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2018년 1월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 2018년 1월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12일 오전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모임에서는 '새해의 소원과 기도'라는 주제로 기도회와 발표회가 차례로 진행됐다.

기도회에서 정의롭고 평화로운 나라(시 85:8-13, 롬 11:33-36, 눅 2:8-14)'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는 "하나님은 진리이시고 곧 사랑이시다. 우리가 누군가를 위하여 사랑을 베풀면, 그 순간 진리에 이르게 된다"며 "정의롭고 평화로운 나라는 바로 사랑과 진실이 눈을 맞추는 나라"라고 말했다.

또 "정의와 평화도 처음부터 하나였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하나님은 정의의 하나님으로서 평화를 만드는 분이시요, 평화는 정의 위에 세워진다"며 "'하늘과 땅이 하나 되어 땅에서는 진실이 돋아나오고 하늘에선 정의가 굽어보리라(사 55:10)'고 했는데, 사람들은 땅과 하늘을 분리하기 시작해 정의는 하늘에만 있다는 식의 이원론적 사고방식에 갇혔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하늘과 땅을 하나로 통일하러 오신 분"이라고 했다.

손 목사는 "인류의 첫 원죄는 분열, 하나 되지 못하고 나누는 속성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은 하나로 융합하는 것"이라며 "그리스도 안에서 자아가 죽어 녹아지는 신비, 그 창조의 에너지를 경험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새 생명의 진정한 하나됨의 새로운 피조물이 되고 새로운 생명 공동체가 탄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발표회에서 권오륜 목사(발음교회, 기장 전 총회장)는 "목회자로서 세상 사는 동안 거룩함과 순결함을 지켜가게 하옵소서", "교회는 사회적 존경심을 회복하여 전도의 권리를 얻게 하옵소서", "우리나라가 화해와 평화를 이루고, 남북한이 통일을 이루게 하옵소서", "교회가 복음선교와 함께 사회선교에도 힘쓰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했다.

또 "목회 끝날까지 목양일념으로 하나님 나라를 소원하며 사역하게 하옵소서"라며 "우리 교회는 오래 전부터 당회원들이 새롭고 젊은 지도력의 보충을 위해 자원하여 65세에 은퇴해 왔다. 담임목사인 저도 그리 하고자 지원하고 내규를 정했다. 게으름이나 나태함, 권위주의나 타성에 빠지지 않도록 처음 마음으로 목회하다 원 없이 사역을 종결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김윤희 교수(FWIA 대표)는 "내가 생각해야 함에도 생각하지 않은 것, 말해야 함에도 말하지 않은 것, 행해야 함에도 행하지 않은 것이 있고, 생각하지 말아야 함에도 생각한 것, 말하지 말아야 함에도 말한 것, 행하지 말아야 함에도 행한 것이 있다"며 "생각해야 하는 것을 생각하고, 말해야 하는 것을 말하고, 행해야 하는 것을 행하길, 그리고 이런 용기와 절제와 분별력과 담대함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강해지기 위해선 힘이 필요하고, 부드러워지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힘이 필요하고, 방어 자세를 버리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확신을 갖기 위해선 힘이, 의문을 갖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조화를 이루기 위해선 힘이, 전체의 뜻을 따르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느끼기 위해선 힘이, 자신의 고통과 마주하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선 힘이,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사랑하기 위해선 힘이, 사랑받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새해에는 힘과 용기가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길 바란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교회는 타자를 위한 교회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교회가 누구를 위한 교회인지, 누구의 교회인지를 직면할 용기가 필요하다"며 "구원받은 자의 삶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힘이, 그것을 실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이우 목사(종교교회)는 "그리스도인은 눈앞의 작은 일들 때문에 일희일비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영원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이라며 "오늘의 판단과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넘어서 주님 앞에 서는 날, '잘 했다' 평가하실 주님을 의식하며 산다는 뜻이나, 언제부턴가 내가 바라보는 거리가 너무 짧다는 생각에 하나님 앞에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영적 시력을 다시 회복시켜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다시 깊은 영성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국내 유수한 신학대학이 '경건·학문·실천', '경건과 학문'을 추구하듯 교회들도 당연히 경건이 학문보다 우선이었는데, 어느새 신학교도, 교회도 목회자의 영성과 경건보다 학문을 더 중요시하기 시작했고, 기도와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는 은혜로운 설교보다는 깔끔한 지성적 설교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철야기도는 꼬리를 감췄고, 산 기도는 추억 속으로 사라졌으며, 새벽기도는 열심 있는 몇몇 사람들의 몫으로 전락했다. 낙타무릎으로 기도하며 교회를 섬기는 처음 에베소교회 목회자들처럼 설 수 있기를 간절히 사모하며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 되게 하소서. 한국교회를 생각할 때마다, 세포분열처럼 교회와 교파와 연합체가 끊임없이 분열하고 있다는 것이 여간 안타깝지 않다. 근자에 한국교회가 하나의 연합체로 새로워지나 기대했다가 역시나 또 하나가 더 만들어지는 결과를 연출한 것을 보며 씁쓸하기 그지없다"며 "이제는 차라리 하나 되자고 하는 연합을 위한 노력들은 그만하고 현재대로만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하나가 되는 것은 예수님의 기도이자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남북통일을 허락하소서. 통일은 하나님의 뜻이다. 1945년 8월 해방과 함께 시작된 남북분단 이후부터 하나님은 한국교회에 '전쟁 없는 평화통일'의 비전을 주셨고, 교회는 73년 동안 줄기차게 기도해 왔다"며 "기도는 하나님께서 행하시려는 미래에 대한 예언이다. 아무리 기도해도 이루어지기는커녕 상황이 더 어려워지면 포기하는 것이 상례일진대, 이 세 가지 기도는 어려워질수록 더욱 간절해지고, 기도의 끈을 이어가게 하시는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이루시려고 작정하신 일임에 틀림없다"고 했다.

허문영 박사(평화한국 대표)는 "2018년은 민족적 차원에서 체제분단 70년이 되고, 국제적 차원에서 평창올림픽이 개최되고, 국내적 차원에서 '87체제'가 만 30년을 지나는 해로, 이제 통일을 준비하는 '2018체제'가 새롭게 준비돼야 할 때"라며 "그러나 북한의 끊임없는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개발 때문에 지금 한반도와 동아시아는 위기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연초 분위기는 희망적인 만큼, 새해 우리 대한민국은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가대전략을 수립·추진해야 한다. 일반국가목표인 생존과 안보(Survival and Security), 번영(Prosperity), 위신(Prestige) 모두 잘 추구하고, 특수국가목표인 통일(Unification)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며 "평창올림픽을 평화·문화·영성 올림픽으로 발전시켜 향후 15년 놀라운 복음통일 역사의 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 박사는 "새해에는 튼튼한 안보를 토대로 평화를 지키고(Peace Keeping), 한국형 통일대전략을 수립해 평화와 통일을 만들어 가며(Peace Making), 사회정의 수립과 국민화합으로 품격 있는 통일 대한민국이 되어 세계를 섬길 준비를 해야 한다(Peace Building)"며 "북한에 있는 영혼들을 구원하여 주소서. 대한민국은 정의사회로, 북한에 인간 존엄성이 보장되게 하소서. 남북한이 화해 협력하게 하소서. 평창올림픽을 통해 세계 평화의 기운이 확산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한복협 2018년 1월
▲김명혁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명혁 목사는 지난달 28일 본지에 소개된 '나의 마지막 소원과 기도'를 발표했다. 그는 "얼마 전 밤에 잠자리에 누워 '나의 마지막 소원과 기도'가 무엇인가 깊이 생각하게 됐다. 그것은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 미쳐서 살다가 미쳐서 죽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 목사는 "부족하고 또 부족한 죄인인 나도 사도 바울처럼 세상의 유익하던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면서, 즉 나의 지식과 업적과 명예 등 내가 귀중하게 여기던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면서 모두 내어버리고, 그리고 가난과 고난을 몸에 지니고, 오직 나 위해 십자가에 달려서 죽으신 성자 예수님의 사랑에 미치고, 나 대신 독생자를 십자가에 달려 죽게 내어버리신 성부 하나님의 사랑에 미치고, 나의 연약함을 도우시고 탄식하시면서 기도해주시는 성령 하나님의 사랑에 미쳐서 살 수는 없을까? 이것이 내가 가슴에 지니게 된 나의 간절한 소원과 기도였다"고 소원했다.

그는 "나도 모르는 가운데, 나 자신의 지식과 업적과 명예에 치우쳐 스스로 속아 넘어가면서 위선과 독선을 지니고 살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처절한 고민을 하나님 앞에서 토로하게 됐다"며 "'한평생 목회의 일도, 교수의 일도, 선교의 일도, 섬김의 일도, 구제의 일도 잘 했는데, 나는 지금도 은퇴 후 작은교회들을 주일마다 방문하면서 순회 목회도 잘 하고 있는데, 나만한 사람도 별로 많지 않을텐데', 이와 같은 위선과 독선 의식에 사로잡혀 살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처절한 고민을 하나님 앞에서 토로할 수 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하나님 아버지, 나는 위선과 독선으로 가득한 죄인 중의 괴수입니다. 하나님 아버지 나를 몽둥이로 쳐 주시옵소서. 신앙의 선배님들 이야기는 너무 많이 하는데 스데반 집사님과 폴리캅 감독과 성 프랜시스와 주기철 목사님과 손양원 목사님과 이성봉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과 장기려 박사님 이야기는 너무 많이 하는데, 신앙의 선배님들을 닮는 일은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위선자를 몽둥이로 쳐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또 "손양원 목사님께서 주님 사랑에 미치고, 나환자 사랑에 미치고, 원수 사랑에 미치고, 순교 사랑에 미치고, 천국 사모에 미쳐서 살다가 죽으셨는데, 부족한 나도 조금이라도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사랑에 미치고, 원수 사랑에 미쳐서 살게 하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나를 불쌍히 여기시고 앞서 가신 신앙의 선배님들이 사시다 죽으신, '미친' 삶과 죽음을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살다가 죽게 하시옵소서"라고 덧붙였다.

종합 논평에 나선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는 "오늘 거룩한 소망의 기도를 읽으면서 감동을 받는 것은, 복음적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다시 한 번 바울처럼 자신을 하나님 나라의 번제물이 되고자 하는 삶의 헌신을 하고자 한다는 것(빌 2:17-18)"이라며 "우리 자신이 주의 제단에서 믿음의 희생과 봉사의 피가 뿌려지는 번제물이 된다면, 오늘날 한국교회에 대해 들려오는 목회 세습이나 목회의 독선, 재정 전횡에 대한 비난은 없어질 것"이라고 소망했다.

김 박사는 "오늘날 한국 사회는 목회자들에 대해 보다 높은 도덕성을 원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사회적 인사보다 삶으로 보여주는 목회자들의 높은 윤리(겸손과 정직과 섬김) 실천을 요구한다"며 "이제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를 향해 사회적 성결의 삶을 보여줘야 한다. 목회자가 교회 분쟁에 휘말리거나 사회적 소송에 휘말리는 것은 교회가 이 세상을 향해 비춰줘야 하는 소금과 빛의 소명을 상실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김영한 박사는 "목회자는 자기가 목회에서 이룬 업적조차 배설물(빌 3:8)처럼 버리는 태도, 예수의 영광을 위해 자기를 비우고 버리고 손해를 볼 용의를 가져야 한다"며 "이것이 바울이 빌립보교회를 향하여 밝힌 바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전제로 드린다'는 의미다. 새해부터는 우리가 단지 목회자 개인의 경건적 도덕성 유지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적 성결을 보여주는 보다 높은 도덕성으로 업그레이드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