님의 영이 있는 곳에 모든 차별은 지양된다. 모든 장벽은 무너진다. 하나님의 영은 화합의 영이며, 평화의 영이며, 진리의 영이다.

저자는 다른 성서학자들이 많이 주목하지 않았던 한 단어에 집중하면서, 하나님의 공동체가 어떠한 모습이었는지를 밝힌다. 이는 '서로'라는 단어이다. 'ἀλλήλων'은 개역개정에서 '서로, 피차, 각각'으로 번역되는데, 주로 '서로'로 번역되었다.

저자는 이 단어의 용례를 살피면서, 공동체의 특징을 "서로 함께"를 실천하는 것에 있음을 보여준다. 공동체 안에서는 모두에게 책임이 있으며, 온 공동체가 하나님의 영을 받았고, 서로 사랑해야 한다. 여기서 로핑크는 신약성서의 사랑은 보편적 인류애가 아닌, 거의 예외 없이 공동체 내의 형제애를 뜻한다고 말한다.

예수 제자 12제자 공동체 마지막 만찬 로핑크
세상과 구별된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은 대조 사회 혹은 대척 사회로서 존재한다. 대조 사회로서의 교회는 세상과 전적으로 다른 모습이다. 그리스도를 통해 성화되어 그분의 진리 안에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교회다. 여느 사회의 거짓과 허위와는 날카롭게 대조된다.

교회의 거룩함은 세상의 거짓을 폭로한다. 대조사회로서의 교회는 빛으로 밝히 드러난다. 교회는 스스로 거룩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하나님의 구원 행위로 인하여 거룩해진다. 용서받은 백성은 죄가 없는 교회의 모습이 아닌, 희망이 자라나는 교회의 모습으로 세상과 차별화된다.

"십자가와 고난의 역사라고는 또 다시 없는 그런 교회가 아니라, 그리스도와 더불어 죽되 또한 그분과 함께 일으켜지기에 거듭 새삼 부활절을 경축할 수 있는 그런 교회를 말한다(244쪽)".

교회론에 대한 다양한 책이 있지만, 로핑크의 이 책은 꼭 한 번은 참고하는 책이다. 즉 교회론의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부제에서 보여지듯 '그리스도 신앙의 사회적 차원'을 분석한다는 것은 다소 생경한 경험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원초적 교회의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고, 현재 교회가 배우고 닮아야 하는 부분은 계승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모든 이론이나 사상은 당시의 상황에 대한 대안이나 응답일 것이다. '삶의 자리'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질적인 부분은 소중하게 간직하면서, 지금 현재 이 땅에서 교회가 어떠한 모습으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성서적, 신학적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공동체가 많아지길 기대하게 된다.

모중현 크리스찬북뉴스 명예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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