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투명성센터
▲종교투명성센터 발대식 및 토론회 모습. ⓒ센터 제공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을 모태로 하는 종교투명성센터(상임공동대표 곽성근·김선택)에서 교회 비판 성명을 13일 발표했다. 다음은 전문.

면죄부를 연상시키는 감사헌금, 수백억대의 비자금, 그리고 담임목사 신분세습과 이를 힘으로 밀어붙이는 폭력성, 중세암흑시대의 귀환을 규탄한다.

-불투명한 재정이 나쁜 권력으로 귀결

명성교회의 교회세습은 개신교 신앙을 가진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평등하고 투명한 세상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거대 종교단체가 역주행을 선도하고 있는 모습은 좌절감까지 심어주고 있다.

공적인 언론부터 양식있는 개신교 내부의 목회자, 신자 그리고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명성교회 세습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은, 이것이 우리 사회 도덕성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명성교회는 이미 교회세습 논란 이전에 2014년도 교회재정을 담당하던 한 장로의 죽음을 계기로 비자금 논란이 있었다. 문제는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800억원대의 이월적립금을 담임목사와 소수 재정장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교인들이 몰랐다는 점이다.

비자금 논란에서 드러난 것만 보더라도 담임목사는 엄청난 액수의 교회 재정을 일반 교인들이 모르게 사용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권사, 장로직을 수여하면서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의 감사헌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중세 말 교회개혁 운동을 초래한 면죄부 판매를 연상시키고 있다.

우리는 신도들의 헌금으로 운영되는 교회 재정이 이처럼 일반 교인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담임목사와 몇몇 재정장로들에 의해 사용돼 비자금까지 조성되고, 교회의 직분이 금품과 연결되는 기존의 교회운영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담임목사의 신분세습이 행해졌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처럼 설득력 없는 세습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성찰과 반성도 모자란 판에, 오히려 교회세습을 반대하는 시위자에게 물리적 폭력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폭력은 설득과 대화가 부재한 공간에서 힘의 논리로 나타난다.

교회세습을 반대하는 시위자에 대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몇 안 되는 대형교회 관계자의 폭력은, 비록 일부의 행동이었다고 항변할 지라도, 반대 목소리를 폭력적으로라도 막아야 한다는 일련의 공감대를 의도적으로 조성하는 세력이 있는 지 매우 엄중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명성교회의 현 행태는 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성직자의 신격화를 통해 면죄부를 판매하고 이를 반대하는 프로테스탄트 정신을 폭력으로 억압한 중세 말의 암흑시대를 연상시키고 있다.

명성교회의 문제는 불투명한 재정이 나쁜 권력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극명히 드러내고 있고, 종교계 재정의 투명성, 책임성, 공공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적 과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명성교회 측은 불투명한 재정과 폭행 사건의 책임자들을 즉각 물러나게 하고, 지금까지 드러난 사건들의 진상을 명백히 밝히며,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의 노력으로 그 위상에 걸 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