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앤쉴드
▲류영석 썬앤쉴드 대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해와 방패가 되어 주신 것처럼, 우리도 모든 사람에게 해와 방패가 되자는 것이 창업정신”이라고 밝혔다. 에너지의 원천인 ‘해’와 보호와 안전을 의미하는 ‘방패’를 조합한 ‘썬앤쉴드’는 불가능하고 위험한 작업을 가능하게 하고, 좀 더 안전하게 하도록 돕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지희 기자

굴착기, 휠로더(골재 등 짐을 옮겨 싣는 중장비) 등을 현장 상황에 맞게 특화 시켜 개조하는 ㈜썬앤쉴드는 국내 유일의 중장비 특수작업장치 전문제조업체다. 2001년 설립 당시만 해도 국내 산업, 건설 현장에서는 중장비 특수작업장치의 필요성과 인식이 부족해 중동 지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해 왔다. 현재 썬앤쉴드는 전 세계 50여 개 국가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국내 대기업 중장비 메이커 회사들과도 활발히 거래하며 틈새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10년간 대우중공업에서 굴착기 설계일을 하다 사업에 뛰어든 류영석 썬앤쉴드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경영의 주권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훈련을 받았다. 설립한 지 1년 반도 안 돼 회사의 존립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하나님은 생각지도 않은 곳을 통해 수주를 주셔서 회사를 기사회생시키셨다. "회사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 하나님께서 살려주시는 방식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한편으론, 인간의 힘으로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일도 하나님이 원하시면 이루신다는 사실, 우리의 노력은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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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오전 9시 경기도 시흥 썬앤쉴드 본사에서는 예배로 첫 일정을 시작한다. 이날 찬양 인도자의 해외출장으로 류영석 대표가 직접 찬양을 인도했다. ⓒ이지희 기자

그때부터 류 대표는 '하나님이 원하시면 이뤄주신다'는 배짱을 갖게 됐다. 하나님에 대한 절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이 믿음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잘못된 관행과 부당한 압박에도 꺾이지 않고, 정직하게 대처하는 자신감의 원천이 되었다. 또 전문성과 아이템의 희소성은 그러한 그의 신념을 뒷받침해주었다. 하늘이 내리는 빗물에 의존하여 농사짓는 천수답처럼, 하나님이 내려주시는 은혜에 의존하여 경영하는 ㈜썬앤쉴드는 류 대표의 표현처럼 '천수답 회사'였다.

류 대표와의 인터뷰에 앞서 12일 오전 9시 썬앤쉴드 본사 사무실에서 전 직원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20여 명의 본사 직원 중 믿는 직원은 절반이 안 된다고 했다. 표정은 제각각인데, 찬양만큼은 힘이 있었다. 특히 예배를 마칠 때 썬앤쉴드의 사가(社歌)인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를 찬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도 화성의 제1, 2공장에서는 수요일 오전 8시 20여 명의 직원이 모여 예배드린다고 했다.

한편 올해부터 류영석 대표는 매주 금요일 아침 7시 양문교회에서 열리는 CBMC 시흥 지회 조찬모임의 포럼 발제 팀장을 맡기았다. 회원들이 킹덤컴퍼니를 배우고 실현해나가도록 돕는 것이 포럼 활성화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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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앤쉴드 지도목사인 신승진 목사가 지난 12일 본사에서 드리는 월요 예배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다. 신승진 목사는 매주 수요일 오전에는 경기도 화성 공장과 작업현장을 방문해 예배와 기도, 상담 사역 등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썬앤쉴드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썬앤쉴드는 2001년 3월에 설립된 중장비용 특수작업장치 전문제조업체입니다. 굴착기와 휠로더 같은 장비를 특수목적에 맞게 개조하는 것이 주력 사업아이템입니다. 예를 들면, 땅을 파는 장비인 굴착기를 크레인과 유사한 하역 장비로 바꾸기도 하고, 고층 건물을 철거하는 전용 장비로 개조하기도 합니다. 터널 속에 들어가서 작업할 수 있도록 작업 장치를 짧게 개조하기도 하고, 지하 터파기를 위해서 30m 깊이로 파 내려갈 수 있도록 팔 길이가 늘어나는 장치를 달기도 합니다. 특수한 작업을 위한 전용 툴을 개발하기도 하고, 운전실을 작업 상황에 맞게 움직일 수 있는 장치도 개발했습니다.

일반 범용제품이 아니고 현장 상황에 특화된 제품이다 보니, 미리 제품을 만들어 둘 수 없고, 대부분 수주 생산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여러 메이커의 중장비에 대한 종합적이고도 디테일한 부분까지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하고, 동시에 작업 현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이런 다양하고 복잡한 제품들을 직접 해외 딜러들에게 공급하기도 하고, 국내 및 해외 대기업 중장비 메이커들에 공급하기도 합니다. 수출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오다가,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이런 특수 장비에 대한 수요들이 조금씩 생겨나서 국내 공급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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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앤쉴드는 땅을 파는 작업 외에 고철 상하차, 원자재 하역, 지하 터파기, 건물 해체 등 특수목적에 맞게 굴착기와 휠로더의 팔과 손에 해당하는 부분을 개조하는 것을 주력 아이템으로 한다. ⓒ썬앤쉴드

-킹덤컴퍼니 경영을 도입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대학 시절부터 성도교회 대학부에서 제자훈련을 통해 비즈니스 선교와 세계 선교의 비전을 품게 되었습니다. 당시 성도교회 대학부 지도자였고, 현재도 저의 멘토이신 방선기 목사님(직장사역연합 대표)의 권유로, 10년간의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창업을 했습니다. 회사 이름인 '썬앤쉴드'(Sun & Shield, 해와 방패, 시편 84:11)도 방 목사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해와 방패가 되어 주신 것처럼, 우리 또한 모든 사람에게 해와 방패가 되자는 것이 썬앤쉴드의 창업정신입니다. 해는 에너지의 원천으로서 안 되는 작업도 가능케 하는 이미지라면, 방패는 보호와 안전을 의미합니다. 곧 썬앤쉴드는 불가능하고 위험한 작업을 가능하게 하고, 좀 더 안전하게 일하도록 돕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제 소명은 사업을 키워 제가 돈과 영광을 얻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님이 주인 되신 기업을 청지기의 자세로 잘 관리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제가 대우중공업에서 굴착기 설계를 했던 경험을 살려 중장비 관련 제조업을 시작할 때, 대학부에서 함께 훈련받고 비즈니스 선교에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이 사업에 동참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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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중후반 성도교회 대학부 출신인 썬앤쉴드 창립 멤버들이 2011년 회사 설립 10주년을 기념하여 한자리에 모였다. 가운데는 30여 년 전 당시 성도교회 대학부를 지도했던 방선기 목사. 방 목사는 썬앤쉴드라는 사명도 지어주었다. ⓒ썬앤쉴드
-킹덤컴퍼니 경영 원리(창조, 책임, 배려, 공의, 신뢰, 안식)를 어떻게 적용하고 있습니까.

"킹덤컴퍼니 경영 원리가 모두 중요하나, 때와 상황에 따라 더 강조되는 항목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창조 원리를 많이 강조합니다. 직원들 중 아프거나, 자녀를 출산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휴가를 내야 할 때는 배려의 원리를 강조해 팀원들 간 업무를 나누어 처리하기도 합니다. 재작년, 한번은 업무가 과도하게 몰려 거의 한 달 이상을 밤늦게까지 작업해야 했는데, 그 팀은 과제가 끝난 후 업무를 재조정하고 한동안 쉴 수 있도록 한 적도 있습니다. 이것은 안식의 원리를 적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최근 들어서는 개개인의 직무 능력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책임 원리를 자주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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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썬앤쉴드 제2공장 전경. ⓒ썬앤쉴드
-썬앤쉴드가 킹덤컴퍼니를 지향하는 가운데 마주하는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회사 창립 후 4~5년 정도 후, 조금씩 이름도 알려지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때 저희에게 대형 고철핸들링 장비 2대를 발주한 고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에게 납품금액을 약 30% 정도 부풀려 계산서를 발행하고, 그 차액을 리베이트로 달라는 요구를 해 왔습니다. 당시 저희 1년 매출의 약 25% 정도 되는 큰 발주 건이었는데, 솔직히 갈등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친구들과 함께 기도하면서 이번 건을 포기하기로 하고, 고객에게 저희 뜻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저희의 이런 태도를 좋게 보고, 리베이트 없이 정상 발주했을 뿐만 아니라, 그다음 해에도 3대를 더 발주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중장비 관련 대기업에 협력업체로 등록할 기회가 있었는데, 담당자로부터 접대요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노골적인 요구는 아니었지만 은근히 지속적으로 요구를 해 와서, 저희는 계속 모른 척하면서 끝내 거절했습니다. 그 영향으로 업체등록이 거부되고 불량업체로 낙인찍혀 수년간 거래를 못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그 담당자가 다른 여러 건의 비리 혐의로 징계를 받고, 그 대기업으로부터 다시 거래 요청이 와서 지금은 정상적인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시편 84장 11절의 뒷부분에 '정직히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이라는 말씀이 있는데, 위기 상황에서도 정직하게 대처하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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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앤쉴드 본사 및 제1, 2공장의 전 직원 단합대회 단체사진. ⓒ썬앤쉴드

-킹덤컴퍼니 경영 원리에 비춰볼 때, 썬앤쉴드가 잘해 온 점과 앞으로 보완하고자 하는 점을 나눠 주십시오.

"일주일을 시작할 때 전 직원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점, 직원들 각자가 자신의 업무에 대해 자부심과 보람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점, 어려움에 처한 동료 직원들을 배려하고 협력하는 분위기, 불법이나 부정한 행위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고 정직하고 진정성 있게 거래처를 대하는 자세, 지역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해외 선교사역을 후원하는 일 등은 여전히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희가 잘 해 보려고 애를 써 왔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정해진 납기에 일을 무리하게 서두르다 보면, 때로는 제대로 쉬지 못하고 주일까지도 작업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안전 수칙을 소홀히 해서 안전사고로 직원들이 다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희 업무의 특성 때문에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일을 효과적으로 배분해서 주일에 근무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동시에 사고로 다치는 직원이 더 이상 없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예배시간에 전 직원이 참여하지만, 실제로 크리스천 직원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믿지 않는 직원들 중에 예수님을 믿게 되는 직원들이 꾸준히 나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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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석 대표는 “사업을 통해 선교에 기여하는 여러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썬앤쉴드가 더욱 성장해서 해외 주재원을 보낼 수 있는 규모가 된다면, 선교에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을 훈련해서 보내는 것이 기도제목이다. 비즈니스 선교 마인드를 가지고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는 분 중 관심 있는 분들은 연락 주셔도 좋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썬앤쉴드의 해외 사업과 미래비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시작부터 수출에 주력해 왔고, 현재 50여 개 국가에 거래선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해외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단순히 거래하는 국가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현재 거래선들에 대한 영업 및 A/S 지원을 강화해서 현지의 새로운 수요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며, 덧붙여서 저희 사업을 통해 선교에 기여하는 여러 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썬앤쉴드가 더욱 성장해서 해외 주재원을 보낼 수 있는 규모가 된다면, 선교에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을 훈련해서 보내는 것이 저의 기도제목이기도 합니다. 비즈니스 선교 마인드를 가지고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는 분 중 관심 있는 분들은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킹덤컴퍼니를 추구하는 동료 및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꼭 나누고 싶으신 것이 있습니까.

"요즘 창업을 많이 권하고, 창업으로 소위 대박(?) 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도전 정신이나 열정,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는 용기, 독특한 아이디어 등 뭔가를 목숨 걸고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정도의 열정이나 용기는 없었습니다. 열심히 하긴 했지만, 사업에 목숨을 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뜻이 있으시면, 이 사업을 통해서 제게 길을 열어 주시리라 생각했습니다. 다행히도 하나님이 썬앤쉴드를 망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지금까지 이끌어 주셨습니다. 아마도 제가 이 사업을 성공시켜야겠다고 악착같이(?) 덤볐으면, 벌써 망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서 옳지 못한 방법들까지도 동원했을 것이고,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실패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 회사는 내 회사가 아니고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솔직히 저는 별로 부담이 없습니다. 저는 저희 회사를 '천수답 회사'라고 자주 얘기합니다. 하나님이 비를 내려 주시면 농사가 잘 되고, 비가 없으면 말라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아무 대책 없이 그냥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지만, 최종적으로는 하나님의 도우심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수많은 경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창업할 때, 내가 주인이 되면 힘도 들고, 잘 되지도 않습니다. 하나님께 맡기면 하나님이 하십니다. 지난 시간 동안 하나님이 나를 훈련시켜 오신 분야, 그리고 내 주변에 하나님이 포진시켜 두신 동역자들이 있습니다.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구하면 좋은 사업아이템도 나타나고, 그 일을 도와줄 동역자들도 나타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