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준 바라봄의 기적
▲주 장로는 “시골 촌놈을 청와대를 거쳐 여기까지 인도하셨는데, 하나님 은혜 아니면 올 수 없었다”며 “역경과 고난, 좌절이 오더라도 그건 더 크게 쓰시기 위한 진짜배기 재료로 사용하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웅 기자
<바라봄의 법칙>, <바라봄의 기적> 등의 저자이자 '노태우부터 이명박까지' 근무하고 최초로 청와대에서 경호차장까지 지내며 '정년퇴직'한 주대준 장로. 그는 퇴직 후 우리나라 사이버안보를 위해 KAIST로 가서 부총장까지 지내고, 선린대 총장을 역임하다 정치권으로 향했다. 모두들 확실히 승리할 것이라고 봤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 기도 끝에 현재 CTS 인터내셔널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CTS 인터내셔널은 '선교지 자립'을 목적으로 선교사를 돕고, 그들을 통해 국내외 이웃을 돕는 비영리단체이다.

-아직도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많으시지요.

"마지막 시대, 하나님께서 오직 선교에 '올인'하도록 대못을 박으셨습니다. 빗장을 걸어 놓으셨습니다. 저만 알 수 있는 것이지만, 좌우를 다 막으셨습니다. 대학교 총장도 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곁눈질을 못하게 하십니다. 다 말할 수 없지만, 선교로만 몰아가고 계십니다."

-그러면 요즘 하고 계시는 일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 능력으로 여기까지 왔느냐?' 산청 지리산 골짜기에서 지금의 제 모습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하나님께서는 기적같이 이끌어 주셨습니다. 이 시대에 남겨진 마지막 일을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확신을 갖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일은 어떤 국회의원도, 장관도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제까지 하나님만 바라보고 선교의 삶을 살아왔는데, 인터내셔널 사역은 그 종결판입니다.

핵심은 '너처럼 어렵고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면서 복음을 전하라'는 것입니다. 탈북민, 다문화가정, 이주민들.... 특히 이주민들은 할아버지 시대에 끌려가 디아스포라가 된 분들입니다. 3세대까지는 이주민 대접을 하지만, 4세대부터는 외국인으로 봅니다. 이러한 한 맺힌 소외계층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주대준
▲해외에서 봉사활동중인 주대준 장로.
특히 3만명의 탈북민들은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통일의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분들입니다. 그들을 팽개쳐놓고, 이론적으로 통일 정책만 갖다 써서 되겠습니까? 지금 3D 업종에 몰려 있는 그들을 잘 적응시켜서 4차 산업혁명 직종을 가르치고, 신앙을 심어서 고향인 북한선교를 꿈꾸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통일 아닙니까? 이런 꿈을 꾸다 보니, 대한민국 영토의 절반에 불과한 남쪽보다 '통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습니다. 이런 꿈을 꾸고 있는데, '정부에서 일할 생각 없느냐'고 물으시니....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경호차장을 맡아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했던 문재인 대통령부터 시작해 현 정부에서 저를 모르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정치인들은 그런 관점으로 보지만, 저는 여야를 떠나 '통일 한국'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CTS 인터내셔널 회장을 맡고 계시지요.

"교단과 노회, 개교회에서 파송받은 선교사들이 5년, 10년 지나면서 교회 담임목사 교체 등으로 후원이 끊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위성 선교사'가 되는데다, 선교지에서는 핍박을 당하거나 풍토병에 시달립니다. 안정적인 소수 선교사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외지에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돕기 위해 '7천 미라클 열방을 향하여'라는 프로그램을 매주 방영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1년에 40-50명 정도밖에 도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설립된 것이 'CTS 인터내셔널'입니다. 설립은 됐지만, 방송선교 위한 후원금이나 아프리카 등을 위해 막연한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제가 회장으로 취임한 후 '열방에 나가 있는 선교사들을 돕는 일에 올인'하기로 했습니다. 기독교를 기반으로 설립된 엔지오(NGO)들이 많지만, 순수하게 선교사들을 돕는 단체는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여기에 '올인'해서, 생명을 걸고 나간 그들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보장해 주고자 합니다.

그리고 선교사들이 '복음을 들고 떡을 나눠줘야지', 다른 엔지오들처럼 '떡만' 줘서야 되겠습니까. 성도님들이나 한국교회에서 주시는 것들을 100% 선교사 돕는 일에만 사용할 것입니다. 막연히 돕는 게 아니라, 선교 지원금이 끊겨 절망하고 갈급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 '미자립 선교사'들을 지원해서, 그들이 복음과 떡을 함께 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떡'도 오직 선교사들을 통해서 줘야 합니다."

(사)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한직선)와 세계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세직선)가 21일 서울 명성교회(담임 김삼환 목사)에서 탈북민·다문화가족을 초청해 ‘제26회 직장선교 한국대회’를 개
▲한직선 대표회장 취임 당시 주대준 장로. ⓒ크리스천투데이 DB
-구체적인 내용이 '나도 선교사'이지요.

"네, 그렇습니다. 이 땅에 태어나서 구원받은 1천만 성도들은 동일한 선교사의 사명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민족과 종족을 초월해 하나님께서 주신 마지막 지상명령 아니겠습니까?

현장에 나간 선교사들도 선교사이지만, 후방의 우리는 '돕는 선교사, 보내는 선교사'라는 사명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의무적으로 십일조를 내듯, 상징적으로 십일조 외에 수익의 1%를 선교사님들을 위해 쓰자는 것입니다. 물론 1%는 '작은 정성'을 뜻하는 것이지, 1%만 하라는 것은 아니지요. 1%만으로도 엄청난 기적을 가져올 것입니다.

'1% 후원해서 위기의 선교사들을 돕자', 이것이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이 '나도 선교사' 운동에 1천만 성도의 10분의 1인 1백만명만 후원하고 동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단돈 1만원이라도 말입니다. 그러면 전 세계 선교사들을 다 책임질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이 일을 한국교회와 성도님들을 위해 꼭 하고 싶습니다.

다른 NGO들은 '빵 주는 일'을 하고 있으니, 저희 CTS 인터내셔널은 '선교사 돕는 일'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함께 파송한 2만 8천 선교사님들 중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돕겠다, 이것이 비전이자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KWMA(한국세계선교협의회)를 비롯해 합동 GMS(세계선교회),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 크고 작은 단체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말 더 이상 정치권에 발을 들일 생각이 없으신지요.

"제가 살아온 모든 삶의 완성이 바로 선교입니다. '통일 한국' 시대가 온다면 모를까, 지금부터는 어떤 자리든 맡지 않고 선교에만 '올인'하겠습니다. 허물어진 선교의 단을 재수축하고, 통일 한국의 비전과 미션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주대준
▲간증하고 있는 주대준 장로.
저를 잘 아시는 목회자분들일수록 '아무쪼록 정치를 계속 해서 다음에는 반드시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저를 아껴 주시는 마음이야 알지만, 저는 이제 한눈팔지 않을 것입니다. 사이버안보 전문가로서 사명감을 갖고 국회에서 일하고자 했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그것이 아님을 기도 중 깨달았습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내 직장, 내 교회에서 적당히 예배하고 누리고 향유하는 게 아니라, 결단하고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 사회의 그늘진 곳을 보살피면서 예수님 사랑을 전해야 합니다. 받기만 하려 해선 안 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절묘하게 여기까지 인도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청와대 이전에 국방부에서 근무했습니다. 1970년대부터 국방부에서 선교에 힘썼습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선교를 했습니다.

청와대에 신우회를 창립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저 예수쟁이부터 잘릴 것'이라고 했지만 유일하게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노태우 정권 때 들어가 이명박 정부 때 나왔습니다. 대통령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봤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신우회 예배가 사라졌다고 들었습니다.

"정년퇴임 후에도 청와대 신우회를 관리해 왔기 때문에, 매달 청와대 예배에 계속 참석했습니다.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기대가 컸습니다. 청와대 고위직(수석급 이상)이 10-12곳 정도인데, 역대 어떤 정부보다도 장로와 집사 출신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장로였던 이명박 대통령 때보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하나님을 바라보며 청와대에서 국정과 안보를 위해 기도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대통령에게 조아리기만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청와대 기독신우회
▲신우회 창립 5주년 예배 모습. ⓒ주대준 장로 제공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뒤 3월에 기대하면서 예배드리러 갔는데, 평소 200-300명 나오던 예배에 30명도 앉아있질 않았습니다. 처음엔 바빠서 그러려니 했지만, 4-5월이 되니 아예 예배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때 '큰일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최순실 이런 건 몰랐지만, 영적으로 눌린 것 아닐까요.

다시 예배부터 살려야 합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가톨릭이지만, 사돈이 목회자라고 들었습니다. 청와대 신우회는 청와대 안에서 근무하는 공직자들이 가장 먼저 국정 지도자와 국가 안보, 나라의 경제와 사회 등 각 분야를 위해 기도하는 모임입니다. 그 기도의 불로 한국 사회가 굴러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청와대 신우회는 6공화국 노태우 대통령 시절 불교가 대세일 때부터 매주 기도회를 하고 매달 예배를 드렸습니다. 오전 7시마다 각자의 자리에서 국가를 위해 기도해 왔습니다."

-대통령이 없앤 것도 아닌데, 왜 예배를 드리지 않게 됐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의인 1명만 있어도 그 성을 멸하지 않겠다고 하신 분입니다. '죽으면 죽으리이다' 하는 신념으로 하나님만 바라보는 사명자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곳에 있으면 이것저것 눈치보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한 명이라도 '이 때를 위해서 내가 예비된 것'이라는 마음으로 밀어붙였어야 합니다.

대통령도 5년이면 청와대를 떠나야 하는데, 직원들이 '우리를 청와대로 보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했으면 합니다. 대통령과 국가 안보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그들의 사명이어야 합니다. 그러면 불이 붙을텐데, 눈치만 본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대통령이 아니라 하나님을 모시는 사람들 아닙니까?

다들 바쁜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청와대 근무' 자체가 하나님의 파송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청와대 후배들을 계속 '터치'하고 있습니다. 성령님께서 '터치'해 주실 날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진정 가치 있는 것인지 깨달을 날이 오겠지요.

지금의 혼란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것도 신앙일 것입니다. 그러려면 성도들이 먼저 희생하고 헌신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저는 예전 청와대 근무 당시 근처 경찰 병력들에게 겨울에 따뜻한 차도 대접하고 기도도 해 드리고 주변 환경미화에도 나서면서 뭔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청와대 기독신우회
▲신우회 예배 후 모습. ⓒ주대준 장로 제공
-1992년부터 예배를 드리셨지요.

"성경 말씀이 정말 맞습니다. 어디든 한 명만 있으면 됩니다. 불쏘시개가 될 한 명이 없어서 안 되는 것입니다. 청와대 신우회가 만들어질 때, 12명이 옥인교회에 모여 정근모 장로님 모시고 창립했습니다. 처음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는 신우회 예배를 청와대 안에서 드릴 수 없어 주변 교회를 빙빙 돌아야 했습니다.

장로였던 김영삼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계속 바깥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청와대에서는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이 안 되면 안 되는 것인데, 처음엔 모두 불교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1995년 1월 김광일 장로님이 비서실장, 김광석 안수집사님이 경호실장이 됐습니다. 기도의 응답이라고 '할렐루야'를 외쳤습니다.

그런데 김광일 실장님이 예배에 안 오시더라고요. 계속 권유했는데 바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국가를 위해 기도하셔야지요' 하면서 따라다니니, 아예 비서실장실 출입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웃음). 그래서 출퇴근하실 때 가서 '오늘 예배입니다' 인사드렸더니 '저 자식 때문에 청와대 근무 못하겠네, 한 번 가 줘야겠다'고 하셔서 온 것입니다.

이후 김대중 대통령 때는 여사님이 너무 신실한 분이셔서 예배에 은혜가 넘쳤고, 노무현 대통령 때도 예배만큼은 잘 드렸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때는 활성화됐지요. 박근혜 대통령 때라고 못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군사정권 때도 예배는 드렸기 때문입니다. 어느 조직이든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의 사명자만 있다면, 주변을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들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그 한 명을 하나님께서 찾고 계십니다."

주대준 장로는 고려대 경영학 학사 졸업 후 美 NPS 정보시스템과학 석사 및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사이버보안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청와대전산실 창설 팀장으로 청와대 근무를 시작해 20년 동안 대통령 5인을 거치며 전산실장, 통신처장, 행정본부장 및 경호차장을 역임했다. 청와대 재임 중 청와대 기독신우회를 창립해 선교회장을 역임했고, 경호차장 재임 중에는 한국기독교공직자선교연합회를 결성해 입법·사법·행정부 및 지자체 100만 공직자 선교에 앞장섰다.

청와대 정년퇴직 후 카이스트 교수로 부임해 부총장을 역임하였으며, 선린대 총장을 거쳐 새누리당 디지털정당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국가사이버안전연합회 대표회장, 국가 스마트산업진흥협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전국 1,500여 교회에서 간증집회를 한 평신도 복음사명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이자 한기총 직장선교위원장(상임위원), 국가조찬기도회 이사, 월드비전 이사, 누가선교회장,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대표회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