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다시 사신 부활절이다. 부활절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연례행사' 같아서 신앙 경력이 오랠수록 식상할 수 있지만, 그렇게 매년 다가오기에 우리가 '부활'의 참된 의미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는 것이다.

매 주일 예배를 드리지만, 주님의 나심과 사심, 죽임 당하심과 다시 사심의 깊은 의미를 묵상하지 못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그저 닥쳐오는 삶의 문제들에 맞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이를 위해 기도하기에도 벅찬 것이 우리네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의 인생 아닌가. 성탄절과 부활절, 성령강림절 같은 절기는 일상에 파묻혀 땅만 보고 살아가는 우리의 시선을 하늘로 돌려놓는 귀한 '모멘텀'이다.

그래서 평소 각자도생하던 한국 기독교 여러 교회와 기관들도 부활절만큼은 한 자리에 모여 부활하신 주님을 예배하고 기뻐한다. 올해도 '71개 교단' 주최로 2018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지난 1일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개최됐다.

사도 바울은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리라 그리스도께서 만일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면 우리가 전파하는 것도 헛것이요 또 너희 믿음도 헛것(고전 15:13-14)"이라고 선언했다.

부활절 연합예배 주최 측은 '주제 해설'을 통해 이에 대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은 부활을 믿는 것이며, 부활 신앙은 우리 삶의 토대"라며 "우리가 믿는 부활 신앙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음,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음, 이김을 주시는 하나님을 믿음, 영원한 천국을 믿음"이라고 했다.

한국교회는 분명 위기다. 사회나 매스컴에서 연일 교회를 비난하고 각종 스캔들이 터져나오는 것은 드러난 현상일 뿐, 거기에는 본질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이 '믿음'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부활'이란 우리가 가진 이성과 상식만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가장 믿기 힘든 기독교의 교리 중 하나다. 사실 주님과 3년간 생사고락을 함께한 제자들이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지 못했던 부활이었다.

그러나 창조주 하나님께서 흙에 생기를 불어넣어 인간의 '생명'이 탄생했듯, 하나님은 싸늘히 식어가는 시체에도 다시 '생기'를 불어넣으실 수 있음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성자 하나님'을 다시 살리신 '성부 하나님'을 중보하시는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그러한 이성을 뛰어넘은 믿음을 허락하셨고, 우리는 이를 입술로 고백하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부활절을 맞아 우리는 살면서 때묻어 희미해졌거나 잃어버린 이 믿음을 되찾아야 한다. 지금 당하는 고난과 고생의 끝에는 영광스러운 결말이 있음을 기억하면서,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는 삶을 다시 추구해야 한다. 우리는 죽어도 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부활절은 우연히도 '만우절'과 겹쳤다. '거짓말처럼' 3일만에 다시 살아나시어 우리에게 이김을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거짓말처럼'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면서 부활을 소망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늘어날 때, 한국교회는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주님께서는 지금도 애타게 그 '한 사람'을 찾고 계신다.

2018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성도들이 설교를 듣고 있다. ⓒ이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