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총장 규탄’ ‘친북 논란’… 흔들리는 신학교

김진영 기자 입력 : 2018.04.09 16:23

총신대
▲총신대 학생들이 사당캠퍼스 종합관 출입문을 봉쇄하고 있던 모습.
화사한 봄꽃들이 무채색의 건물들 사이를 수놓는다. 바람은 살랑이고 햇살이 따스하다. 겨울이 지난 캠퍼스의 봄은 이렇게 어김없이 고개를 든다. 그런데 수없이 내걸린 현수막에는 온통 검붉은 글씨가 가득하다. 이 학교 총장과 이사회를 규탄하는 내용이다. 봄이 왔지만 아직 겨울 같다. 총신대학교의 오늘이다.

한강을 건너면 그 옛날 나루가 있던 곳에 신학교가 하나 더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그곳 한경직기념관 앞 공터에 낯선 천막이 하나 있다. 그 위에 이렇게 쓰여 있다. "정의의 지연은 불의입니다!" 소위 '명성교회 세습'을 규탄하기 위해 학생들이 세운 천막이다. 얼마 전엔 봄 사경회 강사의 발언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가 어떻게 (북한의) 김정은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쉽게 비방하고 무조건 조롱할 수 있나?" "북한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고 병들었다고 말하는데 제가 보기엔 남한도 마찬가지" 따위의 발언이다. 신학교발(發) '친북 논란'이다.

국내 대표적인 두 신학교의 모습이다. 미래의 한국교회를 이끌어 갈 지도자들이 배출될 이곳. 하지만 크고 작은 문제들의 연속이다. 총신과 장신만 그런건 아니다. 서울에 있는 주요 신학대 중 감리교신한대학교와 한신대학교(신학대학원)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마찬가지다. 이 두 신학교 역시 신학 외적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앓고 있다.

교단의 정치적 문제에 휘둘리거나, 과거 '운동권'을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캠퍼스에 가득하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학생들이 거기로 뛰쳐 나오고, 입장이 갈릴 수 있는 정파적 목소리가 성명으로, 또 대자보로 걸린다. 친(親) 동성애 동아리가 있다는 소문이 돌거나, 학내에서 동성애를 주제로 강연을 하려다 취소하는 사태도 벌어진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박수를 칠만한, 한편 고개를 흔들게 하는 행동들이 얽히고 설켜 있다. 캠퍼스는 낭만과 열정의 공간이다. 그곳에서 꾸는 꿈, 그리고 무모할 지언정 비겁하지 않은 도전이 현실을 보다 나은 것으로 이끌었다. 요즘 우리의 신학교들에서 보이는 동시다발적 문제들이 과연 이런 류(類)의 낭만과 열정, 꿈과 도전일까? 신학대는 일반 대학과 무엇이 달라야 할까? 성장통일지, 어긋난 인본주의일지, 아니면 그 모두일지도 모를 신학교의 어수선함이 봄기운과 함께 우리에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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