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한동대 ‘페미니즘 논란’에 대해

김진영 기자 입력 : 2018.01.12 18:01

(사진1)한동대현동홀(본관)전경
▲한동대 ⓒ한동대
경북 포항에 있는 한동대학교가 최근 여러 매스컴에 오르내렸다. 학교 측이 얼마 전 교내에서 열린 페미니즘 강연회를 문제삼아 관련 학생들을 대상으로 징계 절차를 밟고, 모 교수는 재임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언론들이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한, 마치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처럼 한동대를 질타했다.

문제가 된 강연회에선 과연 어떤 말들이 오갔을까? 주제는 '흡혈사회에서 환대로-성노동과 페미니즘, 그리고 환대'였다.

"창녀라고 불리는 그런 일을 했다. 지금도 하고 있다.… 모든 몸을 상품화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히 성을 파는 것에 대해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까?" "스스로 나의 성을 자율적으로 충분히 사고 팔 수 있고 협상할 수 있다." "생물학적 성이 뭐지? 그거 자체가 굉장히 궁금하다.... 젠더라는 것은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때론 여성일 수도 남성일 수도 있다." "저 역시 20대 초반 성노동 경험이 있다. 지금 일부일처제가 아니라 폴리아모리라고 하는 비독점다자연애, 애인이 2명 있다." "관계도 내가 편안한데로, 1대1 이성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과 사랑할 수 있고 (여자가) 여자와도 사랑할 수 있고...."

대강 이런 것들이었다. 성(性)을 다른 상품처럼 사고 팔 수 있다니. 그것도 아직 20대의 대학생들이 듣는 자리에서. 애써 성노동이라고 하지만 성매매와 대체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생물학적 성에 의문을 갖고 젠더의 의미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사실상 동성애를 지지하고 있다. 폴리아모리? 생소한 이 단어의 뜻을 굳이 여기서 밝히지 않아도 "일부일처제가 아니라... 애인이 2명 있다"는 말만 봐도 그것이 보편적인 성규범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는 걸 금새 알아차릴 수 있다.

또 재임용에서 탈락한 교수는 사실 교목이라고 한다. 학교 측은 그가 평소 동성애와 관련해 학교의 정체성에 반하는 것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친 것을 재임용 거부 사유 중 하나로 들었다.  

대학은 높은 수준으로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자유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단순한 뜻이 아니듯이, 이 역시 대학이 추구하는 방향과 목표에 제한을 받는다. 그렇지 않다면 이 땅의 수많은 대학은 사람들에게 그저 돈을 받고 책과 공간, 지식과 학위 따위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에 불과하다.   

한동대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세워진 대학이다. 건학과 교육의 이념을 그렇게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또 그것을 적극적으로 구현하는 것이야 말로 한동대에 주어진 신성한 책임이자 의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비단 대학만이 아니라 이 사회를 위하는 것이며, 그래서 국가가 설립을 허가하고 세금을 지원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대학의 건학이념에 역행하거나 그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는 일련의 행위를 단지 '학문과 사상의 자유'라는 이유로 내버려둬야 하는 것일까? 물론 특정인이 독단적으로 그런 판단을 해선 안 되고, 다수 구성원들이 동의해야 그런 판단에 따른 후속 조치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그 모든 과정에서 또한 '기독교 정신'을 추구해야 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번 문제를 놓고 봤을 때, 학교가 징계를 내릴 경우, 그것이 처벌의 수위에서 과연 적절한가를 두고 갑론을박 할 수 있다. 예컨대 꼭 징계를 내려야 하나, 권고 정도에서 그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강연회가 외면받는 학내 분위기 조성이 먼저다, 같은 논의 말이다. 하지만 학교의 조치 자체가 마치 구시대적이라거나 혐오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학에 가려는 모든 이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대학이 있을까? 당연히 없다. 그런데 단지 그것이 불가능 해서 지금처럼 여러 곳에 대학을 두고 학생들을 주로 성적에 따라 입학시키는 것일까? 그것 역시 아니다. 각 대학은 다른 대학과 다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존재한다. 한동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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