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옥 교수(기독문학 작가, 영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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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은 딜런의 회심과 관계된 사진들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중 하나는 사진작가 켄 레이건의 '십자가상 아래의 딜런'이다. 또한 예루살렘 성전터와 황금돔이 바라보이는 감람산을 방문해 무릎을 꿇고 깊은 묵상에 잠긴 딜런의 모습도 기억에 새롭다. 딜런의 깊어가는 '영성의 그 희열'은 데뷔한 지 47년 만인 2009년 크리스마스 앨범 '크리스마스 인 더 하트(Christmas In The Heart)'로 세상에 나온다.
그러나 딜런 시의 은유적 '크리스처니티(Christianity)'는 이미 1973년 '천국의 문을 두드려요(Knockin' On Heaven's Door)'에서 나타났다. '천국의 문을 두드려요'는 신앙의 언어가 지니는 생명성의 선포다. 1920년대부터 광란과 환락의 끝에서 표류하면서도 방향을 잡지 못한 미국의 꿈에, 방향을 제시하게 된 것이다.
"너무나 어두워서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세상인데 빛나는 배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람들의 관심은 더 화려한 파티와 더 큰 공연과 더 거창하게 높아가는 빌딩에, 더 큰 지동차와 광란의 몸짓에 있지만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캄캄한 세상에서 그 빛나는 배지가 무슨 소용일까. 총도 이제 더 이상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 온통 컴컴한 먹구름이 몰려오는 땅에서는...". 그의 노랫말을 들어보자.
"Mama take this badge from me I can't use it anymore It's getting dark too dark to see Feels like I'm knockin' on heaven's door
Mama put my guns in the ground I can't shoot them anymore That long black cloud is coming down Feels like I'm knockin' on heaven's door".
총과 배지로 은유되는 타락한 꿈은 오직 천국의 문을 두드릴 때 비로소 청교도 당시의 어메리칸 드림을 회복할 수 있다는 이 절규는, 마침내 타락한 미국의 꿈에 대한 반성과 함께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를 옹호하고 전쟁을 반대하는 사회적 운동으로 번져나간다. 높은 교육수준 덕분에 부모세대가 강조하던 물질만능주의를 거부할 신념을 딜런의 세대는 지니고 있었다.
▲젊은 시절의 밥 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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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맞물려 1960년대 인권·평화운동의 상징인 딜런의 성서적 메시지의 노랫말과 시어는 '열린 세계를 향한 메시지'나 다름 없었다. 아티스트를 포함한 크리스천 전문직 종사자들에게까지.... 그들은 하나님이 세상을 운행하시는 그 법칙에 눈을 돌리게 돼도, 미국의 꿈에 대한 숙고가 시작이 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