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려 박사의 도움 못 잊어 50년만에 찾아온 ‘기부천사’

이대웅 기자 입력 : 2018.01.07 18:12

50년 전 약속 지키려 1,800만원 전달, 매년 기부 약정도.

장기려 고신대복음병원
▲장기려 박사의 회진 장면. ⓒ병원 제공
장기려 고신대복음병원
▲장기려 박사의 수술 장면. ⓒ병원 제공
장기려 고신대복음병원
▲장기려 박사의 외래 환자 진료 장면. ⓒ병원 제공
"내가 뒷문을 열어줄테니, 나가시오."

박종형 ㈜무한 대표이사(49)가 2018년 새해 고신대복음병원(병원장 임학)에 찾아와 "48년 전 병원에 진 마음의 빚이 있어 다시 찾아왔다"고 말했다.

사연은 이렇다. 1970년, 진주시 외곽 시골 마을에서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았던 박우용 씨는 심한 복통으로 찾아간 복음병원에서 '간암'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에는 손을 쓸 수도 없는 중병이었지만, 주치의였던 장기려 박사는 한 달 동안 성심성의껏 박 씨를 치료했다고 한다.

박 씨 가족이 가난해 병원비를 도저히 지불할 수 없는 능력이 되자, 장기려 박사는 자신의 월급으로 박 씨의 병원비를 대납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만삭의 몸에 간병으로 지쳐 임신중독까지 왔던 박 대표 모친, 즉 박 씨 아내의 치료까지 무료로 책임졌다.

장기려 박사의 도움으로 박 대표 가족은 자택에서 부친의 임종을 맡게 됐고, 모친도 임신중독에서 회복해 순산했다. 그때 태어난 아기가 박종형 대표다.

박 대표는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항상 입버릇처럼 하던 말씀이 있었다". '우리 가족은 장기려 박사님께 큰 빚이 있다. 언젠가는 꼭 갚아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모친의 유언을 품고 살다, 최근 병원을 찾았다.

그는 올해부터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의료봉사에 써 줄 것을 부탁하면서 1,800만원 후원약정서에 사인하고, 곧바로 입금했다. 1,800만원은 48년 전 장기려 박사가 대납했던 부친의 병원비를 요즘 가치로 환산해 대략적으로 책정한 금액이다.  

박 대표는 "장기려 박사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세상에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사람에 대한 투자, 그리고 이웃에 대한 나눔이야말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작임을 모두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돈이 없어 병원비를 낼 수 없었던 가난한 환자에게 병원 뒷문을 열어줘 도망가게 했던 일화는 장기려 박사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일화다. 이번 기부는 그 일화가 '팩트'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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