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 시대, ‘설교봇’ 등장할까?

이대웅 기자 입력 : 2018.02.12 08:34

한국실천신학회, 4차 산업혁명 주제 학술대회

제67회 실천신학회 학술대회
▲학회가 진행되고 있다. ⓒ학회 제공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실천신학 과제'라는 주제로 제67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가 지난 9-10일 부평 카리스호텔에서 개최됐다.

학술대회에서는 다양한 전공의 신학자들이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신학적 과제와 전망을 내놓았다.

◈기독교교육과 디아코니아

먼저 '제4차 산업혁명이 기독교교육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전략'에 대해 발표한 김웅기 박사(한국성서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된다 해도, 사람들은 인생의 목적과 추구해야 할 가치를 종교로부터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되겠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영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다양한 종교에 접근해 어떤 종교든 받아들일 것"이라며 "사람들은 건강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누리게 하는 종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박사는 "그러므로 교회는 무엇보다 인생의 목적과 추구해야 할 가치, 삶의 윤리에 대해 명료하게 해답을 제시하는 성경 말씀을 철저하게 가르쳐야 한다"며 "단순히 성경지식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서 찾아낸 원리들이 어떻게 삶에 적용될 수 있는지까지 가르치고, 이러한 가르침과 배움, 적용이 소그룹 활동을 통해 긴밀하게 형성되는 일에 나서야 한다. 기독교교육 영역에서는 역량 중심 교육, 평생 교육, 인성 교육, 대사회 봉사 같은 것에 대한 노력이 강구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4차 산업혁명 속에서 디아코니아의 역할'을 발표한 이승열 목사(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 사무총장)는 "교회는 시대의 변화에도 변함없는 믿음의 영성을 유지·확대시키면서, 다음 세대 후손들까지 믿음과 실천의 영성으로 디아코니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기술문명에 적응력이 부족한 노인과 장애인들이 문화적으로 낙후된 삶에 고립되지 않도록 돕고, 더 활발히 소통과 참여의 삶에 적응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4차 산업혁명으로 시대가 필요로 하지 않는 직업을 가졌던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한 직업교육이나 재능을 분석하고 필요한 도움을 맞춤형으로 줄 수 있는 상담 및 교육 훈련 프로젝트와 일정 기간 그들의 삶을 뒷받침할 수 있는 복지시스템이 다양한 차원에서 필요할 것"이라며 "디지털 매체에 중독 또는 집착 증세 같은 자율적 통제와 자제가 어려워지는 사람들, 인성이 황폐화돼 불만족스러운 조건을 갖춘 사람들에 대한 진단과 분석, 치료와 재활을 위한 시스템과 지원도 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목회, 상담과 심리치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목회'에 대해 조성돈 박사(실천신대)는 "인간을 초월하는 초지능 시대에 이르면 사람들은 기술의 전지전능을 따라야 할 수 있고, 그 초월의 존재는 기술을 넘어 신의 위치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며 "이러한 배경에서 사람들은 극도로 개인주의화됐지만, 그러한 편리함에도 인간들은 고독을 경험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지만, 실제 대면 관계에서는 철저한 소외를 경험한다. 이러한 이들은 결국 공동체를 염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그러나 이들이 원하는 공동체는 개인주의화된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그래서 공동체의 로망만을 이뤄줄 수 있는 수준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신앙공동체로서의 교회와는 좀 거리가 있다"며 "우리의 과제는 아직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람들에게 다시 진지하게 인간과 신, 그리고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라고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독교 상담과 심리치료'를 발표한 여한구 박사(국제신대)는 "4차 산업혁명의 빅데이터는 과거를 분석하여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가능성과 맥락을 확인해 미래를 예측하는데, 상호작용을 통해 이를 상담에 적용한다면, 상담사가 할 수 있는 오해나 실수, 정서적 영향 등의 특성을 배제할 수 있다"며 "빅데이터는 상담에서 개인 특성을 보다 잘 반영하고, 삶의 방식에서 의식하는 것과 의식 못하는 것을 구분하며, 내담자의 진술에 의존할 때 생기는 위험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 박사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신 앞에 선 존재'로 출발, 신을 인간처럼 대하면서 관계를 만들어왔다. 그러므로 4차 산업혁명이 던지는 화두는 신과의 관계 재정립을 위한 성장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도 믿음 안에서는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하나님께서 이미 그 안에,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선재하시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제67회 실천신학회 학술대회
▲참석한 학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학회 제공
◈'함께 홀로' 필요한 영혼

'기계와의 친밀 관계 시대'에서 권명수 박사(한신대)는 "정보 기술문명은 우리 믿음의 대상인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술문명에 노출된 정도가 클수록 하나님과의 관계가 표피적일 가능성이 크고, 심도 있는 내면을 탐구하고 추구하는데 미숙할 수 있다"며 "영혼이 말씀을 묵상하고, 그분의 존재를 확인하고 교제를 나누는데 필요한 것이 그분과 '함께 홀로' 있는 독거(solitude)의 시간이다. 그러나 인터넷과 전화기 때문에 그분과 있을 시공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영혼은 매우 초라하고 가난한 상태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 박사는 "영혼이 주님을 받아들여, 그분을 묵상하고 그분과 닮아가는 과정은 상당히 인격적이며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므로, 네트워크의 존재가 이를 방해할 수 있다"며 "이런 경지에까지 이르는 길은 외부의 조언이나 환경도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위대한 신앙의 선조들은 본인 스스로 내면 속으로 들어가 마음의 거울을 비춰보며 닦는 길을 걸어갔으며 따라오길 권면했다"고 전했다.

그는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해 기술발전이 이뤄져도, 기독교의 가치는 오히려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사랑, 평화, 공생, 긍휼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교회에서 가르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인간의 영혼은 구원을 필요로 하는 존재이기에, 인공지능 시대에도 영혼의 치유는 여전히 목회자의 손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말고, 하나님과 더 높은 차원의 교감 방법을 찾아내 성도들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공지능과 예배의 초월성으로 자기희생의 가능성 연구'에 대해 나인선 박사(목원대)는 "기독교 학자들은 인공지능 개발과 초 인공지능을 향한 인공지능 학자들의 관심이 가진 거대 담론과 그 기저에 놓인 존재론과 형이상학적 질문에 신학적 담론으로 대응할 책무가 있다"며 "그들이 신자본주의의 형이하학 논리에서 벗어나, 형이상학의 질문인 인간의 자아인식 분석과 이해를 창조와 피조의 관계에서 이해하고, 자유의지와 죄, 타락과 구원의 기독교 담론을 통해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나 박사는 "기독교 신학은 인공지능의 연구를 통해 제시되는 인공 인간의 이해를 통해 기독교 담론을 새롭게 이해하고 해석함으로 기독교 신학의 정체성을 새롭게 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약 인공지능의 제어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강한 인공지능 시대에, 기독교 신학은 하나님의 창조와 인공지능, 인공지능과 영혼, 인간지능과 죄, 인간지능과 자유의지, 인간지능과 구원의 문제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인문-사회과학과 함께 인공지능 발전을 제어하고 통제하며 인공지능의 발전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과 선교 혁신
◈인공지능 시대와 설교학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설교학의 과제'에 대해 양동욱 박사(장신대)는 "인공지능 로봇이 빅데이터와 딥 러닝을 통해 인간 설교자보다 더 완벽하게 회중의 필요도를 측정하고 세계에 산재된 온갖 종류의 설교를 모두 취합해 가장 효과적인 형태로 설교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인간 설교자는 기껏 자신의 뇌 속에 보관된 한정된 정보만을 활용해 설교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인공지능 설교자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양 박사는 "그러나 과연 인공지능 로봇의 '설교'는 결코 하나님의 말씀이 될 수 없고, 인공지능의 이 행위들은 설교가 아닌 정보의 전달에 불과하다"며 "설교와 예배의 자리는 하나님의 계시를 통해 하나님과 인간간의 인격적인 교류를 통한 존재적 만남의 성격을 가진다. 그러나 인공지능 로봇의 설교는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자기 드러냄이신 계시의 말씀이 될 수도 없고, 영과 영의 만남을 통한 인격적 교류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설교는 로봇 안에 내장된 정보의 유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교가 설교답기 위해서는 영혼을 향한 성령의 개입하심이 있어야 하는데, 기계에 불과한 인공지능 컴퓨터에 진정한 의미의 영혼이 있을 수 없다"며 "또 설교는 죄인인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으로의 초청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설교자도 죄인의 입장에서 말씀을 먼저 경청하고 이를 다시 회중에게 전달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로봇에게 죄인으로서의 자각을 심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양 박사는 "그러므로 인공지능 시대 설교학의 최우선 과제는, 설교가 인간의 입을 통해 행해지지만 성령의 도우심 가운데 죄인의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으로의 초청임을 붙잡는 것"이라며 "성경에서 제시되고 교회 전통으로 확립된 설교 본질에 대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창조적 재해석과 적용 과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빅데이터는 설교학의 기능적 수행에 좋은 보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제67회 실천신학회 학술대회
▲신임 회장 김경진 박사. ⓒ학회 제공
◈제23차 정기총회, 신임 회장에 김경진 박사

'한국의 제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영성: 노동의 가치와 노동의 영성'을 발표한 윤성민 박사(강남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교회는 사람이 사람 되게 하고 인류에게 행복과 유익을 주는 방향으로 흐르도록 도전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서로 다른 기술이나 서비스가 융복합되면서 새로운 직업군들이 생길텐데, 지금 한국은 노동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직업군부터 없어질지 정확히 분석하고 국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박사는 "이제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일하는 노동의 가치가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점으로, 기술을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이 더불어 사회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노동환경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며 "이 새로운 물결에도, 교회는 예수의 밥상공동체가 제시한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재통합'을 계속 이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실천신학회는 이튿날인 10일 학회 후 제23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회장에 김경진 박사(장신대)를 선출했다.

또 선임부회장에는 김상백 박사(순신대), 부회장에는 황병준(호서대)·민장배(성결대) 박사, 총무에 서승룡 박사(한신대), 편집위원장 한재동 박사(나사렛대)를 각각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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