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강한 추위가 몰려온 이번 겨울은 더욱 아프고 외로운 사람들이 많았다. 지독하게 아프고 지독하게 외로운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연약하고 못난 사람이라는 자책감까지 가지게 되어 더욱 아파한다. 나도 가장 연약할 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가장 연약할 때가 가장 큰 축복의 시간임을 깨달았다.

이스라엘의 목자들은 지금도 양떼를 몰고 험한 지형을 오르내리며 몇개월간양떼를 돌본다. 수천년동안, 예수님이 계셨던 시대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양은 눈이 어두워 목자의 음성만 좇아 따라다닌다. 그래서 항상 양들은 무리를 지어 모여 다닌다.

성경에는 좋은 목자란 양을 위해 생명을 바치는 목자라고 말한다. 지금도 이스라엘의 목자는 양들 중에 가장 약한 양을 밤새 껴안고 동굴에서 잠을 자고 아침 햇살이 비출 때까지 밤새 체온을 나누어준다고 한다. 이 사실은 내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 약하디 약한 양을 차가운 밤공기에 노출되어 죽지 않도록 밤새 껴안고 있다는 목자의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적신다. 그리고 깨닫는다. 내가 단 한번도 강인한 양이었던 때가 없었다는 것을. 나는 항상 죽기 직전의 연약한 양이었다는 사실을. 그래서 내가 얼마나 큰 축복을 받았는지,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분명히 깨닫는다.

백마리의 양을 치던 목자가 있었다. 한 마리를 잃어버리자 아흔 아홉 마리를 안전한 곳에 두고, 생명을 걸고 한 마리 양을 찾아 험난한 골짜기를 오르내리며 마침내 찾아냈다. 그 한 마리를 애타게 찾던 목자의 심정과 연약한 양을 밤새 껴안고 지켜내는 목자! 그 목자가 바로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시다. 그분은 목자시고 나는 양떼 중에 가장 연약한 양이었다.

나는 어린 시절 홀로 허허벌판에 버려진 줄 알았다. 그러나 영적인 눈이 열리자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 시절, 그 오랜 시간 동안 가장 연약한 양을 품에 안고 살려낸 목자처럼 나를 품에 안고 살려내고 계신 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니며 울고 있을 때, 그때 나는 내 옆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다. 내가 사경을 헤매며 죽음을 수없이 경험할 정도로 아팠을 때도 나를 밤새 품에 안고 살려내고 계셨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지금 자신의 곁에 아무도 없다고 느끼며 외로워하고 아파하는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깨달음을 얻기를 바란다. 공기가 눈에 보이지 않듯이, 신의 존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마음으로 보고 영으로 느끼는 것이다. 영성이 높아지고 맑아질수록 더 확실히 알게 된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시간을 견뎌내고 기다리고 나면 반드시 알게 될 것이다.

왜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을 목자로 우리를 양으로 비교하며 그토록 절실하게 사랑을 전하고 싶어하셨는지 이스라엘을 다녀와서 더욱 확실히 알게 되었다. 특이한 이스라엘의 지형, 그곳의 낯선 토양, 낯선 향기 속에서 그분의 사랑을 느끼며 전율했다.

치유가 일어나고 좀더 힘이 생기고 강해지고 나면 독립적이 되고 혼자라도 괜찮은 상태가 된다. 밤마다 목숨 걸고 지켜주는 목자가 좋다고해서 언제까지나 연약한 상태로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너무나 연약해서 도저히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지금도 영적인 눈을 열어 자신을 품에 꼭 안고 계시는 그분을 마음의 눈으로 보길 바란다.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길고 길었던 추위와 폭설, 영원히 멈추어져 있을 것 같던 계절이 물러가는 끝지점에서 아직은 춥지만 괜찮다. 따뜻한 손을 서로 잡아주고 따뜻하게 포옹해주고 따뜻한 말을 해 주자. 우리는 서로서로 외롭고 고단하지 않은가.

가장 연약해졌다고 느낄 때마다 절망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가, 차가운 동굴 속에서 밤새 나를 놓지 않고 살리려고 품에서 결코 놓지 않는 전능하신 분이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봄이 온다고 시련이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내일의 고통을 미리 끌어당겨 오늘의 고통으로 부풀리지 말았으면 한다. 내일은 내일 다시 나아가면 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또다시 사랑과 행복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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