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족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이자 서현교회에서 교구와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는 '열혈 서평가' 방영민 목사님의 서평이 '방영민의 책숲산책'이라는 코너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새가족반
이정규 | 복있는사람 | 332쪽 | 14,000원

필자는 목회자지만, 이 책을 읽으며 참 위로가 되었습니다. 서평을 쓰며 개인적인 고백을 하는 게 너무 부끄럽지만, 내가 잘 살고 있는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요즘,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보여주는 한 편의 드라마같은 책을 보며 감동이 되었습니다.

한 영혼을 당신의 가슴에 품으시기 위한 하나님의 열심과 사랑이 얼마나 강렬한지, 그 거부할 수 없는 은혜에 마음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신의 자녀를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하시는 주님의 깊은 마음이 여전히 울림이 되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의 소원이 이루어지고 자기의 꿈이 성취되면 만족하고 기뻐합니다. 그러나 겨우 그 정도로 우리의 마음이 채워지고 풍성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수십 번씩 변하는 인간의 소원이 우리의 진정한 기쁨일 수 없습니다. 간사한 인간의 생각과 이기적인 나의 판단이 우리의 행복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배우자, 직장, 승진 또한 나의 진정한 희락일 수 없습니다.

겨우 이런 것들이 우리를 새로운 존재가 되게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우리가 연약할 때에, 죄인 되었을 때에, 원수 되었을 때에 마음에 부은 바 되는 사랑이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세상에 있는 조건들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 성령의 역사로 위로부터 부어지는 이 신비한 사랑이 전 인격을 휘감을 때, 우리는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 때 우리의 구원은 시작되고 그리고 완성을 향해 행복한 걸음을 걸어갑니다.

책은 4막 11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막은 '가족으로의 초대', 2막은 '거절', 3막은 '회복', 4막은 '새로운 가족'의 순서로 짜여져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새로운 가족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 창조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삼위 하나님의 존재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삼위 하나님의 사랑이 모든 과정 가운데 녹아져 있습니다. 이 사랑이 아니고서는 하나님의 계획이 펼쳐질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이 책을 요약하기보다, 책을 보며 느낀 특징을 세 가지로 적고자 합니다. 우선 이 책은 '행복'이라는 주제를 드러냅니다. 이 세상을 보면 행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목회를 하며 청년들을 만나고 집사님들과 대화를 나누면, 모두 야근을 하고 회식을 하고 피곤과 스트레스에 찌들어 있습니다. 그들의 얼굴에서 기쁨은 찾을 수 없고 행복은 엄마 품에 있었던 어린시절 뿐입니다.

그러면서 목회자로서 그들에게 똑같은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지 말고, 울림이 되는 격이 다른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권면합니다. 모두 똑같이 고통받는 공간에서 행복한 존재가 되어 오히려 위로해주고 희망이 되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저의 도전적인 권면을 넘어서, 참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을 알려줍니다. 우리의 행복은 오직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서만 이루어지고 우리의 죄가 해결되고 회개할 때 나타나는 역사입니다.

인간의 행복은 외적인 조건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아담의 죄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고, 나의 숨겨져 있는 죄와 악이 드러나고 사해질 때 깨끗함과 행복을 얻습니다. 아담처럼 내가 늘 주인이 되고 입법자가 되어 왕노릇 했던 사람임을 회개하고, 하나님만이 나의 주인과 왕이 되어 주실 때 행복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행복은 당신의 왕이 누구냐에 달려 있는데 우리의 행복은 왕이신 하나님 보호 아래 있을 때 뿐입니다.

새가족반
▲ⓒ복있는사람
두 번째는 '가족'이라는 주제가 드러납니다. 현대 사회는 가족이 해체되고 붕괴되고 있습니다. 죄의 결과로 인해 가족끼리 죽이는 일들도 벌어지니, 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습니다. 아담의 죄로 인해 최초의 교회인 가정까지 타락했으니, 오늘날 가정이 분해되고 교회가 쪼개지는 것을 보면 죄는 가족을 병들게 하고 교회에 상처만 남깁니다. 그래서 오늘날 가족은 교회가 회복해야 될 중요한 문제입니다.

책은 제목처럼 우리가 예수님을 통해 새가족이 된다고 합니다. 이 가족은 육신의 통로를 거치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의 피로만 이루어지는 가족입니다. 혈연, 지연, 신분, 빈부, 남녀노소, 배움의 차이 등 차별이 없습니다. 이 땅에서 가장 낮은 사람이라도 주님의 보혈로 하늘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바닥을 치는 사람이라도 주님의 보혈로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가족은 부모가 키울 능력이 없으면 자식을 버릴 수 있습니다. 실제 30-40년 전만 해도 그런 일들이 많았고 요즘에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피로 맺어진 가족은 절대 버려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적인 사랑은 내가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도망치려 해도, 태양처럼 나를 향해 늘 달려옵니다. 새벽 날개를 치며 도망가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 사랑은 유한이 무한을 다 알 수 없듯, 불가항력적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코 쉬지 않으시고 버리지 않으시는 가족애입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새가족을 버리지 않으시는 것은, 이미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버린 바 되신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며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 위에서는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하며 우리를 새가족 삼으시기 위해 친히 버린 바 되셨습니다. 이렇듯 주님의 버린 바 된 사랑이 있었기에 우리는 결코 지금도 이후로도 버려지지 않고 영원한 새가족이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겸손'입니다. 필자는 책을 보며 저자의 실력에도 감탄했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죄인으로 깊이 인식하는 모습에 감동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사람이라는 고백이 있기에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아마 그의 삶도 용서받은 죄인의 삶이라 여겨집니다. 이런 교리적인 지식으로 글을 쓰더라도 사람은 충분히 교만하고 거만하게 살 수 있는데, 저자에게서는 겸손함이 보여서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또한 그는 말씀과 성경공부에 집중하고 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을 지양하며, 성도에게 위로와 쉼이 있는 교회를 꿈꾸며 개척을 하였습니다.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제도적이고 구조적이며 권위적인 것을 끊어내기 위해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말하길, 7년 된 개척교회에도 온갖 상처와 많은 죄들이 있다고 고백합니다. 좋은 의도였더라도 이기심과 폭력으로 드러나 교회 안에 가족들에게 피해와 아픔을 주었노라고, 그게 자신의 교회라고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이렇게 자신의 죄인됨을 아는 겸손이 필요하고, 지상의 모든 교회는 이렇게 죄인이 있고 죄가 있는 곳이라는 솔직한 고백이 있어야합니다. 그래야 새가족이 될 수 있고 새가족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새가족은 늘 주님의 말씀 아래 회개와 믿음의 삶을 살아가고, 그 공동체는 말씀과 기도로 풍성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종처럼 제자들의 발을 씻기기까지 겸손하셨는데, 그런 겸손이 우리를 새가족으로 살게 할 것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필자는 제목을 '네가 어디있느냐?'로 정했습니다. 아담이 범죄 이후 하나님으로부터 도망칠 때,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하신 질문입니다. 아담이 어디에 숨었는지 몰라서 하신 말씀이 아니라, '네 영혼이 어떤 상태이냐, 네가 지금 어떤 모습이냐, 네가 지금 누구를 바라보고 있냐?'라는 의미입니다.

이 책을 보며 제가 어디에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이웃과의 관계에서 세상과의 관계에서 제 상태와 위치가 떠올랐습니다.

책은 하나님의 사랑을 중심으로 거대한 구원의 드라마를 압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명히 한계와 약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원의 서사를 요약하는 이 책은 위대한 사랑을 향하고 있기에, 우리의 좋은 안내자입니다.

복음은 정말 복되고 기쁜 소식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맑음과 밝음입니다. 자신을 내어주시는 사랑으로 우리는 깨끗해지고 어둠에서 건지시는 은혜로 우리에게는 큰 기쁨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은 삼위 하나님께서 자신을 우리에게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고 상상할 수 없는 영광입니다. 새가족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을 소유하는 것입니다. 새가족이 된다는 것은 그 하나님을 영원히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찬양하는 삶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새가족이 된다는 것은 그분이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셨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 깊은 사랑의 여정으로 당신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방영민
서현교회 부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