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어던
리바이어던

토머스 홉스 | 최진원 역 | 동서문화사 | 704쪽 | 15,000원

<리바이어던(Leviathan)>은 영국 시민혁명기 정치사상가인 토머스 홉스(1588-1679)의 대표 저작으로, '교회 및 시민의 공동체의 내용·형태·권력'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 홉스는 시민 사회의 성립과 정부 구성의 원리를 사회 계약론 위에 세운 최초의 근대 정치철학자이다.

세계 정치사상의 혁명서인 이 책은 서론·결론 외에 4부 4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651년 영국 혁명정권 아래 출판되었으며, 망명 중이던 홉스는 이로 인해 귀국하게 되고 왕당파로부터 크롬웰을 위해 쓴 것이라는 공격을 받았다.

그의 근본 주장은 자연적인 불가침의 자기보존권에서 정치 권력의 절대성을 끌어내어 종교도 정치권력에 종속시키려 했다.

제1부는 인간, 제2부는 코먼 웰스, 제3부는 그리스도교의 코먼 웰스, 제4부는 어둠의 나라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제3부와 제4부는 교회에 대한 비판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평등하되 자연 상태에서는 '만민은 만민에 대해 싸우는 상태'에 있으며, 이 자연권의 자기부정을 벗어나기 위해 이성(理性)이 스스로 발견하는 자연법에 의해 자연권을 제한하고 절대주권 설립의 사회계약에 의해 국가가 성립한다고 주장하였다.

홉스는 이 책에서 인간론, 국가론, 그리스도교 국가론 등을 다루고 있다. 그는 국가를 '인조인간' 즉 인간이 만들어낸 거대한 인간적인 존재로 기술했다. 본래 '리바이어던'이란 구약성서 욥기 41장에 나오는 바다의 괴물 이름으로서, 인간의 힘을 넘는 매우 강한 동물을 뜻한다.

홉스는 국가라는 거대한 창조물을 이 동물에 비유한 것이다. 성립 과정에 대해 여러 가지의 억측이 있으나, 사실 홉스는 영국에 그때까지 주권의 소재가 명확치 않았던 사실이 내란 혁명의 최대 원인이라 확신하고, 인간 분석을 통해 주권의 필요성을 논하고, 절대주권을 확립함으로써 인민의 안전과 평화를 달성할 것을 원해 이 책을 저술한 것이다.

이 책은 4부로 되어 있다. 국가는 자연인보다 강한 인공적 인간이다. 그러므로 주권은 전체로 생명과 운동을 주는 인공의 혼이고, 위정자들과 그외의 사법 행정에 종사하는 관리들은 인공의 관절이며, 상벌은 신경이고, 개개인의 부와 재산은 힘이며, 인민의 안전은 그 업무이고, 고문관은 기억이며, 공평과 법은 인공의 이성과 의지이고, 화합은 건강, 소요는 병, 내란은 죽음이다. 이처럼 홉스는 국가를 인간에 비유하고 있다.

인공적 인간의 본성을 설명하기 위해, 제1부는 그 소재이자 창조자이기도 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살핀다. 제2부는 어떻게 해서 또 어떤 계약에 의해 국가가 만들어지는지, 주권자의 각종 권리 및 정당한 권력 혹은 권위란 무엇인가를 설명한다. 또 제3부로 그리스도교적 국가란 무엇인가. 제4부 암묵의 왕국이란 무엇인가 등을 각각에 걸쳐 고찰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제3부와 4부에 서술되어 있는데, 로마가톨릭 교회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강조했다. 신앙은 단지 내면적인 문제이고 국가는 이것을 구속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로마가톨릭 교회가 지상의 국가에 대해 총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성경의 잘못된 해석에 의한 것이라며, 로마가톨릭 교회를 통렬히 비난하고 있다.

"우리 구주는 교회지도자들에게 강제력을 넘겨준 일이 없다. 우리 구주가 그들에게 넘겨준 권력은 그리스도의 나라를 선포하고, 사람들이 그 나라에 복종하도록 설득하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교시와 충고로써 가르치는 권력일 뿐이다. 그러므로 열두 사도와 기타 복음전도자들은 교사들이지 사령관이 아니며, 그들의 가르침은 법이 아니라 유익한 충고일 뿐이다."

명확하고 자세하게 사회 계약론에 대해 말한 최초의 근대 철학자는 바로 토머스 홉스다. 그는 서로 다투던 자연 상태 속의 사람들이 그들이 가진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주권을 창조했다고 보았다. 국가에 의해 개인의 권리는 억류됐고, 그의 방어와 좀 더 기능적인 사회를 위해 그의 권리가 돌아왔으므로, 사회 계약은 실용주의적 자기이익 추구의 바깥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홉스는 인간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향할 가능성으로서의 '자연상태'를 상정하고, 이 전쟁 상태에서 평화 상태로 전환할 가능성을 국가에 요구했다.

리바이어던
▲영화 <리바이어던> 중 한 장면.
철학자 토마스 홉스의 대표적인 저술인 <리바이어던>은 그 담고 있는 내용의 깊이와 폭에 의해 자체가 압권일 뿐 아니라 철학이 인류에게 남긴 불후의 걸작 중 하나이기도 하다.

홉스는 자신의 이 대작에서 자연·인간·정치·종교에 대한 포괄적인 이론을 펼쳤다. 이 걸작의 특징은 생동감 넘치는 언어 구사, 일사불란한 논증 조직, 철두철미 일관된 논리, 방대한 규모의 체제, 그리고 이 모든 요소를 떠받치는 학식과 정신력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실제로 정치철학 분야에서 영어로 쓰인 책 중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헤겔, 마르크스와 어깨를 겨눌 수 있는 유일한 저술이라고 판단된다.

홉스는 이 책에서 전통 세계의 와해 현상을 과학적 방법으로 분석하여 최초의 자연과 인간 질서를 드러내고, 이 자연 질서에서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리바이어던으로 대표되는 정치공동체를 창출할 수밖에 없음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리바이어던>은 정치권력에 관한 체계적 분석이다. 젊은 시절 홉스의 최초 관심은 고전에 있었고, 그래서 최초의 작품은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Thucydides)의 글을 번역한 것이었다. 그후 그의 관심사는 과학과 철학으로 확장되었다. 홉스는 두 차례(1629-31년, 1634-37년) 유럽 여행을 통해 사상적 지평을 넓히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는 정치학에로의 위대한 여정을 떠나게 됐다.

위대한 이 저작에 대해 상당수의 독자는 그 탁월함에 대해 놀라워하면서도, 읽기가 쉽지 않다고 고백한다. 이 책 앞부분은 주로 정치철학을 논하고, 후반부는 기독교 교리에 관심을 두고 있다.

홉스의 비판론자들은 그가 인간을 전쟁 상태에서 파악했음을 비난하고, 인간은 신에 의해 도덕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그들이 옛 질서와 근대적인 개인 사이의 모순을 간파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 책은 법과 정치 사상에서 큰 영향을 주었다.

혹자는 글로벌 차원에서의 정치 논쟁이 찬성이든 반대이든 수정이든, 근본적으로 홉스의 논리를 둘러싸고 전개될 것이라고 말한다. 홉스가 그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역사와 전통과 논리학 그리고 성서까지 논거로 들고 있기 때문에, 근대 국가론의 초석이 된 명저 <리바이어던>은 분명 흥미로운 책이다. 사상사와 정치철학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도전해볼만한 고전이다.

"백성의 참다운 자유, 즉 통치자가 명령한 일에 대해 불의를 범하지 않고 거부할 수 있는 자유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국가를 세울 때 우리가 어떤 권리를 양도했으며, 어떤 자유를 스스로 포기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복종이라는 행위 안에는 의무와 자유가 모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