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해야 할 사명, 전도
회복해야 할 사명, 전도

최종상 | 성서유니온선교회 | 388쪽 | 17,000원

전도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건 시대의 탓일까요? 아니면 저만의 자만일까요?

문득 드는 생각은, 그 동안 전도가 교회의 성장을 위해 수단화되었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전도가 가진 본질적인 의미를 교회 성장이 욕망과 맞물리면서, 전도의 의미를 잃어버렸습니다.

아직도 교회는 전도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은 복음을 전한다는 생각보다 '교회를 성장시키기 위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야 말로 진정한 전도(傳道)로 다시 돌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1979년부터 로고스, 둘로스 선교선을 타고 세계를 순회하며 복음을 전한 최종상 선교사의 이야기입니다. 런던 신학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마쳤고, 튀빙겐 대학과 더럼 대학에서도 틈틈이 공부한, 진리에 목마른 사람입니다. 현재 유럽 재복음화를 위해 영국에 있는 남노스 유럽 선교회를 설립하고 교회 개척학교 학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수십 년을 선교 현장에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교회 개척을 가르치고 선교하는 저자에게 전도는 무엇일까요?

전체를 3부로 나누었습니다. 1부는 '복음과 전도'라는 제목으로 3장을 할애하여 전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았습니다. 2부에서는 '전도의 실제'라는 제목으로 4장을 할애하여 성경에 나타난 전도의 사례와 현장에서 어떻게 전도할 것인가를 다룹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지도자와 전도'라는 제목으로 목회자는 전도하는 사람이며, 전도 중심적인 선교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전도는 말 그대로 도를 전하는 것입니다. 도는 길이며,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길이다. 바울은 벨릭스에게 '그리스도 예수 믿는 도(행 24:24)'를 전했습니다. 바울 자체가 모두 도(道)를 전(傳)하는 삶이었습니다. 전도는 복음을 전하는 길이며,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전도는 결국 예수님을 믿는 것이며,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얻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하신 일을 자랑하며 선전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도리며 우리를 향하신 주님의 기대다. 전하는 것, 선포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그것이 우리를 구원해서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삼으신 목적이다. 모든 성도는 택하심 받은 족속과 제사장으로서 예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해야 한다(53쪽)."

그리스도인의 존재 목적이 전도이며, 전도가 삶의 이유인 것입니다. 2장에서 저자는 전도가 '교회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67쪽)'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교인들은 교회 성장을 위해 이용당한다는 느낌을 가질 것이고, 굳이 전도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버립니다. 또한 전도는 '교회로 인도해 오는 것만이 아니(68쪽)'며, 복음을 선포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며, 혼자 하는 것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 전도는 '영혼 추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70쪽)'고 말합니다. 전도는 씨를 뿌리는 자가 있고, 거두는 자가 있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성령의 간섭하심이 있습니다.

2부로 넘어가면서 성경에 나타난 전도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우리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를 알려 줍니다. 잃어버린 사람을 찾고,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한 영혼을 구원하려는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최종상 선교사
▲저자 최종상 선교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저자는 바울의 전도 중요한 몇 가지를 언급합니다. 자신에게 가까운 곳부터 전도하고, 멀리 있는 곳까지 나가야 함을 가르쳐 줍니다. 배를 타고 전도하던 이야기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 줍니다. 전혀 뜻밖의 사람,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이지만 복음을 전했을 때 의외로 영접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둘로스 단장을 했을 때보다 로고스 기름찌기를 퍼나르던 때에 더 많이 전도했다고 회상하면서, 시간보다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일단 전하라고 귀띔합니다.

6장 '보여지는 전도'에서는 찔리는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삶은 따르지 않으면서 복음만 전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성도가 서로 사랑하면 오늘날도 부흥의 역사가 일어난다(228쪽)'고 말합니다. 복음이 삶으로 드러날 때 가장 강력한 전도가 되는 것이죠.  

"불신자를 예수께 인도하는 가장 강력한 자석은 성도들의 사랑이다. ... 우리에게 불신자들을 의식하고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려는 의향이 있다면, 서로 사랑으로 보듬고 더욱 조심하여야 하리라(229쪽)."

3부 중 '존 드레셔의 고기 잡는 이야기'는 충격을 주었습니다. 고기를 잡아야 한다는 다양한 이론과 프로그램을 만들지만, 진작 중요한 고기 잡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어부는 아닙니다. 혹시 우리의 삶이 이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목사는 전도하지 않고 전도하는 방법만 가르쳐 준다지만, 실제로 전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그리스도인은 전도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경험과 삶 속에서 얻어낸 전도 방법들과 성경에서 찾아낸 전도 이론들은 배울 점이 많습니다.

전도는 성장의 도구는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전도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시고 기뻐하십니다. 전도는 정보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있어야 하고, 노하우도 필요합니다. 전인격적 삶이야말로 전도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현욱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에레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