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우주의 나이는 몇 살인가?’

김진영 기자 입력 : 2018.04.02 11:47

허정윤 박사, 제22회 창조론오픈포럼에서 발표

창조론오픈포럼
▲창조론오픈포럼에서 허정윤 박사가 참석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창조론오픈포럼
창조론에 대한 신학과 철학, 과학사, 인문사회학 및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제별 접근을 시도하는 창조론오픈포럼이 지난달 31일 서울 노량진 신성교회(담임 정민 목사)에서 그 22번째 모임을 가졌다.

이날 포럼에선 『과학 신학자 존 폴킹혼의 종말론』(박찬호), 『예술 담론에 나타난 창조주와 창조세계』(오의석), 『Alister McGrath가 본 우주의 기원과 우주상수』(임영동), 『한국에서의 창조론 운동』(양승훈, 조덕영), 『지구와 우주의 나이는 몇 살인가?』(허정윤) 등의 논문이 발표됐다.

젊은 우주론? 오랜 우주론?

특히 '지구와 우주의 나이는 몇 살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허정윤 박사(케리그마신학연구원, 역사신학)는 "'태초'에 하나님의 창조사건이 일어났다고 믿는 기독교인들 중에서 일부는 하나님이 약 6천 년 전에 우주만물을 창조하셨다고 보고 있다. 반면에 과학계는 약 138억 년 전을 우주의 시작인 빅뱅이 발생한 시점으로 보고 있고, 지구는 약 46억 년 전에 생겨났다고 말한다"고 했다.

허 박사는 이처럼 일부 기독교인들이 주장하는 소위 '젊은 우주론'과 현대 과학계가 주장하는 '오랜 우주론' 사이에 이토록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된 윈인을 고찰했다.

그는 먼저 '오랜 우주론'에 대해 "오랜 우주론의 138억년은 허블이 허블법칙을 발표한 뒤에 팽창우주론이 확정되면서 나온 것"이라며 "그러나 허블상수 계산에 필요한 두 가지 측정값의 정확성과 정밀도에는 아직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플랑크 위성 등의 최신 장비로도 겨우 알아볼 수 있는 먼 거리 은하들에 대한 관측 자료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그러므로 현재 138억년의 우주연대에 대해서는 가설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했다.

허 박사는 "그러나 지구연대 46억년은 암석이라는 물리적 증거를 직접 측정한 결과"라며 "월석과 운석, 그리고 지구에서 발견한 가장 오래된 암석들을 최신 AMS로 측정한 결과가 46억년에 거의 일치하고 있다. 특히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도입한 고분해능이차이온질량분석기(SHRIMP)가 우리나라의 진주 운석을 측정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최신 과학 장비로 측정한 지구연대를 불신하기에는 반론의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젊은 우주론'에 대해 설명한 그는 그것을 '고전적 젊은 우주론'과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으로 구분했다. 그러면서 그 둘의 차이에 대해 "가장 큰 차이는 고전적 젊은 우주론자들은 성경을 역사서로 보고 있고,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자들은 성경을 역사서로 보는 동시에 과학책으로도 보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또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자들이 노아홍수를 고전적 젊은 우주론에 추가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허 박사는 젊고 오랜 두 우주론이 서로 분쟁하는 원인에 대해 "그 바탕에는 자연을 이해하는 관점에 차이에 있음이 발견된다"고 했다. 그는 "자연은 물질과 생명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성경을 경전으로 삼는 기독교는 하나님을 믿기 위해 자연을 연구하거나 또는 자연의 법칙에서 하나님의 창조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므로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창조를 알기 위해서 자연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과학의 시초"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과학이 발전하면서 학문적 필요성에 의해 연구대상인 자연을 물질로만 구성된 것으로 규정하게 되었다"면서 "이때부터 하나의 자연을 반쪽씩 나눠서 연구함으로써 기독교와 과학 사이에 견해차가 발생한 것이다. 과학의 자연에서는 하나님이 배제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허 박사는 "기독교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것은 성경의 문자적 해석과 관련된 문제, 특히 창세기의 구절들을 과학적 문자로 해석하려는 시도 때문"이라며 "과학계의 오랜 우주론자들은 물질적인 우주가 얼마나 오랫동안 팽창했는가를 연구하여 그것이 어느 때에 시작되었는지를 알려고 한다. 반면에 기독교의 젊은 우주론자들은 성경에 기록된 문자에서 하나님의 창조가 어느 때에 일어났는가를 알아내려고 하고 있다. 전혀 이질적인 자료에서 어떻게 같은 답이 나올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학이 자연을 온전하게 설명하는 학문이 되려면, 먼저 물리법칙과 생명법칙을 통섭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기독교의 문제는 성경이 생명의 법칙을 설명하는 책이지, 물리법칙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아니면 기독교도 통섭적으로 과학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기독교는

또 이날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는 '창조 신앙으로 본 인공지능 충격과 4차 산업혁명'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조 박사는 "인공 지능이 일정한 분야에서 '인간 지성을 앞지르는 절정이요 정점을 상징'하는 '특이점'(Singularity)은 과학 혁명이나 디지털 시대의 시작처럼 이 세상의 패러다임을 다시 한 번 획기적으로 뒤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똑똑한' 인공 지능들은 이미 사람 대신 병원, 의학연구소, 제약회사, 스포츠 클럽, 재벌, 홍보 회사 등에서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며 "이렇게 미래 시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의 디지털환경은 인류의 먹거리, 직업 등 삶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고 급기야 신앙과 교회에도 변혁의 회오리를 일으킬지도 모른다. 교회는 진리와 원리, 본질과 비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과 대비를 하여 새로운 세상 상황 앞에 흔들리는 신자들을 바르게 이끌어야 할 새로운 과제와 책임을 감당해야할 시대적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속에서 인관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 조 박사는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 구별되는 특성을 소유한다. 그 특성은 종교적 영성, 창의성, 논리성, 참 지혜와 지식, 공의와 의로움과 거룩성, 사랑 등을 포함한다"며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달리 창의적 언어와 논리성으로 무장하고 창의적 기술 혁명을 이룬 것도 바로 그 같은 독특성을 반영한다. 다른 생명체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인간의 이 같은 특성은 인간이 우연이나 진화적 산물이 결코 아님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시대, 하나님의 사랑과 샬롬이 필요하다. 급진적 시대는 항상 불안과 불평등과 인간 소외와 위기를 야기한다"며 "하나님의 창조는 본래 사랑과 평화의 질서였다.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이 시대 안에서 하나님의 선하신 창조의 질서와 성경에 그 뿌리를 둔 하나님 샬롬의 과학, 하나님의 과학으로서의 샬롬, 즉 하나님의 선하신 질서 안에서의 사랑과 샬롬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는 과학발전이 가져다준 인간 소외와 상실감을 어떻게 사랑과 샬롬 안에서 따뜻하게 회복시킬 것인지 늘 고민해야 한다"며 "과학발전이라는 미래의 세속적 상황 안에서 어떻게 기독교는 초월적 사랑과 내재적 사랑을 동시에 만족하는 기독교적 사랑과 샬롬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하지만 테크놀로지가 장애인들이나 약자들을 위한 배려(점자 책 개발, 무료 개안 수술, 저개발국 지원, 장애인용 전동차 개발, 약자를 위한 인공 지능 활용 등등)로 나타나는 것 등은 초월적 사랑을 휴먼 테크놀로지로 승화하는 작은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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