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예전에 군대 생활을 한 분이라면, 이런 말이 떠오를 것입니다. "제대 말년에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정년퇴직을 앞둔 직장인들도 "말년에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 것을 들은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 말은 무슨 일이든 마무리를 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우리 인생살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작할 때는 건전한 마음으로 다짐하고 맹세하지만, 차츰 세월이 갈수록 초심을 잃고 마치 세상 환경이 자기를 그렇게 만든 것처럼 변명하면서, 초심은 어디로 가 버렸는지 무덤덤한 삶을 살면서 주책을 떠는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성경 속 많은 위대한 인물들도 처음 품었던 각오와 맹세를 했지만, 늙어서 분별력을 잃고 하나님의 뜻과 전혀 무관한 삶을 살면서 실수하는 분들을 발견합니다. 이스라엘의 가장 존경받는 왕 다윗은 자녀 교육에 실패하여, 늘그막에 자녀들에 의해 큰 환난을 당했습니다.

다윗의 아들 솔로몬은 어떻습니까? 그는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게 하여, 하나님으로부터 지혜의 선물을 받아 정사를 바르게 펼쳤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역시 나이가 들면서 분별력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나이 많은 노인들의 충심어린 간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과 비슷한 연소자들의 말을 듣다가, 그 끝이 좋지 못했음을 성경을 통해 배웁니다.

사울 역시 처음에는 겸손한 사람으로 인정을 받아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등극했지만, 초심을 잃고 다윗을 죽이려 한 것도 모자라 신접한 여인까지 찾아가는 어리석은 짓을 범하므로, 그 끝은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반면 모세는 인생 황혼의 나이 80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지만, 민족을 구원해 내는 아름다운 사명을 감당함으로써 지금까지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장 존귀한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모세는 비록 늙은 나이에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었지만, 초심을 잃지 않은 결과 120살까지 지도자로 활동했습니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전혀 눈이 흐려지지 않았고 기력도 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올바르게 하나님을 믿고 경외하는 처음 믿음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기도하며 애쓴 결과가 아닐까요?

우리 신앙인들은 처음 주님을 영접했던 순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주님을 만났던 처음 그 때, 그 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초심입니다. 그 초심을 잃지 않는 신앙이 곧 평생 나를 지켜주는 것임을 의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도 초심을 잃고 모든 일을 자신의 마음 내키는 대로 하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더구나 지도자들인 장로와 목사가 그렇습니다. 물론 몇십 년간 신앙생활을 하면서 고통과 좌절을 맛보기도 하고, 때로는 의심하며 나를 넘어지게 하는 여건과 환경들이 종종 나를 괴롭힐 때도 있습니다. 사업 실패나 직장생활에서의 인간관계, 승진 문제, 그리고 교회에서의 문제들이 때로는 자신을 괴롭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앙인이라면, 늘 자신을 되 짚어보는 성찰과 함께 나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이웃들과 성도들을 위해 마음을 쓰며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발휘해야 합니다.

젊어서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와 성공했던 것들을 종합하여, 하나님의 뜻에 어울릴 수 있게 응용하여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 사용을 해야 하는데, 지금 시대의 지도자들은 하나님의 거룩한 뜻은 뒤로 한 채, 자신이 주가 되어 그 조직을 마음대로 주물럭거립니다. 그래 놓고선 하나님의 뜻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주책으로 많은 신앙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젊으나 늙으나 신앙인들이라면 최소한 신앙인으로서 신앙인다운 삶을 영위해야 할 것입니다.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늙은이는 늙은이답게 늙어가야 합니다. 특히 노인답게 늙어 가고 죽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가능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만이 아름답게 익어가는 삶입니다.

처음 다짐하고 맹세했던 것들을 늙어감으로, 변치 않고 실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어려운 것도 아닌 것입니다.

나이가 익어 갈수록 하나님과의 대화를 자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잠들기 전에 오늘 하루를 반성하는 그 시간이 있어야 초심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일기를 쓴다든지 성경을 읽으면서 오늘 하루의 일과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유지한다면, 참으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노인의 삶이 익어감에 찾아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고통. 질병, 고독, 금전, 친구 등 이런 분류들이 노인들을 괴롭힙니다. 특히 고통과 질병은 나이가 익어감으로 평생을 기계를 아끼지 않고 사용하므로 서서히 망가져 가고 있습니다.

거기다 적당한 돈이 없다면, 필요한 일들을 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관계를 잘 하지 못하여 친구조차 없어, 자연적으로 고독함이 매일같이 밀려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젊어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주님의 뜻을 확실히 아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매일 같이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을 가지며, 가족 간에 아름다운 소통과 끈끈한 형제애가 있어야 하고, 매일 같이 가정예배를 드리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만든다면, 어떠한 환경이 우리를 괴롭히더라도 꿋꿋이 인내하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신앙인들은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가는 것을 참으로 두려워합니다. 잘 익은 감이나 홍시들을 맛보며, 즐거워하지만, 인생이 익어가는데 대해서는 참으로 냉혹합니다.

신앙인들이라면 아름답고 먹음직스럽게 잘 익은 믿음의 열매를 주님께서 먹어 보신다면, 얼마나 흡족해 하실까 하는 마음을 바꾼다면, 내 신앙이 얼마나 성숙되었는지를 가늠할 수가 있지 않을까요?

이 지구상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나이는 주로 60-80세라고 합니다. 젊어서부터 계획하고 이루려 했던 성공은, 긴 세월을 통해 그 빛을 보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선 눈앞에 보는 이익을 위해서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안주하여 일을 그르칠 대가 참으로 많습니다.

신앙인이라면, 미래를 볼 수 있어야하며 현실을 직시하며 교회의 부흥을 위하여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교회 장로라고 해서, 권위만 세울 것이 아니라 교회 안의 모든 조직을 습득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조직 하나 하나를 점검하며, 발전을 위해서 건의나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도록 사기를 올려주며, 모두가 동참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특히 교회 안의 최고 기관인 당회에서는 무조건 안 된다는 의식을 뿌리 뽑아야 합니다. 먼저 교회 안의 어르신들과 장로들께서는 버려야 할 사고는 과감하게 버리고, 주님께서 담당하셨던 사명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며 순종하는 마음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나이가 익어감으로 상대방으로부터 초라하게 보이지 않으려면, 나 중심에서 벗어나 배려하는 삶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기주의나 노욕이 심해진다면 친구도 인간관계에서도 실패하며, 홀로 외로워지는 것입니다.

물질 중심의 인간관계를 하다보면, 죽는 날까지 그 물질이 계속 유지가 된다면 모를까, 물질이 다한 후에는 친구들이 차츰 멀어지므로, 노년에 쓸쓸함과 고독한 삶으로 마감이 될 것임을 하루 속히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연령에는 자연 연령, 건강 연령, 정신 연령, 영적 연령이 있다고 합니다. 인생에 1/4은 성장이고, 3/4은 늙어가는 인생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그 3/4은 일하는 것입니다. 내가 늙었다 해서 편하고 안일한 것만 찾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내 나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미루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열정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열정입니다, 그 열정은 성실과 정직 그리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만이 부정적이었던 장애물들을 극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회에 늘 존경의 대상이었던 종교지도자들 중에 특히 기독교 지도자들의 은퇴에는 많은 교훈을 우리 신앙인들에게 주지만, 그것이 근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슬프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초심을 잃어 눈이 흐려지며, 명예와 권력, 노욕이 발동하여, 초심으로 여태 쌓아왔던 모든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초라함에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라 주님의 재림이 곧 닥쳐오는 그 날까지 근절되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 안의 어르신들의 여태 살아온 좋은 경험을 토대로, 나를 나타내지 말고 좋은 열매의 결과를 젊은이들에게 나눠주며, 선한 마음과 건전한 모습으로 서로 소통하며, 이웃을 위해 배려하는 삶으로,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하는 열정의 모습들을, 이 시대 신앙인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이효준 은퇴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