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신학사 개관
복음주의 신학사 개관

로저 E. 올슨 | 박욱주·이종원 역 | 크리스천투데이 | 236쪽 | 13,000원

크리스천투데이는 기독교 신문사로 유명하다. 그런데 금번에 로저 올슨의 《A History of Evangelical Theology(2004년)》를 번역 출판했다. 로저 올슨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스탠리 그렌츠와 《20세기 신학(IVP, 1997)》을 공저했고, 《신학 논쟁(새물결플러스, 2017)》로 알려져 있다.   

처음 <복음주의 신학사 개관>을 열면서, 먼저 본 <신학 논쟁>의 요약인가, 라고 생각했다. 매우 간략한 문체로 빠르게 진행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학 논쟁>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내용을 전개했다.

그리고 <신학 논쟁>의 《God in Dispute: "Conversations" among Great Christian Thinkers》는 2009년 출판됐다. <복음주의 신학사 개관>이 저술에서는 더 먼저 진행한 것이었다. 올슨은 <복음주의 신학사 개관>의 개정판 형식으로 <신학 논쟁>을 진행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개정판에 대해 깊은 인지가 없는데, 개정판을 내는 것은 학자가 자기 발전을 피력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어떤 학자도 현재가 완전하지 않다.

그러나 지금의 자기 이해를 피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부족한 모습을 피력하고, 보완하려는 것이 좋은 모습이다. 그리고 독자는 그 발전 과정을 살피면서 학문을 더 쉽게 인지할 수 있다.

로저 올슨의 <복음주의 신학사 개관>은 <신학 논쟁>과 한 쌍으로 함께 읽을 것을 제안한다. <복음주의 신학사 개관>의 내용은 경건주의, 웨슬리부터 진행되고, <신학논쟁>은 고대교회에서부터 이어진다.

그리고 전자는 사상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제시하고 있고, 후자는 두 진영의 논쟁을 제시하고 있다. 두 저술을 읽는다면 기독교 사상 전반에 대한 흐름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복음주의 신학사 개관
▲저자 로저 올슨 교수. ⓒyoutube.com
로저 올슨의 책을 읽으면서, 서양 저자들이 객관적 묘사를 시도할 줄 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사상 전개에서 자기 진영의 의사를 드러내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데, 서양 저자들은 자기 사상을 드러내지 않고 내용을 전개하는 방식이 꽤 있다. 로저 올슨의 저술은 역사를 그대로 제시하려는 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복음주의, 개혁주의, 근본주의 세 개념을 잘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데, 로저 올슨의 <복음주의 신학사 개관>을 읽는다면 잘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로저 올슨은 미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근본주의에 대해 잘 제시하고 있다.

다만 개혁신학이나 독일신학(현대신학)에 대해서는 명료한 제시가 부족하거나 없다. 그러나 독자가 보충하면서 독서한다면 세 개념을 잘 확립해 자기 위치와 타인의 위치를 분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복음주의 신학사 개관>은 좋은 문장으로 번역했지만, 많은 사상가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쉽게 습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기회가 될 때마다 읽으면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래서 '자기 신학사 개관'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유익한 도서이다.  

고경태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광주 주님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