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혁
▲한재혁 목사
의과대학 졸업 후 20년간 진료실에서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반은 돈을 벌기 위해 자기 몸을 망가뜨린 후, 남은 인생의 반은 망가진 몸의 치료를 위해 돈을 소비한다는 사실입니다. 혹자는 열심히 인생을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실지 모릅니다. 하지만 인생은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향이 중요합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의 몸이 거룩한 성전임을 깨우치게 하는 구절입니다.(고전 6:19) 영혼 구원만을 강조하다 보면 자칫 몸을 소홀히 할 수 있고, 몸이 성스러운 장소라는 사실을 잊게 되면 탐심과 식욕 조절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누가 12:15) 특히 현대인들은 맛있고 간편하다는 이유로 인스턴트, 가공식품, 집단 사육된 육류 등을 마음껏 먹으면서 몸을 상하게 하고 있습니다. 만성질환의 90%는 잘못된 식생활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연식이나 채식을 병행하지 않고서 암 환자가 완치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만성질환이 낫고, 건강해지고, 거룩한 성전인 몸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첫째,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먹는 것이 곧 내가 됩니다. 노아의 홍수 이후 하나님은 육식을 일시적으로 허용하셨지만(창 9:3), 집단사육당하는 동물을 먹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피째 먹지 말라"고 하신 것은 피에 생명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동물을 학대하지 말라는 뜻입니다.(창 9:4) 요즘 우리 식탁위에 올라오는 공장식 축산 먹거리는 생명의 산물이 아니라 죽음과 고통, 자본주의라는 탐욕의 산물 덩어리입니다.
 
사실 하나님은 타락 전 인류에게는 채식을 적극 권유하셨습니다.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의 먹을거리가 되리라, 모든 짐승과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에게는 푸른 풀을 먹을거리로 주노라."(창 1:29-30) 천지창조 직후에 하나님은 인간에게 채소와 과실을 먹으라는 명령, 동물에게 푸른 풀을 먹으라는 명령을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가공식품이 아닌 자연식이나 채식을 권유합니다. 음식을 약처럼 먹지 않으면 이 다음에 약을 음식처럼 먹게 됩니다.

둘째, 좋은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제부터 나의 건강을 위해 채식주의자가 되겠다"는 발상은 이기적인 작은 마음입니다. 좋은 마음이란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겠다는 큰 마음을 말합니다. 돈 욕심 때문에 대량으로 집단사육당하는 불쌍한 동물들을 보고도 연민을 느끼지 못하는데, 어떻게 사람을 사랑하고 원수를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의 파괴로 고통 받는 지구의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데, 어떻게 우주보다 크신 하나님의 나라 건설을 꿈꾸겠습니까?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요한 3:16)"에 나오는 "세상"이란 헬라어로 "코스모스"이며 생명체를 포함한 온 우주만물을 뜻합니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는 좋은 마음을 갖게 된다면, 식탐 조절 능력은 저절로 생기게 됩니다.

셋째,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우리 몸이 거룩한 성전이 되는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님을 만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육체는 아무리 깨끗하고 병이 없다고 해도 타락한 몸, 일시적인 육체에 불과합니다.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요한1서 4:8)"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수록, 우리의 마음은 보다 더 하나님의 마음과 가까워집니다. 가공식품이나 공장식 축산 음식을 멀리할수록, 우리의 몸은 더욱 건강하게 되어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기쁨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됩니다.

몸과 마음은 하나입니다. 우리 몸이 거룩한 성전임을 깨닫는 것은, 나의 마음이 거룩한 하나님의 성품과 닮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몸을 거룩하게 만들고, 그 거룩한 성전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서울순복음믿음교회 한재혁 협동목사(연세소아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