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성경
▲오감성경 체험활동 모습. ⓒ오감성경 제공
오감성경사역연구원 김성찬 목사님의 특별기고 시리즈 ‘교회교육의 바른 대안을 위한 제안’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4월 말, 5월이 되기 시작하면 주요 교단은 물론 선교기관에서 여름사역을 겨냥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쏟아집니다. 봄이 짙어가는 만큼 여름사역을 준비하는 현장은 분주합니다. 제가 사역하는 교회에서도 장소를 정하는 것 하나만 가지고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야 프로그램이 매번 정해져 있어서 프로그램으로 고민하는 것은 적지만, 그래도 여름사역은 긴장의 연속입니다. 가장 많은 자원과 인력, 시간이 투입되는 것만큼 담당 교역자는 물론 실무교사까지 온통 관심은 성경학교/수련회입니다. 자, 그런데 우리가 한 가지 짚고 갔으면 합니다.

각 교단과 단체마다 내놓는 여름사역 주제들은 '여름성경학교'라는 이름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주제마다 '성경'을 더 알도록 하는 '성경학교'이어야 하며, 또 그렇게 진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지난 여름, 어쩌면 이번 겨울! 성경을 얼마나 가르쳤을까요? 또 우리는 이 성경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성경을 배웠을까요? 솔직히 이야기하면 우리는 '성경을 가르치지 않는 주제 중심의 성경학교'를 보냈습니다. 2-3개 공과로 구성된 성경학교의 주제를 알기 위해 2-3구절의 성경으로 치러낸 성경학교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요 교단에서 내놓은 성경학교 주제나 선교기관에서 내놓은 주제도 '성경을 가르치지 않는, 주제 중심의 성경학교'였습니다. 그 주제를 통해 성경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이 아닌, 거꾸로 주제를 알기 위해 성경 몇 구절을 들여다보는 격으로 말입니다.

우리는 이런 방식의 성경학교에 너무 익숙합니다. 우리가 익힌 성경학교는 성경이 아닌, 성경을 배우지 않아도 되는 흥미 중심의 성경학교입니다. 성경을 익히지 않아도 되는 성경학교이기 때문에, 성경을 준비하면서 성경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는 성경학교를 준비합니다. 그래서 성경학교를 준비하기 위해 찬양을 익히고 율동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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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성경사역연구원 대표 김성찬 목사. ⓒ오감성경 제공
제가 속한 교단의 노회에서 주관하는 강습회를 가 보아도, 가장 많이 할애된 시간은 찬양·율동을 익히는 시간입니다. 주강사로 섬기는 곳이나 공과 지도를 알려주기 위해 가본 강습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학생용이나 교사용 공과에 주제를 드러내는 성경구절이 잘 인쇄되어 있어, '성경이 없어도 되는 성경학교'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성경학교 강습회인데, 성경이 없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자리였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주님이 하신 말씀은 다릅니다.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20)"고 하셨습니다. 주님의 명령입니다. 심지어 부활하신 후 제자들 앞에 나타나셔서 하신 말씀도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리라 한 말이 이것이라(눅 24:44)"였습니다. 구약의 초점과 방향이 전부 예수 그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신앙'의 직접 대상인 '예수'를 알고자 한다면 당연히 성경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 되는데, 우리의 여름사역 현장은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세대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알려줘야 할 것도 너무 많이 있습니다. 가르쳐야 할 주제도 많습니다. 여기저기 문제가 참 많은 사회입니다. 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하라고 하신 것부터 한 후, 하고 싶은 것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이 하라고 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직접 하라고 하셨기 때문에, 하라고 하신 것을 먼저 해도 결코 손해보는 것이 아닙니다. 최신 교육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는다 해서, 아이들이 뒤처지는 것도 아닙니다.

성경은 최소 2천년 동안 세대를 거듭해서 '검증'된 가장 완벽한 교과서이자 인생 매뉴얼입니다. 그래서 성경대로 가르치면 부흥합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교회를 찾습니다. 아이들도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는 성경 그 하나만 전부 가르치기에도 너무 분주하고 빠듯합니다.

혹시 이번에 맞는 성경학교가 사역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준비하는 여름성경학교라면,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십니까? 여러 해 동안 성경학교를 치르고 지내왔다면, 이번에는 '어떤 것'으로 또는 '어디 것'으로 해야 하나 고민이 되는 성경학교입니까? 아니면, 이번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성경학교입니까?

정답이 아닙니다. 우리가 고민하고 답을 구해야 할 것은 그런 고민이 아닙니다.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권도 빠짐없이 다 가르쳐 지키도록 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을 가진 자리, 바로 성경교사요 교역자의 자리입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아이들이 우리와 함께 있는 동안 성경 66권 중 한 권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졸업을 한다면, 누가 더 불행한 것일까요?

우리는 잘 압니다. 성경은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책이며 유일한 책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앉혀놓고 성경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하나님의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나님의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책이 성경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신앙인으로 소금다운 소금으로, 빛다운 빛으로 온전치 못한 것은 어쩌면 성경을 제대로 몰라서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단 한 번도 처음부터 끝가지 가르쳐 보려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채, 성경학교에서 성경을 가르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문제의식 없이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러고서도 다음 세대를 논할 자격이 있는 양 이러느니 저러느니 참 많은 말을 하였습니다.

신명기 30장 11-14절에 따르면, 우리는 성경대로 배우고 익혀 실천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도 못할 것을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으셨다는 믿음(또는 인식) 정도만 있다면, 우리는 실제로 할 수 있습니다.

이 시대,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교회가 희망입니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성경을 가르치는 교회가 그 희망입니다. 저도 성경을 바르게 가르치면 교회는 바르게 세워진다는 확신을 가지고 걷고 있습니다. 더디지만 멈추지 않고 걷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야 해서 해내는 여름성경학교'를 보냈다면, 이제는 '성경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게 진짜 '성경학교'를 여는 첫 해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이 땅의 교회들이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쉽고, 재밌고, 빠르고, 바르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래서 교회마다 힘 있게 바르게 세워지고, 이를 통해 각 교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조직화가 이루어져, 사도행전 19장이 재현되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다음 이야기에는 진짜 성경만 가르쳤음에도 부흥하고 있는 교회들의 이야기와, 1990년대부터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목회자들의 설교분석을 대조하며, 교회교육의 대안을 제시해 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성찬 목사(오감성경사역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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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성경사역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집중 세미나. 4월 3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