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는 신화가 아니라, 신화를 죽이는 텍스트”

김진영 기자 입력 : 2018.02.06 11:21

기독교학술원 ‘지라르의 영성론’ 주제 월례포럼 개최

기독교학술원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정일권 박사, 김영한 박사, 박창균 교수(서경대, 논찬). ⓒ기독교학술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지라르의 영성론'이라는 주제로 제66회 월례포럼을 개최했다.

발표자로 나선 정일권 박사(전 숭실대 초빙교수)는 "'신들은 잔인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선하시다.  지라르가 기독교를 구했다'라고 독일 유력 일간지 디 벨트(Die Welt)는 당대의 최고의 기독교 변증학자 지라르(르네 지라르: 프랑스의 인문학자-편집자 주)를 소개한다"며 "이 신문에 의하면 지라르가 기독교를 구한게 된 이유는 그의 비교신화학을 통해서 소위 이교적 신들(Götter)과 유대-기독교의 하나님(Gott)을 명확하게 구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박사는 "지라르에 의하면 복음서가 또 하나의 신화가 아니라, 신화를 죽이는 텍스트라는 것"이라며 "지라르는 마침내 신화의 수수께끼를 '해독'했다. 지라르에 의하면 기독교는 '신화의 계몽'이며, 신화가 은폐하고 있는 희생양 메커니즘에 대한 계몽이기도 하다. 신화가 집단폭력의 '수동적인 반영'이라면, 유대-기독교는 희생양과 모방적이고 폭력적인 군중을 만들어내는 집단 장치에 대한 '적극적인 폭로'"라고 했다.

그는 "신화는 거짓말이라고 지라르는 단언한다. 빛인 복음서는 아직도 어두운 신화를 해독한다. '복음서는 신화적인가?'라는 논문에서 지라르는 '세계의 신화들이 복음서를 해석하는 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복음서가 신화들을 해석하는 방법을 계시한다'고 말한다"고 했다.

정 박사는 "지라르는 서구정신사와 인문학 지평에서 기독교 복음을 변증하는 기독교 문화철학자이자 사상가다. 신화는 집단적 폭력과 그 희생양을 은폐하는 '거짓말'이며, 기독교 복음은 그 은폐된 희생양 메커니즘을 폭로하고, 희생당한 자의 관점에서 기록되었다고 말한다"며 "그는 '(제가) 기독교인이 된 것은 제 연구결과가 나를 이렇게 인도했기 때문'이라는 실존적 신앙고백을 하면서, 신비로운 회심의 체험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저의 연구가 저를 기독교로 개종시킨 것이었다. 이 둘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또 뒤섞여 있다'고 그는 말한다. '위대한 문학작품이 실제로 저로 하여금 기독교로 회심하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지라르는 '기독교가 여전히 가장 생산성 높은 인문학'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앞서 개회사를 전한 기독교학술원 원장 김영한 박사는 "지라르 사상의 포스트모던적 의미는 '복음서를 신화의 해체'로 해석함으로써 정통기독교를 구했다는 데 있다"며 "지라르의 영성은 유대-기독교적인 전통과 가치를 전복하고자 했던 니체와 그 후계자 하이데거 그리고 포스트모던 사상가들에 의해 훼손된 복음서를 반신화, 사실로 해석함으로써 유대-기독교적 전통과 가치에 대한 철학적 재발견 시도에서 찾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박사는 "지라르는 역사적 예수를 기독교 정통신앙의 입장에서 해석한다. 예수는 이교적 신들처럼 야누스적인 괴물로서 반신 반인이 아니라, 완전한 하나님(vere deus)이요 완전한 사람(vere homo)"이라며 "이러한 지라르의 역사적 예수 이해는 니체 이래 자유주의 신학자들에 의하여 신화적 존재로 간주된 예수 이해의 정통기독교적 복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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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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