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빛낸 CCM 사역자들
▲대중가요를 예배의 특송으로 불러도 될까요?(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가 없습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주일예배 시간, 특송으로 유행가나 대중가요를 부르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근 SNS에 이런 주제로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발단은 얼마 전 서울 시내 한 대형교회에서 있었던 일이 알려지면서입니다. 글쓴이는 이 교회를 다니던 자신의 친구가 '교회를 옮겼다'며, 그가 그렇게 한 자초지종을 전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서울 ○○○교회를 다니는 친구. '교회를 옮겼다'고 연락이 와 '왜 그러냐?' 물었다. 지난주 주일(부활절이었던 4월 1일-편집자 주), 그 교회 예배시간(새신자들을 위한 예배였다고 합니다-편집자 주)에 유명가수가 특송을 했다고 하는데, 곡이 드라마 '도깨비'의 OST였다고."

글쓴이의 친구는 '분노가 올라왔다'고 합니다. 글쓴이 역시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고 하는군요. '예배시간에 이걸 불러?' '주님께서 받으실까?' '예배의 주체가 누구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도 하네요. "물론 나도 (특송한) 그 가수의 가창력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는 말도 덧붙여 놓았습니다.

이 글에 대한 반응이 뜨겁습니다. 글쓴이나 그의 친구처럼 반대하고 비판하는가 하면, 이해할 수 있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먼저 반대하는 의견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찬양도 주님께 드리는 예배라고 배웠습니다. 세상 노래로 경배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

△"'열린 새신자 예배'가 교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시도일 수 있으나 그 시도가 예배의 가치마저 낮아지게 했네요. 예수님의 핏값으로 우리가 예배를 드리게 된 건데... 하나님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게 되어서 빚어진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안타깝네요."

△"특히 안타까웠던 건 예배에 참석했던 지체가 크게 실망하고 교회를 떠났다는 사실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거룩한 공동체이니 당연히 잘못된 것은 누룩을 제하듯 제거하라 하셨습니다. 작은 누룩이 온 빵을 부풀게한다고요. 이해와 사랑, 용납으로 다 수용하면 거룩을 잃는 건 당연하죠. 분별해야 합니다."

△"어떤 형태의 예배에서든 유행가를 허용한다면 왜 꼭 찬송가를 고집해야 할까요? 많은 예술가들이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작품 그대로 하나님께 갖고 오면 하나님께서 받아주실 거라고 믿나요? 예배시간에 하나님께 구별되지 않은 세상노래를 부르는 걸 하나님께서 용납하실 거라고 믿고 계신가요? 세상적으로 유명인·유명교회라고 하나님께서 우대하고 봐주실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반면, 이해할 수 있다는 견해들은 이랬습니다.

△"아시듯이 윤복희의 '여러분'도 가사가 저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지요. 물론 (드라마) '도깨비'라는 제목만 듣는다면 (오해할 수 있지만) 가수로 불렀다고 보기보다는 자기 나름의 고백(이 아닐지)"

△"우리는 힘든 자들에게는 힘든 모습으로, 우는 자와는 함께 울고... 이리해야 되는거 아닙니까? 강대상은 구약의 지성소가 아닙니다."

△"그 가수가 믿는 사람입니다. 설교 내용과 맞겠다 싶어 부른거구요. 저는 도깨비 OST가 뭔지 모르고 들으니 이해가 갑니다."

△"집이든 어디든 그 노래를 즐겨듣고 부르면서 성전에서 부름에 대하여만 정죄·판단한다면... 외식이라 생각합니다."

△"진리 되는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곳이라면 그곳이 거리이든 교회건물 안이든 공원이든 바닷가 해변이든 공연장이든 상관하지 않고 예배장소인데, 반드시 찬양이 들어가야 참된 예배가 아닌데 오늘날 찬양 중심의 예배가 되었습니다."

도깨비
▲드라마 속 저승사자와 도깨비. 둘 다 전생에는 사람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드라마 스틸컷
전문가의 의견도 들어보았습니다. 오랫동안 예배에서 회중이 부를 수 있는 곡을 만들어 보급해 온 국내 한 예배팀의 팀장은 "공식적인 예배에서 유행가나 대중가요를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그것이 기독교적 가치관에 현저히 반하는 드라마 '도깨비'의 OST였다면 더욱 그렇다"며 "OST가 드라마의 주제의식과 내용을 더욱 부각하기 위해 만든 곡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곡 자체를 드라마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예배에서 개인이 가진 달란트를 드러낼 때는 그것이 공적인 은혜를 끼칠 수 있는 것인지, 예배 참석자들에게 덕이 될 것인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한때 예배에서 드럼이나 전자기타 등의 악기 사용을 두고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런 것이 어느 정도 보편화 됐는데, 그 이유는 악기 자체는 '그릇'일 뿐 '내용'이 아니라는 점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내용이 괜찮다면 형식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 것이지요. 하지만 유행가나 대중가요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이 팀장의 지적이었습니다. 그것은 애초에 저작자의 의도가 내용에 명확히 반영된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중가요라 할지라도 그것을 부르는 이가 그 곡이 자신에게 어떤 은혜가 되었는지를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회중 사이에 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면 제한된 범위에서, 예배 중 부를 수 있다는 견해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