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비트코인’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

김진영 기자 입력 : 2018.01.11 18:44

비트코인
▲비트코인 ⓒpixabay.com
비트코인, 이른바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날이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그 광풍이 점점 거세지자 정부 당국이 강력한 규제 의지를 피력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가 "사실상 투기나 도박과 비슷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자 가상화폐 규제에 반대하는 글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달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그 양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수요의 많고 적음에 따라 단위 화폐의 가치가 오르고 내린다. 일반 컴퓨터 1대로 5년이 걸린다는, 일종의 암호를 풀면 비트코인을 캘(mining) 수 있다는데, 이렇게 얻은 비트코인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소위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가상화폐 거래를 두고 투기나 도박이라고 하는 건, 이 때문이다.

한 일간지는 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20~30대 청년들의 반응을 취재해 소개했다. 요약하면 "개천에서 용 나던 시대는 지났고, 가상화폐가 내 인생 마지막 동아줄"이라는 정도다. '인생역전'을 바라고 가상화폐 거래에 뛰어든다는 것이다. 반면, 40~50대에게 그것은 그야말로 '한탕주의'에 불과했다.

결국 '가상화폐 광풍' 이면에는 젊은이들의 짙은 회의와 낙망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흙수저는 어차피 흙수저"라는 자포자기식 생각이, 가상화폐 거래를 탈출구 쯤으로 삼은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들에게 연민을 보낸다. 희망을 주지 못하는 사회가 이들을 막장까지 밀어붙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이 없지 않다. 때론 과도한 경쟁과 불합리한 사회 구조가 젊은이들이 먹고 살아야 할 꿈을 빼앗는다. 열정을 다해 좇아야 할 꿈이 무엇인지 모를 때, 그리고 꿈이 있더라도 이룰 수 없다고 느낄 때 "돌을 떡 덩이가 되게 하라"는 유혹에 빠지기는 그만큼 쉽다. 지금의 가상화폐 현상도 그 유혹에 흔들린 '다음세대'의 아픔일지 모른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예나 지금이나 안정된 직장을 구해 단란한 가족을 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평범하지 않다. "'지금이 더 힘들다'는 건 착시일 뿐"이라는 한 유명 작가의 말은 옳다. '베이비 붐' 세대의 아버지 어머니들도 똑같이 치열하게 살았다. 그런 결과로 주어진 보통 사람들의 삶이 평범하게 보인다면, 그것을 갖기 위해 지금도 치열해야 한다.

그래서 "세상이 바뀌었다"는, 요즘 자주 듣게 되는 이 말이 조금은 불편하다. 물론 이 말에는, 부정과 비리가 걷히고 차별없이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생길 거라는 염원이 담겼으리라. 그러나 정부가 국가가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을 마치 선물처럼 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환상이 그 안에 있는 것 같아서, 그래서 불편하다.

그런 기대가 신기루일 뿐이라는 걸 일찌감치 깨닫고 그 허망함을 채우기 위해 가상화폐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 있다면, 잊지 말라. 이 역시 '가상'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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