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한 대형교회에서 예배 도중 지난해 큰 화제를 모은 유명 드라마 OST를 불러 논란이 됐다. 대중가요를 예배 시간에 불렀다는 이야기다. 이 교회는 '문화사역'을 활발히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실은 평소 이 교회에서 예배드리다 교회를 옮겼다는 한 성도의 지인이 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예배 영상을 보면, 이 가수조차 "이 노래를 교회에서 부를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자 목회자가 "(OST인지) 몰랐다. 가사가 너무 은혜로워서"라고 답한다.

일견 이해할 만한 요소도 있다. 보통 말하는 '주일예배'가 아니었고, 새신자들을 초청하기 위해 저녁 시간에 별도로 드려지는 열린예배 형식이다. 설교 전에는 '당연히' 찬양을 드렸고, 설교 후 목회자와 해당 가수가 '토크'를 하기 전 이 노래를 부른 것이다. 그리고 이 가수는 '토크' 후 찬양을 여러 곡 불렀다. '부활절 특집' 같은 분위기였다.

지난 영상들을 보면, 이 예배에서는 연예인들이 출연해 간증을 나누는 '토크 시간'을 한 번씩 갖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12월 24일 주일 새신자 예배에서도 게스트들이 대표곡을 하나 부른 뒤 '토크'와 찬양을 이어갔다.

기사가 게재되고 사실이 알려진 후 성도들도 비판적인 반응을 주로 내놓고 있다. '꼭 가요를 불러야 하는가?', '찬양을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는 나라도 있다', '구원받은 자들이 모였으면 자연스럽게 찬양을 하게 되어 있다', '예배시간에 가요를 불러도 되는 것인가?' 등이다.

새신자들을 전도하기 위한 성격의 모임임은 분명하다. 지인과 친구들을 한 번이라도 '예배'를 드리게 하기 위해, 그들을 예수에게로 인도하기 위해 '예배'라는 이름도 붙였을 것이다. 낮에 예배드릴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예배'의 성격도 있을 것이다. '유대인들에게 유대인과 같이, 약한 자들에게 약한 자 같이'라는 바울의 말도 떠올랐을 것이다.

그래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견해도 없진 않다. '나름의 고백일 수 있지 않으냐', '믿는 사람이고, 설교 내용과 맞겠다 싶어 불렀을 것', '뭔지 모르고 들으니 이해가 된다', '집에서는 즐겨 부르면서 교회에서만 정죄하는 건 외식 아니냐', '교회뿐 아니라 삶이 예배 아니냐' 등이다.

그러나 초청된 연예인들이 '비기독교인'도 아니고, 초청받은 사람들도 연예인들이 '히트곡'을 부르리라고는 예상하지 않았을텐데, 굳이 괜한 논란을 불러 일으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교회를 옮겼다'는 사람이 나올 정도면, 지난 9일 열린교회 세미나에서 마이클 호튼 교수가 말했던 "잃어버린 자를 찾는다는 명분 하에, 찾은 자들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기존 성도들이 '시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는 '드럼 5적' 같은 논란과도 다른 성격이라 할 수 있다. 이제까지는 악기 같은 '그릇'에 대한 논쟁이었다면, 지금은 그 그릇에 담길 '내용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용물의 원래 목적이 무엇이었느냐를 따질 수밖에 없다는 것. 물론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한 곡 정도는 괜찮지 않으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일단 '예배'라는 이름으로 모였다면 하나님께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우리도 과도한 비난보다는, 그들의 '선의'를 이해하고 기도해주는 게 좋겠다. 그리고 우리의 예배를 한 번쯤 돌아보고 갱신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차제에 ‘열린예배’의 신학적·신앙적 점검과 ‘연예인 간증’의 기준선과 필요성 유무 등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길 희망한다.

평창찬양축제 “열방이여 노래하라”
▲평창찬양축제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주최측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