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선거의 윤곽이 잡혔다.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오후 최성규 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선거와 속회 일정을 발표했다.

선관위는 서울중앙지법의 선거실시금지가처분 인용을 존중하여 최초 후보로 등록한 3인 모두에게 피선거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늦었지만 당연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후보 3인은 후보 탈락으로 돌려받았던 발전기금을 다시 납부하면 후보 자격이 성립된다.

2010년대 들어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계속해서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총회 자체가 무효화된 적도 있었고, 최성규 선관위원장 말마따나 목사 아닌 '변호사'가 대표회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시작부터 불안했던 이번 선거 역시 법원의 개입을 피할 수 없었다.

이번 선관위는 '심판'이 아니라 '선수'인 듯한 행보를 잇따라 보이고 있는 점이 아쉽다. 선관위가 후보 3인을 초청하고 개최한 7일 토론회에서도 '선거 감독기관'임을 의심케 할 만한 편향된 발언이 적지 않았다. 예상을 깨고 다시 얻은 기회인 만큼, 한기총 선관위는 '엄정 중립'과 '규정에 의한' 선거를 치러,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모든 일은 사심이나 과도한 해석 또는 '월권' 없이 '규정대로만' 처리하면 될 것이다.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규정을 넘어 특정인을 당선 또는 탈락시키기 위한 행위는 해선 안 된다. 이번에는 한기총 선관위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본받을 만한 선거관리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한기총 제29회 정기총회 선관위
▲최성규 선관위원장과 위원들이 다시 재개된 선거 일정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